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jobsN

21살 때부터 시작, 책상 앞에서 영감 잡는 이 남자 직업은?

"영화에서 들어본 그 음악, 제가 만들었습니다"

8,28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영화 음악감독 김태성
극한직업, 1987 등 100여편 작업
대중에게 믿고 듣는 감독이 돼

영화에 빠져서는 안 될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음악’이다.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관객을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렇게 영화에서 중요한 음악을 만드는 사람 중 한국 영화 흥행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가 있다. 김태성(40) 음악감독이다. 그는 영화와 음악을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작곡가의 꿈을 꿨다. 21살 때부터 영화 예고편 음악을 만들기 시작해 24살 때 영화 ‘안녕 UFO’를 통해 영화 음악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지금은 ‘흥행 감독’으로 불리지만 처음부터 모든 작품이 잘됐던 건 아니다. 데뷔하고 몇 년 간 작업한 작품들은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이제는 영화 음악계에서 믿고 듣는 존재가 됐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사바하’, ‘극한직업’, ‘1987’, ‘검은사제들’, ‘명량’ 등에서 음악 감독을 맡은 그는 2008년과 2018년에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음악상을 타기도 했다. 김태성 음악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태성 음악감독.

출처본인 제공

◇ 영화·음악을 좋아해 음악감독이 되기까지


-자기소개를 해달라


“영화에서 음악을 만들고 선곡하고 어떤 음악이 들어가고 빠질지 총괄하고 있는 음악감독 김태성이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CF 등 미디어 매체 음악을 만든다.”


-음악감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영화와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영화음악을 하고 싶었다. 영상과 음악이 합쳐져 시너지가 발생하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라는 단막극을 통해 처음으로 이야기에 음악이 더해졌을 때 이야기가 훨씬 더 재밌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영화음악을 하고 싶었고 작곡가를 꿈꿨다. 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한 것도 작곡가가 되고 싶어서다.”

작업하고 있는 김태성 감독.

출처본인 제공

-음악감독은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나라에서 음악감독은 음악과 관련된 전체의 일을 한다. 음악을 만들기도 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일만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음악감독이 하는 일의 10~20%밖에 안 된다. 심지어는 주인공이 카페에 있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카페 음악을 선곡하거나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촬영할 땐 카페 음악이 없다. 카페 음악 하나까지도 전체적인 리듬과 플로우를 고려해서 넣는다. 앞부분에 슬픈 장면이 있었다면 우울함이 유지되지 않게 카페 음악은 경쾌한 거로 넣는다. 또는 앞의 극의 분위기가 너무 떠 있다 싶으면 차분한 음악을 넣는다. 또 정적(silence)도 하나의 음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으로 음악이 빠져야 할 부분을 선택해 음악을 빼고 또 음악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 음악을 선곡하는 일도 한다. 음악감독은 모든 걸 전략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영화음악을 만든다고 하면 시나리오를 읽고 필요한 음악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영화 감독님이 어떤 음악을 만들어달라 요구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보고 필요한 걸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시나리오가 나오면 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음악이 들어갈지 상의하고 제안을 한다. 영화마다 음악이 들어가는 게 다르다. 예를 들어 영화 ‘최종병기 활’ 같은 누군가를 구하러 가는 단선적인 구조는 음악도 누군가를 구하러 간다는 것에 포커싱이 돼 있다. 그러나 ‘1987’ 같은 실제 역사를 다룬 영화는 사건의 실체를 강화하는 음악보다는 시대 배경을 묘사하는 음악이 더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분위기, 인물들의 표정, 사건 이면의 것에 집중해 작업한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멜로디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을 강조할 것인지 이런 식으로 줄거리에 대해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

김태성 감독의 작업실.

출처본인 제공

◇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지금까지 몇 개의 작품에 참여했나.


“옛날에는 작품 20개만 하면 많이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걸 훌쩍 넘겼다. 영화랑 드라마 다 합치면 90~100편 될 것 같다. 단편 독립영화나 완결성 있는 작품을 다 합친다면 100개가 넘는 것 같다.”

김태성 감독이 참여한 작품들.

출처네이버 영화 캡처

-음악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책상 앞에서 얻는다. 정확히 말하면 영감은 내가 받는 게 아니라 잡아야 하는 것 같다. 책상 앞에서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영감이 온다. 그런데 영감은 변덕쟁이다. 내가 잡지 않으면 가버리기 때문에 그 영감을 잡기 위해서는 책상 앞에 계속 앉아있어야 한다. 그래서 꾸준함이 필요한 것 같다. 영감이 쉽게 올 수 있게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영화, 드라마 음악은 극의 분위기나 캐릭터들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파악하나.


“모든 답은 다 시나리오에 있다. 감독님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시나리오에 답이 다 있다. 시나리오도 많이 읽고 시나리오를 분석하려면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또 간접 경험도 많이 해봐야 한다. 즉,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인문학적 소양이란 지식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인간을 잘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음악감독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음악을 만드는 것에 국한되기보다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사람도 많이 만나봐야 하는 것 같다. 영화 음악을 만들 수 있으려면 단순히 음악을 만드는 것보단 사운드와 악기로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어떻게 할지, 환경을 어떻게 묘사할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서 나온다.”

김태성 감독이 작곡한 영화 '검은 사제들' OST.

출처네이버 영화, 멜론 캡처

-음악을 작곡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이게 맞는 음악인지를 생각한다. 결국은 ‘이게 좋은 음악인가’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하는 게 캐릭터와 이야기를 돋보이게 만드는지 이런 부분들을 생각한다.”


-좋은 음악은 무엇인가.


“극에서 좋은 음악은 무엇보다도 스토리를 따라가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고 스토리를 통해 영화 전체를 관통해서 볼 수 있는 핵심을 파악해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영화 음악을 시작하고 10년 동안은 흥행 면에서 잘된 작품이 없었다. 당시 나는 슬픈 장면에 슬픈 음악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단순히 멋진 음악을 넣고 괜찮은 음악을 넣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엄청나게 거창한 녹음 없이 음악이 스토리텔링에 따라가니 흥행에 성공했다. 그때 음악이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


“다 애착이 가지만 나는 잘된 영화보다 잘 안된 영화에 더 애착이 간다. 자책을 심하게 하는 편이라 영화가 잘 안되면 다 음악 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음악을 조금 더 잘 만들어야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영화 ‘명량’ 작업할 때도 생각했던 게 ‘이순신 장군에게 누가 안 되게 하자’ 였다. ‘1987’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광장에 나왔던 시민들한테 누가 안 되게 하자’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뿌듯함을 느꼈을 땐 언제인가.


“좋은 비평을 받았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아무래도 비평은 신경이 쓰인다. 유튜브 영화 채널이나 비평가 트위터는 항상 신경 쓰면서 열심히 보고 있다. 또 음악을 만들 때 단순히 만들지 않고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걸 알아봐 주시는 평론가가 있다. 흥행하지 못한 영화도 음악이 최선을 다해 뭔가를 기능하고 애썼다는 걸 짚어 이야기해주는 분이 있다. 그분들이 내가 했던 고민들을 알아차려서 그걸 언급해주면 정말 감사하고 그럴 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음악이라는 게 뒤에 숨어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 음악인이자 영화인


-음악감독을 한지 20여년 정도 됐다. 처음 작업할 때랑 달라진 게 있나.


“다 달라졌다. 옛날에는 그냥 말 그대로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만들면 재밌냐, 재미없냐를 더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영화가 훨씬 더 재밌어지고 훨씬 더 풍부해지고 관객들이 더 사유하게 될지를 생각한다. 음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지금은 음악인이자 영화인이 된 것 같다. 음악을 만들지만, 영화도 만든다고 생각한다.”


-소위 ‘흥행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계에서 끊임없이 감독님을 찾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나.


“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음악을 더 잘 만들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 깊고 영화를 더 잘 분석하고 오케스트레이션을 더 잘하는 사람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겸손해야 하고 그 사람들한테 폐가 되지 않으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 열심히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영화 '사바하'의 음악을 위해 직접 티벳까지 가 실제 승려들의 음성을 녹음했다.티벳에서의 승려들 사진.

출처본인 제공

티벳에서의 김태성 감독.

출처본인 제공

-한국 영화 음악이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시스템적인 것이다. 시스템적인 것이라 하면 녹음 스튜디오 환경, 연주자의 경험치 등등이다. 할리우드 같은 경우 영화음악만을 위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반 가요 녹음하는 데서 영화음악도 녹음한다. 그래서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만든 사람한테 정당한 권리를 주고 그들의 창작을 인정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좋은 태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거다. 언제나 내 목표는 태도다. 내가 오늘 최선을 다했냐 아니냐가 곧 목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머지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는 좋은 태도가 있다. 좋은 사람이 왜 좋냐 하면 좋은 태도가 있어서다.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이유도 일을 대하는 태도가 좋아서다. 모든 게 태도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임경선 작가의 ‘태도에 관하여’라는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목표는 좋은 태도를 갖는 것이다.”


글 jobsN 장유하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작성자 정보

jobsN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