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쿄 제쳤다, 서울에서 살 때 가장 비싼 상품은?

조회수 2020. 9. 23. 17:36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뉴욕 저리 가라, 이건 서울이 세계 1위
사과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서울
물가 높다는 홍콩, 뉴욕도 제쳐
외식비는 낮고 식료품은 비싸다

우유 2개 묶음짜리 1개, 사과 6개. 요즘 ‘그걸 다 합쳐야 얼마나 한다고…’라며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12월 10일 아버지와 아들이 마트에서 훔치려고 했던 물건이 바로 우유 2개와 사과 6개다. 배가 고팠다고 한다. 마트 사장은 책임을 묻지 않았다. 출동한 경찰은 체포하는 대신 국밥을 사먹였다. 한국판 장발장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부자가 손 댄 식료품을 서울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사면 얼마일지 한번 조사해봤다. 그 결과 이들이 훔친 물건 가격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서울이 가장 비쌌다.


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com)에는 각국 도시들의 물가 정보가 나와있다. 넘베오는 구글 출신 엔지니어가 만들었고 BBC, 포브스, 타임지 등에서 활용하는 통계 사이트다. 장발장 부자가 훔치려고 했던 우유와 사과 6개로 세계 주요 도시들과 식료품 물가를 비교해보자. 우유는 1L, 사과는 2kg이라 가정했다.

출처: 픽사베이

넘베오를 보면 2019년 서울 생활비 순위는 26위다. 생활비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외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 생활에 필요한 비용들의 평균적인 수치다. 이 생활비 안에서 식료품, 그 중에서도 사과만 한번 보자. 사과 2kg에 14.8달러(약 1만7243원)다. 넘베오에 있는 395개 도시 중에서 가장 비싸다. 2위는 일본 도쿄 14.64달러(약 1만7024원)다. 다음은 워싱턴이( 12.76달러·약 1만4834원)다. 서울에서 우유 1L는 2.15달러(약 2502원)다. 장발장 부자가 훔치려던 품목을 계산해보면 약 16.95달러(약 1만9726원)다.

출처: SBS '닥터스' 캡처

뉴욕 우유 1L 가격은 1.12달러(약 1303원), 사과 2kg 가격은 12.28달러(약 1만4292원)다. 합쳐서 13.4달러(약 1만5596원). 서울보다 뉴욕이 4000원 싸다. 뉴욕은 생활비가 세계 도시들 중 9위다. 서울보다 생활비가 비싼 도시다. 식료품이 서울보다 싼 건 식료품에 세금을 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 대부분 지역이 그렇다.


그러나 식당에서 먹을 땐 이야기가 다르다. 넘베오를 보면 서울에서 먹는 맥도날드 세트는 5.58달러(약 6490원)인 반면 뉴욕은 9달러(약 1만450원)다. 쉽게 말해 식료품을 사서 요리해 먹으면 뉴욕이 싸다. 반면 식당에서 사먹으면 서울이 싸다. 기본요금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택시로 1km 가면 0.65달러(약 756원)지만 뉴욕은 1.68달러(약 1955원)다.

출처: KBS '배틀트립' 캡처

도쿄 생활비 순위는 13위다. 사과 2kg에 14.64달러(1만7048원)고 우유 1L는 1.73달러(약 2014원)다. 합해서 16.37달러(약 1만9060원)다. 서울보다 약간 싸다. 그렇다면 도쿄가 서울보다 생활비 순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것이 교통비다. 넘베오 사이트에서 비교했을 때 지하철 한달 정기권이 서울은 47.36달러(약 5만4980원)인 반면 도쿄는 91.47달러(약 10만6196원)다. 두배 정도 차이다. 이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을 제외하고 1km마다 0.65달러(약 756원)이지만 도쿄에서는 3.75달러(약 4365원)다. 택시비는 여섯배 정도 비싸다.


생활비 순위 35위인 홍콩. 사과 값은 서울보다 한참 싸다. 사과 2kg에 6.62달러(약 7716원), 우유 1L는 2.92달러(약 3403원)다. 합해서 9.54달러(1만1119원)다. 서울에서 똑같은 양의 우유와 사과를 살 돈이면 홍콩에서는 사과 2kg을 더 살 수 있는 셈이다. 


그래도 홍콩은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바로 임대료 때문이다. 도시 중심부에 있는 방이 3개 있는 아파트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가 한 달에 6244.05달러(약 724만8967원)으로 1위다. 뉴욕(6196.04달러·약 719만3230원) 2위, 미국 브루클린(4909.52달러·약 569만9658원) 3위다. 다음으로 홍콩이 4895.66달러(약 568만3567원)로 4위다. 서울은 2054.37달러(약 238만5000원)로 75위를 차지했다.

출처: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세계적인 명소인 파리. 생활비 순위는 24위로 서울보다 두 계단 높다. 유럽 중심지에 관광 명소라서 물가가 비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사과 2kg에 6.78달러(약 7899원), 우유 1L에 1.36달러(약 1584원)다. 소설 속 장발장이 실제로 살았던 나라의 수도지만 식료품은 싸다. 다만 파리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는 각오해야 한다. 서울 저렴한 식당에서는 6.89달러(약 8006원)면 식사가 가능하다. 파리 저렴한 식당은 16.68달러(약 1만9382원)다. 서울보다 외식비가 세 배 정도 더 든다.

출처: 픽사베이
프랑스 파리.

스위스 바젤은 생활비 순위 1위이다. 그런데 사과 2kg 가격은 7.78달러(약 9067원), 우유 1L는 1.64달러(약 1911원)다. 바젤에서는 장발장 부자가 훔치려던 물건들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다. 서울보다 8700원 가량 싸다. 


하지만 우유와 사과만 쌀 뿐이고 다른 식료품은 훨씬 비싼 것도 있다. 닭가슴살은 서울 3.87달러(약 4500원), 바젤 12.16달러(1만4136원)다. 식료품 전체 평균을 내면 서울과 비슷하다. 어쨌든 서울은 식료품이 비싼 도시다. 바젤이 생활비 세계 1위가 된 이유는 교통비와 외식비다.서울에서 맥도날드 세트를 시키면 5.6달러(약 6500원)지만 바젤에서 시키면 13.28달러(약 1만5424원)다. 저렴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서울에서는 6.89달러(약 8006원)지만 바젤에서는 서울의 4배 정도인 25.54달러(약 2만9664원)다. 바젤에서는 이동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바젤에서 1마일을 택시로 이동하려면 서울보다 6배 정도 비싼 6.25달러(약 7259원)가 든다.

출처: 픽사베이

◇물가는 언제나 상대적인 것


지금까지 활용한 생활비 순위는 임대료를 뺀 것이다. 임대료를 합치면 순위가 뒤바뀐다. 뉴욕이 2위로 올라서고, 바젤은 5위로 떨어진다. 홍콩은 35위에서 12위까지 올라간다. 파리는 24위에서 33위로, 도쿄는 13위에서 32위로 떨어진다. 서울은 26위에서 57위까지 떨어진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높다고 하지만 더 비싼 도시도 꽤 있다는 얘기다. 또 물가는 소득에 따라 체감이 다르다. 나라마다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버는 돈은 다르다. 그만큼 느끼는 어려움도 한국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다.


절도죄는 금액과 흉기를 사용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형량이 다르다. 양형위원회는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면 기본적으로 징역 4개월에서 8개월이라고 기준을 제시했다. 또 훔친 물건의 값이 커질수록 형량도 높아진다. 한국 식료품 가격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높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국에서 식료품을 훔쳤을 때가 다른 나라에서 훔쳤을 때보다 더 나쁜 범죄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장발장이 살기 힘든 나라다.


글 jobsN 김지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