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만든 증권사·패딩 만든 밀가루 회사, 이유 있었다

조회수 2020. 9. 24.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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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면 이렇게..삼성이 편의점과 손잡고 내놓은 방법
국내 주식·해외 주식·펀드 넣어 먹는 '돈벌라면'
콜라보레이션으로 20·30세대 잡는 기업들

식욕을 돋우는 붉은색이 대부분인 컵라면 포장 용기 사이에 초록색 컵라면이 눈에 띈다. 라면의 이름은 '돈벌라면'. 뚜껑을 뜯자 '국내 주식', '해외 주식', '펀드' 세 가지 수프가 보인다. 마치 돈을 벌려면 이 세 가지를 잘 버무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컵라면은 삼성증권이 GS25와 함께 출시한 한정판 제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편의점을 자주 찾는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노린 상품이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투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GS25처럼 기업 혹은 개인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활동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즉 협업이라고 한다. 이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주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협업을 펼친 기업을 알아봤다.

출처: GS25 유튜브 캡처
돈벌라면. 국내주식, 해외주식, 펀드 스프가 들어있다.

◇"어렵지 않아요" 협업에 뛰어든 금융사


X세대 이후 밀레니얼 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금융권이 움직였다. 신한카드는 11월6일 장성규와 팬 미팅 '하우 투 리브(How to live)'을 진행했다. 장성규는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유튜브에서 모든 직업을 리뷰하는 '워크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우 투 리브는 신한카드가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명인을 초대해 팬들과 만날 수 있게 돕는 팬 미팅이다. 지금까지 이하늬, 신세경, 안젤리나 다닐로바 등과 진행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하우 투 리브는 20·30세대와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다. 소속사 대신 팬미팅을 진행하고 2030세대가 선호하는 연예인이 일상에서 자사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BK 기업은행은 지난 8월 뷰티 유튜버 이사배와 '뷰티 카드'를 출시했다. 이사배는 유튜브 구독자 수 2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다. 뷰티카드는 H&B 스토어와 화장품 브랜드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로 이사배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 또 기업은행은 카드 신청 고객에게 브러시와 미공개 디자인 카드를 증정했고 이사배를 만나는 '밋업 데이(meet up day)'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이사배가 카드 혜택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 이사배 팬은 ‘카드 예뻐서 사고 싶어요’, ‘소장용으로라도 사고 싶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브랜드나 디자이너와 협업해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현대카드는 구찌와의 협업으로 인기를 얻은 아티스트 코코 카피탄과 손을 잡고 한정판 스니커즈를 발매했다. 300켤레만 만들었고 현대카드 회원만 살 수 있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낮 12시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매장 앞에는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고객은 대부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었다고 한다. 케이뱅크는 작년 네이버페이,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함께 ‘합리적인 소비에 그린라이트를 켜라’는 슬로건으로 협업을 했다. 네이버페이 수수료 무료 혜택, 케이뱅크 체크카드 번호가 들어간 제품 등을 출시했다.

출처: RISABAE, 신한카드 유튜브 캡처
뷰티카드를 들고 있는 이사배(좌), 신한카드와 How to live를 진행한 이하늬(우)

◇어르신들 입는 등산복이라는 편견 깨


아웃도어 브랜드도 협업을 통해 ‘등산복’, ‘아재 패션’이라는 인식을 깨고, 20·30세대를 잡아 침체한 시장을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삼성패션연구소에 조사를 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4조5000억원까지 떨어졌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지난 3월 국내 1세대 스트리트 브랜드 크리틱(critic)과 협업을 했다. 자킷, 바지, 모자, 스니커즈 등 등산은 물론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능성에만 집중했다면 협업을 통해 젊은 층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함께 입힌 것이다. 아웃도어 소재 고어텍스(Gore-tex) 생산 기업 ‘고어사(W. L. Gore & Associates)’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과 손을 잡았다. 고어는 세계적인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도 협업했다. 고어텍스 소재를 활용한 자켓을 만들어 슈프림의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기능까지 챙겼다.


아웃도어 및 스포츠용품 기업 몽벨은 또 다른 스트리트 브랜드 커버낫(covernat)과 협업했다. 몽벨이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한 것은 처음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업계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커버낫과 몽벨은 숏 패딩, 보아 자켓, 보아 베스트, 플리스 크루넥 등 총 6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몽벨 관계자는 “아웃도어와 캐주얼을 넘나드는 실용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컬렉션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출처: 4XR. 애경산업 홈페이지 캡처
곰표와 콜라보한 4XR(좌)과 애경산업(우)

◇협업 제품 계속 늘어날 것


이 밖에도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67년 동안 국내 제분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는 패션, 뷰티, 생활용품으로도 진출했다. 패션 셀렉숍 4XR과 협업해 곰표 로고를 입힌 곰표 패딩, 맨투맨 등을 출시했다. 애경산업과 는 곰표 뉴사이닝 화이트 치약을, 뷰티 브랜드 스와니 코코와는 메이크업 쿠션을 출시했다. 곰표 관계자는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이번 제품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 이런 협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전에는 등산이나 레저를 위한 기능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평상시에도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부문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젊은층을 공략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에게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그 결과 2030세대 고객층 유입이 늘었다. 또 이를 통해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재패션’에서 ‘힙’함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어 앞으로도 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뿐 아니라 젊은 층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협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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