은퇴하고 매년 75만원씩 받고, 세상 떠나면 수목장까지

조회수 2020. 9. 23. 17: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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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매년 75만원 연금 받는 개의 정체는?
육군 32사단 달관이, 개껌·육포 15만원어치 포상
탐지견 한 마리가 구조대원 30명 능력 발휘하기도
영국에선 은퇴한 경찰견에게 3년간 연금 지급

12월17일 육군 32보병사단이 경찰과 BGF가 주관한 아동안전 시민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32사단은 지난 7월 충북 청주에서 조은누리(14)양 구조 작전을 편 곳이다. 실종 상태였던 조양을 열흘 만에 찾아낸 군견 달관이(셰퍼드·7)의 소속 부대이기도 하다. 충북지방경찰청은 8월7일 달관이의 공을 인정해 달관이가 평소 좋아하는 15만원 상당의 개껌과 육포 등을 포상했다.

출처: YTN NEWS 유튜브 캡처
조은누리양 구조 작전에서 활약한 달관이.

육·해·공군에서 복무 중인 군견은 1300여마리다. 부대 특성에 따라 수색·폭발물 탐지·순찰·경계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적격검사와 20주간의 훈련을 통과해야만 군견 자격이 주어진다. 군견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군견병 경쟁률은 2.2대 1에 달할 정도로 높다. 군대나 경찰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직업견’이 있다. 그중 일부는 은퇴 후 매년 수십만원의 연금을 받기도 한다.


◇시각장애인 곁 지키는 안내견, 출입 막으면 과태료 300만원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직업견은 안내견이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를 돕는다. 친화력이나 지능 모두 높아야 하므로 주로 골든 리트리버나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안내견으로 키워진다.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만큼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데, 우리나라에선 삼성화재가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아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운영 중이다. 1994년 처음 안내견을 배출한 이후 해마다 10~12마리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다. 


안내견학교는 7주가량 훈련을 받은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 1년간 위탁 양육한다. 강아지는 이 기간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사회 환경에 적응한다. 이를 퍼피 워킹(puppy walking)이라 한다. 퍼피 워킹이 끝나면 적합성 평가를 거쳐 6~8개월 훈련을 더 받는다. 시각장애인의 성격·직업·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안내견을 파트너로 선정해 분양한다.

출처: 조선DB
강의를 듣는 파트너를 기다리는 안내견.

시각장애인의 ‘눈’인 안내견은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이 들어갈 수 없는 식당이나 숙박업소에도 출입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은 물론 술집 포함 식품접객업소도 이용할 수 있다. 법을 어기고 안내견의 출입을 막으면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안내견은 보통 10살까지 파트너의 곁을 지키다 은퇴 후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위탁되거나 안내견학교로 돌아간다. 안내견 중에는 청각장애인의 귀 역할을 하는 청각보조견,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을 도와주는 전문견도 있다.


◇민관군 전방위서 활약, 사람 생명 구하는 인명구조견


인명구조견은 화재, 지진 등 자연재해나 실종 사건이 났을 때 사람을 찾고 구조한다. 사람보다 1만배 뛰어난 후각과 40배 이상 민감한 청각은 구조대원 30여명의 수색 능력보다 빠르고 정확하다고 한다.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하는 견종은 리트리버·보더콜리·말리노이즈 등 다양하지만, 독일 품종인 셰퍼드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인명구조견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이 군과 경찰이다. 국군에서는 태어날 때 발육 상태를 고려해 후보견을 고르고 13개월 동안 훈련한다. 교육 과정을 밟아 군견 자격이 주어지는 개는 10마리 가운데 3마리에 불과하다고 한다. 군견은 군수품으로 보기 때문에 계급이나 군번이 없다. 약 9.9㎡ 넓이의 방에서 생활하며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먹는다고 한다.

출처: 조선DB
32보병사단 수색정찰훈련에 참가한 군견.

조은누리양 구조 작전에 참여한 달관이도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이다. 달관이는 2014년 군견교육대로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트럭 철망을 뚫고 탈출했다가 하루 만에 붙잡혔다. ‘탈영병’ 낙인을 찍혔던 달관이는 5년 뒤 수색 작업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상까지 받았다.


◇공항에서 마약, 행사장에서 폭발물 찾는 탐지견


탐지견은 마약이나 폭발물 탐지 작전에서 활약한다. 주로 경찰 소속인 경찰견이 국제적인 이벤트가 열리는 행사장이나 공항에서 테러 예방·폭발물 수색·마약 탐지·반입 물건 확인 등을 한다. 1859년 벨기에 경찰이 처음 경찰견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3년 경찰특공대 창설과 함께 탐지견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2018년 기준 경찰특공대 탐지견과 지방경찰청에서 활동하는 과학수사견 등 180여마리가 활동하고 있다.

출처: 조선DB
11월 열린 한-아세안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부산 벡스코에서 순찰 중인 경찰견.

탐지견 곁에는 언제나 파트너인 핸들러가 함께 한다. 핸들러 또한 경찰 소속으로, 작년 기준 100명이 경찰견 훈육을 맡고 있다. 탐지견은 안내견과 마찬가지로 10살을 기준으로 은퇴 여부를 정한다고 한다. 은퇴 이후엔 일반인을 상대로 공지한 뒤 심사를 통해 분양한다. 공적인 분야에서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경찰견은 다른 나라에서도 귀한 대우를 받는다. 영국 노팅엄셔에서 근무하는 경찰견은 은퇴 이후 3년간 매년 500파운드(약 75만원)를 연금으로 받는다고 한다. 연금은 진료비나 예방접종비 등으로 쓴다. 우리나라는 연금은 없지만, 임무 중 목숨을 잃은 경찰견에게 수목장을 치러준다.


이밖에 극지방에는 썰매를 끄는 눈썰매견이 있다. 또 양이나 가축을 보호하고 이끄는 양치기 개 목양견, 개가 수술할 때 필요한 혈액을 제공하는 공혈견, 야생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키우는 사냥개 등도 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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