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단계 심사 거쳐 '이곳'에 선정되면 대박 납니다

조회수 2020. 9. 23.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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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 진중문고, 내년 한국군대를 점령하라는 명 받았습니다
분기마다 약1만2000개의 부대에 18~20종의 도서
소설, 시·수필, 취업·창업·재테크 등 10개 분야
선정 출판사 평균 1억원 수익 대박

“만세, 우리가 해냈다.”


12월 5일 여기저기 출판사 사무실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이 골을 집어 넣은 순간 같았다. 이들이 기뻐한 이유는 이날 공들여 만든 책이 진중문고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책이 진중문고에 들어가면 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정도를 번다”고 말했다. 책이 안팔리는 시대다. 불황에 시달리는 출판사들에게 진중문고 선정소식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다.

출처: 국방부 홈페이지
부대 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군 장병들.

진중문고는 국군 장병들을 위해 위해 분기마다 선정·배부하는 도서다. 작년 진중문고 예산은 70억6000만원. 분기마다 18~20종의 도서를 약 1만2000개의 부대에 보낸다. 10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선정한다. 선정 분야는 한국소설, 외국소설, 시·수필, 역사·철학·심리, 사회, 경제·경영, 자기계발리더십, 자연과학, 취업·창업·재테크, 국방·군사안보 10개다. 


올해 4분기 진중문고는 총 19종이다. 

출처: 네이버 책 제공
출처: 네이버 책 제공

차례대로 ‘빛의 과거’(문학과지성사), ‘수축사회’(메디치미디어),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메이븐), ‘아주 작은 습관의 힘’(비즈니스북스), ‘‘진이, 지니’(은행나무), ‘숨’(앨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살림출판사),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브레인스토어), ‘나의 로망, 로마’(시공사)다.


10개 분야 중 어떤 분야의 책을 더 선정할지는 장병 선호도를 조사한 뒤 결정한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군생활 관련 설문을 할 때 선호도를 함께 조사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장병들은 소설과 시·수필을 선호한다. 이번 진중문고 역시 한국소설과 외국소설이 각 2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출처: 네이버 책 제공
출처: 네이버 책 제공

나머지 10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뿌리와이파리), ‘초예측’(웅진지식하우스), ‘공부의 미래’(한겨레출판), ‘불평등의 세대’(문학과지성사),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청림출판), ‘What am I’(이와우),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쌤앤파커스), ‘부동산 상식사전’(길벗), ‘1일 1짠 돈 습관’(한국경제신문사), ‘제1차세계대전’(교유서가)다.


소설을 제외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회와 재테크 분야. 한 부대 관계자는 “후임병 때는 소설같이 흥미 위주의 책을 많이 읽지만 진급할수록 철학서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다”고 했다. “진중문고를 통해 전역 후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중문고 선정 방식은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기 선정 방식은 전문가 추천이나 설문을 통해 진행했다. 그러나 객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중문고가 진짜 장병들이 읽고 싶은 책이 맞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국방부는 객관성을 위해 세 단계의 선정 방식을 도입했다. 1단계 베스트셀러 순위를 반영한다. 온·오프라인의 판매량을 합친 뒤 높은 순으로 4배수의 도서를 선정한다. 2단계 외부 전문가의 추천을 받는다. 분야별 세 명의 전문가에게 선정된 도서 목록을 보낸다. 전문가가 매긴 우선순위를 합산한다. 점수가 높은 책 중 3배수를 뽑는다. 3단계 ‘정훈·문화자료 심의위원회’가 심의한다. 심의를 통과한 책에 진중문고란 영예가 주어진다.

출처: 국방부 홈페이지
책을 든 채 원형으로 누워있는 군 장병들.

군 내에서는 진중문고와 관련한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부대 별로 자체적인 독서토론회나 스피치 대회를 연다. 지휘관 재량으로 인센티브 휴가를 주기도 한다. 국방일보는 국방부와 손 잡고 진중문고 독후감을 기재한다. 독후감이 선정된 장병에게는 상품권을 준다.


진중문고는 출판사에겐 가뭄에 단비, 국군장병들에겐 마음의 양식이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독서를 한 부대는 분위기가 좋고 사건사고가 없다는 평이 있었다”고 했다. 진중문고는 무기는 총칼만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마음의 양식, 지식도 무기란 이야기다. 국방부 국방정책실 이진형 소장은 “2020년부터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국방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 jobsN 최서윤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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