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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0년만에 호주에서 '기적'이라 불린 한국 상품

조회수 2020. 9. 24. 1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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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0년만에 호주에서 기적이라 불린 한국 음료
연말 송년회 술자리 생존템
회식에서 몰래 먹기 편한 ‘환’ 타입 인기
너무 잘 들어서 끊었다는 사람도
러시아 KGB 요원이 취하지 않기위해 먹은 약

연말,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가 끊이지 않는다. 술과 함께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이 있다. 술을 빨리 깨게 해준다는 ‘숙취해소제’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2019년 시장규모는 3000억원에 달했다. 한해 숙취해소제 매출의 50~60%가 11~12월에 나온다. 연말 술자리 ‘생존템’으로 불리는 각종 숙취해소제를 모아봤다.

조선DB

◇원조 숙취해소제 ‘컨디션’


1992년 CJ헬스케어는 ‘컨디션’을 출시했다. 숙취해소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연 셈이다. 자양강장제 일색이었던 국내 기능성 음료 시장에 숙취해소 음료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내 놓았다. 컨디션의 주성분은 쌀눈 발효 추출물이다. 이 성분은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신세계’


출시 초기 대학원생이었을 때 컨디션을 먹었다는 한 업체 임원(50)은 “술을 들이 부어도 취하지 않았다, 다음날 속도 편하고 머리도 아프지 않았다”며 “신세계가 열렸다”고 했다. 컨디션은 출시 1년2개월 만에 1000만병이 팔렸다. 2012년에는 국산 헛개나무 열매 성분을 보강한 ‘헛개 컨디션’을 내놓으면서 헛개열풍을 일으켰다.

CJ헬스케어 홈페이지

그러나 신세계는 오래가 가지 않았다.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왔다. 그 임원은 “40대 무렵엔 먹어도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CJ헬스케어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새로운 제품 연구·개발을 위해 2017년 국내 최초로 숙취해소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같은 해 프리미엄 숙취해소 음료 ‘컨디션CEO’를 출시했다. 컨디션CEO에는 월계수 잎, 백년초 등의 복합추출물을 첨가해 숙취 해소 효과를 높였다. 지난 3월에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환 타입의 ‘컨디션 환 리뉴얼’을 선보였다.

CJ헬스케어 홈페이지

끊임없는 제품 개발 노력으로 컨디션의 시장점유율은 4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27년 간 매출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약 5억9000만병, 누적 매출은 6300억원을 넘어섰다.


◇천연차 숙취해소제 ‘여명808’


1998년 ‘천연차’라는 새로운 숙취해소 음료 ‘여명808’이 등장했다. 807번 개발에 실패하고 808번만에 탄생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발기간은 1993년부터 1996년까지 4년이 걸렸다. 오리나무와 마가목의 잎·줄기·뿌리 추출물이 주원료다.

주식회사 그래미 홈페이지

여명808은 연평균 1500만캔을 생산한다. 일본,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연평균 20억~30억원 규모를 수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여명808의 효능을 2배로 농축한 ‘여명1004’를 출시했다. 강원도 철원의 온천수를 첨가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여명 1004는 2018년 150만캔이 팔렸다.


◇해외에서 유명해진 ‘ldh’(갈아만든 배)


1996년 해태htb가 출시한 ‘갈아만든 배’. 배 특유의 씹히는 식감으로 마니아층은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2016년 출시 20년만에 이 음료의 매출이 급등했다. 2015년 9월 유명 남성잡지 ‘GQ’ 호주판에서 갈아만든 배의 숙취해소 효능에 대한 기사를 낸 것이다. 이 내용은 국내까지 퍼져 2016년 상반기 매출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다. 호주, 뉴질랜드 매출은 2015년 상반기 보다 35% 증가했다.

해태htb 홈페이지

GQ는 갈아만든 배를 ‘기적의 음료’라고 칭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 의뢰해 숙취해소 효과를 검증했다. 실험 결과, 술을 마시기 전 갈아만든 배를 한 컵 마신 사람들은 실제로 숙취가 줄어들었다. 배에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풍부하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이 음료에 쓰여 있는 ‘배’라는 글씨를 알파벳 ‘IdH’로 생각해 IdH라고 부른다. 해외에서는 술 마신 다음날 꼭 마셔야하는 음료로 ldh를 꼽는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2017년 말 해태htb는 ‘갈아만든배 by 숙취비책’을 출시했다.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표고버섯 균사체와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을 넣은 제품이다.다. 원조 ‘갈아만든 배’의 매출은 2018년 4분기 기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9% 성장했다. 2018년 전체 매출은 2017년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원래 음료였지만 요즘은 숙취해소제로 찾는 사람도 많다.


◇러시아 KGB 요원들이 먹었다는 ‘RU21’


구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들이 술을 마시면서 정보를 캐낼 때 취하지 않기 위해 개발했다는 약. 숙취해소제 ‘RU21’은 탄생설화다. 알고보니 이 내용은 그만큼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였다. RU21은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과학자들이 숙취 제거 물질을 연구하면서 탄생했다. 2000년 미국 ‘스피릿사이언스’사가 이 약의 특허권과 상표권을 획득했다. 2007년에 국내로 들어와 주당들 사이에 술자리 생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RU21 공식홈페이지

RU21의 주 성분은 비타민이다. 숙취는 산화도와 관련이 높기 때문에 항산화 역할을 하는 비타민이 도움을 준다. 6개의 알약으로 술 마시기 전, 술 마시는 중간, 술 마신 다음날 각각 2알씩 나눠 먹는다. RU21은 2018년 약 70만개가 팔렸다. 올해는 약 110만개 이상으로 추정한다. RU21의 국내 유통을 맡고있는 ‘페이펄유통’ 관계자는 “알약 형태의 숙취해소제가 섭취나 휴대가 간편해 많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2020년에는 140만개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에서 인기 ‘상쾌환’


2013년 삼양사 큐원에서 환 타입의 숙취해소제 ‘상쾌환’을 출시했다. 기존 숙취해소제와 같은 음료 형태가 아닌 환 타입으로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상쾌환은 효모추출물, 식물혼합농축액(헛개, 창출, 산사나무열매, 칡꽃), 각종 비타민 등 숙취해소에 필요한 성분을 고농축한 제품이다.

큐원 홈페이지

출시 초창기 회식 자리에서 몰래 먹기 편한 환으로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한포당 2900원이라는 적당한 가격도 인기 비결이었다. 2019년 11월 기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컨디션과 여명808의 가격은 5000원이 넘는다. 2017년 11월 기준 상쾌환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 포다. 2018년 10월 기준으로는 3000만 포가 팔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5000만 포를 돌파했다.


◇인도 숙취해소제 ‘히말라야 파티스마트’


올해로 설립 85주년을 맞이한 인도 제약회사 ‘히말라야’. 히말라야의 베스트셀러인 숙취해소제 ‘파티스마트’는 국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주당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했다. 직구나 해외 여행에서 대량으로 구입해 쟁여두고 먹었을 정도였다. SK텔레콤은 한 임원은 “이 약을 한동안 쟁여 놓고 먹었지만 요즘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약을 끊은 이유는 역설적으로 “효과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먹어도 취하지 않고 다음날 속도 편하니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 효과가 좋아서 무리하면 장기적으로 몸에 무리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 인터넷 면세점 캡처

국내 출시 요청이 많아지자 히말라야코리아는 올해 7월 파티스마트를 국내에 들여왔다. 현재는 롯데 인터넷 면세점과 신라 인터넷 면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파티스마트는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치커리와 대추야자, 천연 허브로 만들었다. 숙취로 인한 피로, 메스꺼움, 두통, 위장장애와 같은 증상을 빠르게 해소시켜 준다.

조선DB

이처럼 시중에 다양한 성분과 효능을 자랑하는 숙취해소제들이 있다. 하지만 이를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숙취해소제는 단순 보조식품이다. 숙취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 마시는 것이다. 불가능하다면 덜 먹어야 한다.


글 jobsN 안수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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