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현금이 없어서요..대신 '띡' 할게요

조회수 2020. 9. 23. 17: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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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부도 카드로 하세요"..성큼 다가온 현금 없는 사회
현금 없어도 기부 가능한 스마트 자선냄비 등장
유통업계, 현금 없는 매장 운영
정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 추진

2019년 겨울에도 어김없이 구세군이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구세군 한국군국은 11월 29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2019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었다. 자선냄비와 빨간 옷을 입은 구세군,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종은 구세군의 상징이다. 올해는 자선냄비 옆에 시대를 반영한 새 상징물이 등장했다. 신용·체크 카드나 QR코드로 기부가 가능한 ‘스마트 자선냄비’다.

출처: 조선DB, 구세군 제공
(좌) 2017년 구세군 자선냄비 타종식 (우) 올해 처음으로 등장한 스마트 자선냄비

이제 현금이 없어도 기부를 할 수 있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체크 카드나 스마트폰을 스마트 자선냄비 화면에 터치하면 10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나 제로페이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카드·페이로 기부 가능한 스마트 자선냄비 


사람들이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생긴 변화다. 12월 10일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에서 스마트 자선냄비에 카드를 찍어 기부한 직장인 최인영(26)씨는 “지갑에 현금을 잘 안 넣어 다닌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물 하나를 사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현금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기부도 카드로 간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김혜진(38)씨도 자선냄비 앞에서 현금 대신 카드를 꺼냈다. 스마트 자선냄비에 카드를 대자 ‘감사합니다’라는 음성이 나왔다. 김씨는 “작년까지 현금이 없어 구세군 모금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 적이 많았다”며 “시대 변화를 반영한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DB, 구세군 제공
(좌) 기존에 현금을 넣어 기부하던 모습 (우) 스마트 자선냄비 앞에서 페이로 기부하기 위해 터치하는 모습

구세군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자선냄비 모금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자선냄비는 현재 광화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동대문역 등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 약 100대가 있다.


◇지갑에 평균 7만8000원 가지고 다녀 


실제 사람들이 지갑에 넣고 다니는 돈이 3년 전보다 약 30% 줄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4월 16일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한 현금이 얼마인지 조사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가계의 현금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이었다. 2015년 11만6000원에서 3년 사이 3만8000원(33%)이나 줄었다. 


가계의 전체 지출 중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50.2%)보다 작았다. 2015년 조사에서는 현금 지출(38.8%)이 신용·체크카드 지출(37.4%)보다 많았다. 


◇스타벅스, 전체 매장 60% 현금 없는 매장으로 운영해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이른바 현금 없는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금 없는 매장이란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 현금 외 결제 수단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매장이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2018년 4월 총 3개 매장(판교H스퀘어점, 삼성역점, 구로에이스점)에서 현금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금 없는 스타벅스 매장 숫자는 7월 103곳, 2019년 4월 759곳으로 늘었다. 전국 약 1280개(2019년 4월 기준) 매장의 60%가 현금 없는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현금 없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현금만 소지했을 경우 스타벅스 카드를 충전해 결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처: jobsN
현금 없는 매장인 스타벅스 한국프레스센터점. 매장 앞과 계산대 앞에 현금 없는 매장 안내문이 붙여있다.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2019년 2월 현금 없는 매장을 도입했다. 현재 현금 없는 올리브영 매장 숫자는 24개. CGV 영화관도 2019년 6월부터 여의도점을 현금 없는 매장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고객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게 현금 없는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스타벅스 운영기획팀 권용범 팀장은 “현금 없는 매장 운영으로 현금 정산 업무가 줄어 매장 운영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빠르고 정확한 결제로 고객뿐 아니라 매장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했다.

출처: 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올리브영은 5월부터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앞선 2월부터는 일부 매장을 현금 없는 매장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거스름돈 받는 대신 계좌 적립 추진


정부는 현금 없는 사회의 중간 단계로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마트, 편의점 등에서 현금으로 계산한 후 잔돈을 계좌로 입금하는 잔돈 계좌적립 서비스를 2020년 시범 도입한다. 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계산한 후 거스름돈을 직접 받지 않고 자기 계좌로 보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정부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은행은 매년 새 동전을 발행하기 위해 약 50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통해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지하 경제 규모를 줄여 탈세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은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에서는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요금을 현금으로 낼 수 없다. 소매점은 합법적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다. 가디언은 2019년 3월 스웨덴이 현금 없는 사회로 변하면서 동전의 용도를 잘 모르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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