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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 브랜드 품는 이유

조회수 2020. 9. 24. 10: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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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로레알을 유혹하는 'K뷰티'
글로벌 뷰티 브랜드, 한국 화장품 회사 M&A 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해브앤비 1조에 팔려
스타일난다 색조브랜드는 6000억에 매각
'이보영 아이크림' AHC는 3조원에…

'팝·푸드·드라마·예능·뷰티...'


세계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분야다. 음악부터 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류 중에서도 최근 전세계서 각광받으며 급부상한 산업이 있다. 바로 화장품이다. 한국 화장품은 'K 뷰티' 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화장품 산업에서 한류 열풍은 단순히 인기에 그치지 않고 산업 발전으로 이어졌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화장품 기업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다.

출처: 방송화면 캡처
해브앤비 이진욱 전 대표

◇아시아 뷰티 브랜드 최초 인수한 에스티로더


에스티로더는 미국 화장품 기업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4위(3.6%)다. 이 초대형 기업은 2019년 11월 국내 화장품 기업 해브앤비를 인수했다. 해브앤비는 비비크림, 세라마이딘, 시카페어 등 기능성 화장품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자사의 스킨케어 부문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을 비롯해 북미·유럽 지역에서까지 소비층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약 11억달러(약 1조원)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브앤비는 이진욱 대표가 2004년 12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화장품 기업이다. 같은 해 닥터자르트를 론칭해 BB크림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2011년 미국 뷰티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고, 2017년 기준 868개의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다. 처음 2개 제품으로 시작해 현재는 100여개의 제품을 3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기업 가치는 17억달러(약 2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닥터자르트의 빠른 성장을 본 에스티로더는 2015년 해브앤비 지분 30%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4년 동안 해외시장 진출, 마케팅 등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기간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15년 863억원에서 2018년 4898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해브앤비 측도 "에스티로더의 첫 투자 이후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이번 지분 인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후 이 대표는 설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3CE 인스타그램 캡처

◇동대문에서 시작한 브랜드 6000억원에 매각


2018년에는 화장품 시장 점유율 15%의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인수해 화제였다. 3CE는 의류 쇼핑몰 기업 '스타일난다'가 운영하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로레알은 60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다.


스타일난다는 2005년 당시 22살이던 김소희 대표가 창업한 패션 브랜드다. 동대문 시장에서 산 옷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것이 창업 계기였다. 2009년 3CE를 론칭하면서 코스메틱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1년까지만 해도 5억원 영업손실을 내는 적자 회사였다고 한다. 3CE를 포함한 스타일난다는 창업 10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국내 쇼핑몰 최초 '메가 브랜드'로 자리했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국내 10여개 백화점, 해외 168개 매장에 입점했다. 특히 3CE는 유커가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 1위, CNN이 선정한 한국 10대 브랜드에도 이름을 올렸다.


로레알은 색조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크게 성장한 3CE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인수 후 로레알코리아 소속 독립 사업부로 편입했다. 로레알코리아에는 백화점, 시판, 헤어살롱, 병원약국 등 4개 사업부가 있는데 독창성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스타일난다 지분을 모두 매각한 김소희 전 대표는 현재 크리에이터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브랜드 기획과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SR media, AHC 유튜브 캡처
AHC 광고 모델로 등장한 국내외 유명 배우들.

◇3조원에 국내 기업 인수한 유니레버


국내 토종 화장품 기업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외국 기업은 따로 있다. 바로 도브, 바셀린 등 브랜드로 친숙한 유니레버다. 유니레버는 2017년 화장품 브랜드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22억7000만 유로(당시 약 3조원)에 인수했다.


카버코리아는 1999년 피부관리실 전용 화장품 브랜드로 시작한 기업이다. 2013년 일명 이보영 아이크림'으로 불린 AHC 아이크림을 TV 홈쇼핑에서 처음 판매하고 '대박'을 쳤다. 2014년 매출 499억원에서 2015년 1565억원으로 급증했다. 2016년에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하루에 마스크팩을 65만장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해 매출은 4295억원이었다. 2016년 8월 베인캐피털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2016년 8월 4300억원에 카버코리아 지분 60%를 인수했다. 이들은 1년 3개월만에 투자금액의 7배를 환수했다고 한다.


유니레버는 사드 보복에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카버코리아를 보고 22억7000만 유로(약 3조원)에 인수했다. 유니레버는 1986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2016년 하반기에만 매출이 20%이상 감소하는 등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찾다가 AHC를 발견한 것이다. AHC는 당시 한국 아이크림 시장 1위였다. '리얼 아이크림' 시리즈는 TV 홈쇼핑, 면세점, 인터넷 등에서 점유율 47.3%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니레버 측은 "중국 시장 확장 전략과 AHC의 K뷰티의 지명도가 일치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버코리아 이상록 전 대표는 회사 매각 후 회수한 자금으로 2018년 창업투자회사(VC) '로그인베스트먼트'를 창업했다.

닥터자르트 유튜브 캡처

◇K 뷰티 통해 아시아 진출


글로벌 기업이 한국 브랜드를 인수하는 이유는 아시아 시장 공략 때문이다. K 뷰티로 중국, 일본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한국 브랜드를 아시아 시장 진출 창구로 이용하는 것이다. 로레알과 유니레버가 각각 3CE와 카버코리아를 매수한 대표적인 이유는 중국 시장 공략 때문이다.


3CE는 아모레퍼시픽, MCM등을 제치고 유커가 뽑은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인기는 물론 좋은 품질로 소비자와 해외 기업을 사로잡았다. 스타일난다 김소희 전 대표는 원하는 립스틱을 찾기 위해 매장 50여 군데를 돌아다니고 제품 1개 당 수십 번의 수정을 걸쳤다고 한다. 카버코리아는 피부 관련 특허만 20여개 보유하고 있어 기술력은 물론 품질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닥터자르트는 '닥터 조인 아트(Doctor Join Art·예술과 만난 의사)'라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품을 출시할 때 18명의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한 자문단과 함께해 품질을 점검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는 대기업 제품이면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감성을 잘 파악한 곳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트렌드를 반영해 연구개발(R&D)를 한 국내 회사가 해외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인수합병(M&A)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한국 화장품의 무역 흑자는 2016년 3조5952억원, 2017년 4조2601억원, 2018년 5조4698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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