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로 1억2000만원..'초대박 도우미'가 바로 접니다

조회수 2020. 9. 24. 11:3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미국 아마존서 대박?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마존 진출 컨설팅 스타트업 컨택틱 이이삭 대표
미국 의대 중퇴 10대, 한국서 영어 강사생활
20대 초반에 의류사업 창업, 8개월만에 폐업
중소기업 아마존 진출 도우미로 재기 성공

한 세트당 1만5000~1만6000원대인 양말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6개월 만에 1억2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업체가 있다. 2019년 5월부터 11월 18일까지 총 7737개가 팔렸다. 이 업체의 아마존 진출을 도운 스타트업이 있다. 이이삭(27) 대표가 2014년 세운 컨택틱이다. 컨택틱은 아마존 진출을 희망하는 판매자들이 손쉽게 아마존에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업무를 대행한다.

출처: 컨택틱 제공
컨택틱 이이삭 대표.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이삭 대표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마쳤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이른 만 16세에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할 수 있었다. 2008년 이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미국 내 유명한 기독교 대학인 밥 존스 대학교(Bob Jones University, BJU)에 입학했다. 의예과에 진학했지만, 1년 정도 공부해보니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18살 때 한국으로 돌아와 영어 강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8개월만에 첫 사업 실패 후 다시 도전


-영어 강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 돌아왔을 때 미성년자이다 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어요. 또 할 줄 아는 게 영어밖에 없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학원에서 일하게 됐죠. 하지만 강사 생활이 그렇게 적성에 잘 맞지 않았어요. 결국 22살 때 학원을 그만두고, 한 남성 의류회사 해외무역 부서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에서 새롭게 만든 부서였기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실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1년 정도 일하다가 아는 지인이 함께 유아 의류 사업을 해보자고 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유아 의류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하기 전이었고, 또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까 운영이 서툴렀어요. 매출이 나오긴 했지만, 사업을 이끌어나가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8개월 만에 폐업 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이왕 사업을 시작한 거 다른 아이템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 싶었어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쌓은 무역 지식을 활용해 해외 판로를 뚫어보자 했죠. 2012년이었는데, 당시 동대문 의류 쇼핑몰들이 성장하고 있었어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약 50개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돈을 받지 않을 테니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게 해달라고 설득했어요. 대신 사무실에 책상과 컴퓨터 하나만 놔주고, 제품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추가 매출을 수수료로 달라고 했죠. 2곳에서 연락이 와서 오전엔 A회사, 오후엔 B회사로 출근해 일했어요. 이베이에 물건을 올리고, 마케팅하고, 제품을 판매했죠. 6개월 이후부터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요. 한 달에 700만~800만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업 자금을 모으고, 2014년 1월 컨택틱을 세웠습니다.”

컨택틱 제공

-회사를 세울 당시에는 이베이 진출을 돕는 회사였다고.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오픈 마켓’ 하면 ‘이베이’를 떠올릴 정도로, 이베이가 잘나가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이베이를 맞춤 공략했었죠. 그러던 도중 2015년 우연히 아마존으로 사업을 변경할 기회가 생겼어요. 어느 날 회사로 전화가 왔는데, 아마존 통해서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분 말씀을 들어보니 아마존 진출을 돕는 업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게 영어다 보니 못 할 것도 없지 해서 미팅을 했습니다.


다이소에 손걸레를 납품하시던 70대 할아버지셨는데, 조립형 캠핑용 스크린을 만드신 거에요.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고, 눈빛이 살아있어서 굉장히 신뢰가 갔어요. 조립을 다 하면 100인치가 될 정도로 큰 상품이었어요. 문제는 포장과 배송이었죠. 포장했을 때 가로 180, 세로 40, 높이 30cm가 될 정도로 부피가 컸어요. 아마존에서 판매하려면 재고를 입고 시켜 놓고 판매를 시작해야 하거든요. 어느 정도 재고를 보내야 하는데, 배송비 때문에 도저히 항공으로 배송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약 3개월 걸려서 300개 정도를 해상 운송으로 입고시켰어요. 입고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손을 뗀 뒤, 사업에 집중했죠.


그런데 2주 후에 할아버지가 울먹이면서 전화를 하셨어요. 300개가 다 팔렸다고. 당시 물건이 한국 돈으로 1개당 15만원 정도였거든요. 싸지도 않고, 광고도 따로 안 했는데 한 번에 다 팔리니까 깜짝 놀랐죠. 그렇게 해서 그분은 6개월 만에 월 매출 2억원을 달성하셨어요. 많은 제품이 아니라 단 1개 제품 만으로요. 그 사례를 보면서 신선했고, 충격적이었죠. 당시 제가 23살이니까 이 사례를 10개, 100개만 만들면 부자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2015년에서 2016년으로 해가 바뀔 때 완전히 아마존을 표적화해서 사업을 변경했습니다.”

양말로 1억2000만원…‘초대박 도우미’가 바로 접니다

◇성공 사례 6개월 넘게 분석해 아마존 성공 비결 도출 


이후 스크린 사례를 내세워 아마존 업무 대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생각처럼 사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6년 1년 동안 약 100개 업체를 아마존에 진출시켰지만, 그중에서 성공했다고 꼽을 사례는 3~4개에 불과했다. 성공사례를 내세워 광고하고 고객을 모집했는데,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똑같은 과정을 통해 업무를 진행했음에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왜 그런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출처: 컨택틱 제공
성공 비결 도출 후 컨택틱을 통해 아마존에 진출해 성공한 양말 업체 사례.

-아마존 성공 비결은 어떻게 도출했나.


“2017년 서비스를 중단하고, 2016년의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6개월 넘는 시간 동안 왜 성공을 거뒀고, 잘 안 된 기업은 왜 안됐는지를 파헤쳐봤어요. 제품의 시장성, 마케팅, 상품 등 어떤 요인이 부족해서 성공하지 못했는지 철저하게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희만의 성공 비결을 도출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도출한 아마존 성공비결은 뭔가.


“가장 먼저 시장성과 상품성이 좋아야합니다. 시장성을 볼 때는 보편적으로 한 달 최소 5억~10억원 정도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 좋다고 볼 수 있어요. 또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고, 공급하는 브랜드가 5~10개 정도 이하인 시장이 진입하기 적합한 시장이죠. 상품성은 비슷한 제품의 후기들을 참고합니다. 경쟁사 제품 후기에서 주로 지적하는 문제점이나 불만 요소를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이 해소한다면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해요.


또 8:2 전략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보통 하나의 제품에만 올인을 하려고 하는데, 10개 제품을 올리면 2개 제품에 반응이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상품 출시하고, 잘 될 것 같은 상품에 많이 투자하고 안되는 상품은 빨리 포기하라고 조언을 드리고 있어요.”

출처: 컨택틱 제공
이이삭 대표가 아마존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아마존 호주, 유럽 등으로 확장하고 싶어


내부에서 나름대로 성공 비결을 세운 이후에는 아마존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 무조건 대행 업무를 맡는 게 아니라, 시장성과 상품성을 판단해 업무를 대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기 시작했다. 또 부분적인 업무 대행보다 아마존 진출부터 배송, 마케팅, 향후 관리까지 도와주는 패키지 서비스에 집중했다. 그 결과 패키지 서비스를 받는 업체들 2곳 중 1곳은 연 매출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기록했다. 아마존 진출을 돕는 컨설팅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2018년 1월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의 외부 서비스 사업자 지위를 얻기도 했다. 외부 서비스 사업자는 아마존이 제공하지 않는 금융, 배송, 교육,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를 의미한다.

출처: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제공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의 외부 서비스 사업자로 소개된 컨택틱.

-서비스 과정은.


“저희가 아마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아마존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아마존 대행사가 많아졌고, 전반적으로 아마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어요. 이 같은 변화에 맞춰서 기존에 진행했던 것처럼 부분적인 업무 대행과 판매자와 함께 운영하는 패키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4주 동안 1대 1 과외 방식으로 교육을 하면서 운영을 대행해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대행이 아니라 교육을 하기 때문에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판매자들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앞으로는 부분적인 업무 대행보다 패키지 서비스에 더 집중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기억에 남는 업무 대행 사례가 있나.


“1년 전쯤, 행사 때 테이블 위에 놓을 수 있는 명함꽂이 같은 것을 제작해서 상담을 받으러 오신 분이 있었는데요. 제품이 멋있었고 마감 처리도 좋아서 처음에 ‘오, 이거 팔리겠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100% 수제 제품인 데다가 14k 제품이었거든요. 하지만 시장조사 결과가 충격적이었어요. 한 달에 약 2000만원 정도의 시장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 정도면 시장이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정도에요. 그래서 조사 결과를 솔직하게 말씀드렸죠. 매출이 미미하게 나올 수는 있지만, 크게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다행히 그분도 크게 욕심내기보다는 소소하게 운영하고 싶어 하셔서 진출을 도와드렸던 생각이 나네요.”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는 아마존 미국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아마존 미국 외에도 호주,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또 처음 저를 찾아오셨던 70대 할아버지처럼 정말 간절하고, 필요하신 분들을 계속해서 돕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