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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건물에서 먹고, 자고, 놀게 했더니 매달 2억이 나와요

낡은 빌딩을 셰프가 요리해주는 마을로 바꾸니 월 매출만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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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서 일·놀이·운동·숙박을 동시에
부동산 회사에서 13년 일하다 창업
이장호(44) 유니언플레이스 대표

서울 당산역 앞 9층 빌딩 유니언타운. 과거 전문직업학교 캠퍼스였던 30년 된 낡은 건물은 지난 4월 잠자고, 일하고, 밥 먹고 운동까지 할 수 있는 곳으로 변신했다. 외주 업체가 들어와 있는 일반 빌딩과 달리, 이곳에선 건물 운영사가 모든 브랜드를 직영으로 운영한다. 셰프·제빵사부터 헬스트레이너 등 43명이 이 회사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장호(44) 유니언플레이스 대표.

출처jobsN

외국인 노동자와 직업훈련생들의 교육장이던 이곳을 복합공유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람은 이장호(44) 유니언플레이스 대표다. 13년 동안 회사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다가 2017년 4월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민간·공공 부문에서 투자를 유치해 낡은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회사다. 건물 운영 수입으로만 월 2억원을 번다.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IMF 경제 위기에서 막 벗어날 무렵 졸업했다. 당시 외국계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리츠(REITs)·펀드 등 간접투자시장이 열렸다. 리츠는 소액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관련 지분에 투자해 나온 수익을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이다. 소수가 독점해온 부동산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래서 KB부동산신탁에 취업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5년 일하고 퇴사한 뒤 뉴욕대학교에서 부동산금융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귀국 후 8년간 농협에서 부동산 투자 업무를 맡았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도시화를 겪은 일본·미국·유럽의 부동산과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일이었다. 세계 각국 도시의 복합개발이나 도시재생 사례를 접했다. 자연스럽게 도시화와 함께 노후한 중소형빌딩이 늘어난 서울에 관심이 생겼고, 부동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자체보다 건물에 어떤 콘텐츠를 접목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공간 브랜드 회사를 차렸다.”

유니언타운 7~8층에 있는 셰어하우스 '업플로하우스'.

출처유니언플레이스 제공

-유니언타운을 소개해달라.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있다. 지하 1층엔 피트니스 센터 업핏이 있다. 헬스뿐 아니라 요가·필라테스·댄스 등 그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층에는 베이커리 겸 카페 설리번, 2층에는 영어 카페 조이랜드가 있다. 3층 공유 주방 넥스트키친에는 식음료 분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들어와 있다. 모든 주방 설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창업 비용 부담이 덜하다. 4~6층엔 코워킹 스페이스 유니언워크가, 7~8층에는 1인실부터 기숙사형 방까지 있는 셰어하우스 업플로하우스가 있다. 9층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루프탑 테라스다.”


-입지 선정 기준이 있었나.


“공공기관은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인구가 적은 곳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한다. 우리는 교통이 편하고 청년인구도 많지만, 지역 고유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곳을 1차 목표로 삼았다. 2018년 3월 서울 교대역 근처에 1호 프로젝트 ‘업플로호스텔’을 선보였다. 같은 해 7월 코람코자산운용과 당산역 인근 동화빌딩을 매입했다. 사업계획 수립과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 4월 유니언타운 당산점을 열었다.”

유니언플레이스 제공

-복합공간을 표방하는 곳은 많다. 유니언타운만의 차별점은.


“위워크 등 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은 사무실과 네트워킹을 위한 전략적인 프로그램만 한정적으로 제공한다. 유니언타운에선 구성원들이 함께 운동도 하고, 요리해서 밥도 먹는다. 7~8층에 있는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낮에는 4~6층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일과 놀이, 주거를 포함한 생활 자체를 한 공간에서 하는 마을이라고 볼 수 있다.”


-건물에 입점한 브랜드를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는데.


“처음부터 모든 콘텐츠를 직영으로 운영하려던 건 아니다. 호스텔과 셰어하우스로 시작했는데, 공간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공유주방과 오피스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어울려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다 보니 사회초년생이나 청년들이 관심을 보였고, 일부는 유니언플레이스에 합류했다. 광고기획자·시각디자이너·사진작가·셰프·바리스타·영어강사 등 청년들이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브랜드를 기획했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jobsN

-매출은 얼마나 나오나.


“한 달 매출은 2억원 정도다. 유니언타운이 문을 연 지 아직 6개월밖에 안 됐다. 그래서 교대 1호점에서 나오는 숙박료 수입 비중이 가장 크다. 베이커리 겸 카페인 설리번과 공유 주방 브랜드 넥스트키친 등 식음료 사업 매출 비중이 두 번째로 높다. 공유 오피스 유니언워크엔 프리랜서나 영상·출판업을 하는 소규모 기업이 많이 들어왔다. 셰어하우스엔 한류를 좋아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단기 유학생이 대부분이다.”


-복합공유공간을 운영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직종과 배경이 완전히 다른 친구들이 일한다. 그래서 직원들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다. 서로 부딪힐 때도 있지만, 건전한 갈등이라고 본다. 구성원들도 대화와 타협을 거쳐 서로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고 발전하는 것 같다. 대표인 나도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배운다.”

-앞으로 계획은.


“아직도 서울 시내엔 낡은 건물이 많다. 이런 건물을 갖고 있는 소유주들에게 건물을 대신 운영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콘텐츠를 기획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한류의 힘을 느꼈다. 케이팝(K-POP)을 좋아해서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이 정말 많다. 우리는 반대로 한국의 문화를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현지에서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국내 토종 공간 브랜드를 전 세계 도시에 알리고 싶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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