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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지각시켰다고 항의 많이 받았던 개그우먼의 근황

조회수 2020. 9. 24.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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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은 다 안다는 '깔깔마녀', 유튜브서 부활했다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
MBC 1기 공채 개그맨
‘깔깔마녀’ 김성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펭수’가 인기다. 펭수는 EBS가 올해 4월부터 EBS 채널과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에서 선보인 펭귄 캐릭터다. 펭수가 유명해진 건 MBC 아이돌 육상대회를 패러디한 EBS 육상대회(이육대)를 진행하면서다. 이육대에는 펭수뿐 아니라 과거 EBS의 인기 캐릭터인 뿡뿡이, 짜잔형, 뚝딱이 등이 등장했다. 펭수와 이육대가 인기를 끌면서 과거 추억의 캐릭터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추억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EBS 캐릭터에만 그치지 않았다. 관심은 199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 봤을 만한 KBS2 ‘TV 유치원 하나둘셋’의 ‘깔깔마녀’ 캐릭터로 옮겨갔다. 깔깔마녀는 특유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마녀 복장으로 많은 어린이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다. 당시 아이들이 TV를 보느라 학교에 지각한다며 항의 전화를 받을 정도로 인기였다.

출처: 본인 제공
깔깔마녀 김성은 씨.

이 깔깔마녀는 EBS가 불러 일으킨 어린이 캐릭터 복고 열풍에 힘입어 부활했다. 깔깔마녀를 연기한 김성은씨가 유튜브 ‘깔깔마녀 TV’ 채널을 개설한 것이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펭수 신드롬’이 불면서 그의 유튜브 채널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TV에서 깔깔마녀를 봤던 어린이들은 이제는 ‘어른이’가 돼 댓글을 남기고 있다. 깔깔마녀 김성은(51)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1990년대 ‘초통령’ 깔깔마녀의 부활


-자기소개를 해달라.


“1987년 MBC 대학개그제에서 은상을 받고 데뷔한 MBC 1기 공채 개그맨 김성은이다. KBS2의 ‘TV 유치원 하나둘셋’에서 ‘깔깔마녀’로도 활동했다. 방송 활동한 지는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방송 활동은 MBC에서 계속해왔다. 과거엔 ‘웃으면 복이와요’나 ‘청춘만만세’, ‘코미디닷컴’ 등 개그 프로그램에 많이 나왔었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는 KBS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깔깔마녀’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작년부터는 ‘여탕쇼’라는 토크쇼를 기획해 공연하고 있다. 박미선 씨와 권진영 씨, 이은지 씨랑 같이 한다. 얼마 전에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가서 공연도 했다. 최근에는 ‘깔깔마녀TV’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출처: 본인 제공
여탕쇼를 함께 하고 있는 김성은 씨(왼쪽)와 박미선 씨(가운데),권진영 씨(오른쪽).
출처: 본인 제공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의 김성은 씨(맨 앞).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역시 깔깔마녀라 생각했다. 깔깔마녀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다 크긴 했지만 내가 오랫동안 해온 만큼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자 가장 하고 싶은 일인 것 같았다. 유튜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어떤 콘텐츠들이 있나.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책도 읽고 아이와 어른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한다. 또 무언가를 만드는 콘텐츠도 있다. 케익도 만들고 빙수도 만들고 와플도 만든다. 전반적으로 아이와 어른이 같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한다.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어릴 때 저를 보고 자라 이제는 어른이 된 세대들이 있지 않은가. 그들도 내 영상을 보면서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포커스를 맞춰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출처: 유튜브 '깔깔마녀 TV' 채널 캡처
유튜브 '깔깔마녀 TV'의 콘텐츠들.
출처: 본인 제공
현재 함께 영상을 찍고 있는 깔깔마녀와 쭈니.

-유튜브 댓글들은 다 읽어보나.


“몇백 개가 돼도 댓글은 다 읽고 답글을 단다. 나한테는 몇백 개지만 댓글을 단 사람한테는 하나의 댓글이다. 그래서 하나라도 빠지지 않고 답글을 달려고 노력한다.”

출처: 유튜브 '깔깔마녀 TV' 채널 댓글 캡처
깔깔마녀 유튜브에 '어른이'들이 모여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


“자기가 대학교를 세 번 떨어졌다며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나중에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겠다고 댓글을 단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미 너무 멋진 어른이고 누구나 다 어려움이 있다’, ‘깔깔마녀도 어릴 때는 무서웠을 수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좋은 추억으로 남듯이 지금의 아픔이 나중에는 다 좋은 추억이 될 거다’라고 답글을 달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또 댓글 중에 너무 반갑고 기뻐서 눈물이 난다는 댓글도 있다. 그런 걸 보면 너무 찡하다.”


-과거 어린이였던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돼 깔깔마녀 콘텐츠를 본다. 기분이 어떤가


“감동적이다. 사실 그분들이 어린이 프로를 볼 나이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나를 보러 찾아오는 거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소중하고 감동적이다.”


◇ MBC 코미디언이 KBS로 간 까닭은

출처: 본인 제공
깔깔마녀 김성은 씨.

-최근 EBS ‘펭수 신드롬’이 불면서 뚝딱이, 뿡뿡이 등 과거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있다. 깔깔마녀도 재조명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나한테 관심을 주는 건 항상 기쁜 일이다. 요즘 ‘깔깔마녀 보고 싶다’는 등의 댓글을 많이 본다. 댓글들을 다 읽는데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


-어떻게 ‘TV 유치원 하나둘셋’에서 깔깔마녀 역할을 맡게 됐는지 궁금하다.


“당시 내가 MBC에서 코미디언 활동을 하면서 상도 많이 받고 한창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KBS에서 전화가 왔다. 어린이 프로그램 마녀 역할이 있는데 해보는 게 어떻겠냐 물어봤다. 원래 아이들을 크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조카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조카를 너무 예뻐했고 조카한테 내가 어린이 프로그램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마녀라는 캐릭터가 나랑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깔깔마녀를 하게 됐다.  


깔깔마녀 캐릭터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원래 처음 대본상 깔깔마녀 웃음소리는 ‘호호호호’, 마법 주문은 ‘수리수리 마수리’였다. 그런데 내가 이걸 더 재밌게 바꾸고 싶어 웃음소리도 ‘깔깔깔깔’로 바꾸고 마법도 ‘까라까라깔깔 얍’으로 바꿨다. 깔깔마녀 머리 스타일도 내가 직접 스프레이로 번개머리로 만들었다.”

출처: 유튜브 'KBS Kids TV유치원' 채널 캡처
TV 유치원 하나둘셋 오프닝.
출처: 본인 제공
깔깔마녀 분장을 한 김성은씨.

-당시 깔깔마녀를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였다.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


“사실 그때 당시엔 누가 인기가 있다고 얘기를 해주지 않아 인기를 체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에서야 그때 인기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그런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1997년쯤에 다른 방송 때문에 한 초등학교에 간 적이 있었다. 깔깔마녀 복장은 아니고 다른 복장으로 갔는데 어떤 초등학생이 날 알아보고 소리를 지르더라. 그때부터 어린이들이 한 둘씩 몰려들어 촬영을 못 했던 적이 있다.” 

-깔깔마녀로 활동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한번은 어떤 할아버지가 마녀가 아침부터 시끄럽게 군다고 조용히 좀 하면 안 되냐고 사무실에 전화했다더라. 할아버지 눈에는 깔깔마녀가 시끄럽게 보였던 것 같다. 또 당시에 애들이 깔깔마녀 보느라 학교에 늦는다고 시간대를 바꿔주면 안 되냐는 전화도 많았다.”


◇ 30년 방송 활동 중 20년을 깔깔마녀로


-깔깔마녀로 20년이나 프로그램을 했다. 원동력이 있었다면. 

“사실 마녀라는 캐릭터가 강해 어떻게 보면 쉽게 질릴 수도 있는 역할이다. 그런데 어린이 프로그램이라 중간중간 다른 캐릭터로 변할 수 있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런 점 때문에 더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감독님께서 나를 예뻐해 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왜냐하면 20년 동안 깔깔마녀를 하면서 대사 NG를 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집에서 연습을 죽어라 했다. 그런 점을 예쁘게 봐주시고 그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이 역할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오래 할 수 있었다.”

출처: 본인 제공
깔깔마녀 김성은 씨.

-힘든 점이 있었다면.


“어린이 프로그램이라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연령대의 한계가 있기에 내가 깔깔마녀를 20년을 하고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본 사람들이 많다는 게 아쉽다.”


-김성은에게 깔깔마녀란 어떤 의미인가.


“내가 곧 깔깔마녀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오래 했고 내가 만들고 변화 시켜 온 캐릭터지 않은가. 또 30년 방송 활동 중 20년은 깔깔마녀를 했다. 그래서 내가 곧 깔깔마녀고 깔깔마녀가 곧 김성은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일단 유튜브가 잘되는 게 목표다. 아직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편집도 내가 하는데 서투른 점이 많다.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최대한 구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리고 나중엔 유튜브 구독자분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글 jobsN 장유하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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