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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동기들과 5000만원으로 시작, 20만명이 선택한 서비스

조회수 2020. 9. 24. 1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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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경제학도가 군대 동기와 가사도우미 사업을 하게 된 사연

귀찮은 청소, 빨래, 설거지 등 가사노동을 대신 해주는 게 가사도우미이다. 그런데 막상 마음에 꼭 드는 가사도우미를 찾기란 쉽지 않다. 관련 업체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아무리 선전해도 막상 고용하면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정보의 불균형을 노려 고객이 이용 후기와 평점을 보고 직접 가사도우미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 나왔다. ‘당신의 집사’라는 앱이다. 중국 베이징대학을 나와 가사도우미 업계에 뛰어든 복해든누리(35) 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앱 '당신의 집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리호즈의 복해든누리 대표.

-자기소개를 해달라.


“리호즈 대표 복해든누리다. 앱 ‘당신의 집사’를 개발해 서비스 하고 있다. ‘당신의 집사’는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가사 청소, 이사 청소, 이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중 대표적인 서비스는 가사 청소다.”


-창업 계기가 궁금하다.


“베이징대학교 경제학부 금융학과를 나왔다. 평소 정보 비대칭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정보 비대칭이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서 양쪽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차이가 있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쪽을 정보 우위, 반대의 경우를 정보 열위에 있다고 한다. 정보 열위에 있는 사람은 정보 우위에 있는 사람보다 불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학교 졸업 후 군대에 갔다. 코이카(KOICA) 해외봉사단에서 국제협력봉사요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컴퓨터 요원으로 아프리카 세네갈에 파견됐다. 그곳에서 컴퓨터 전공자인 동기 2명과 친해졌다. 리호즈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제대 후 집 이사를 앞두고 이사업체를 찾았다. 이사업체는 많았지만 선뜻 고르기 어려웠다. 이사나 집안 일 같은 생활 서비스는 업체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와서 일하느냐에 따라서 만족도가 달라지지만 누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복불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관객들은 평점을 보고 영화를 고른다. 생활 서비스도 수치화된 자료가 있다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보의 불균형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 제대 후 바로 창업을 결심했다. 일상에서 가장 밀접한 집안 일부터 떠올렸다. 소비자의 이용 후기를 수치화한다면 정보 비대칭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군대 동기들과 뜻을 모아 2014년 리호즈를 창업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앱 개발에 직접 나섰다. 2015년 말에 앱 ‘당신의 집사’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2016년 8월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이 ‘클리너’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평점과 후기를 남겨야 한다. 다른 고객은 이를 보고 원하는 가사도우미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보통 다른 업체의 경우 업체가 배정한 가사도우미가 온다.


우리는 가사도우미를 ‘클리너’라고 부른다. 클리너도 고객의 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한다. 선순환 구조다. 고객만족도가 높다.


또 다른 경쟁사보다 이용 가능한 최소 서비스 시간이 짧다. 2시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집안 일이 많지 않은 원룸에 사는 고객이 많이 이용한다. 또 집안 전체가 아닌 부엌, 화장실 등 부분적으로 청소를 원하는 고객도 자주 찾는다.”

출처: 당신의집사 제공
앱 당신의집사 프로세스 사진.

-이용 방법이 궁금하다.


“먼저 주소와 원하는 시간을 입력한다. 집 구조를 선택한다. 방과 화장실이 몇 개인지 적으면 이용 추천 시간이 뜬다. 예를 들어 방1, 화장실 1개 구조라면 이용 시간 2시간 30분을 추천한다. 집 컨디션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 집이 평소보다 지저분한 것 같다면 30분 단위로 추가할 수 있다. 

 

이후 클리너를 선택한다. 클리너의 이름, 나이, 사진, 경력, 자기소개, 활동지역, 후기 등 정보가 나온다. 고객이 원하는 클리너를 고를 수 있다.” 


-가사도우미를 어떻게 확보하는지 궁금하다.


“주로 온라인 사이트에 일자리 광고를 낸다. 자사 홈페이지, 벼룩시장이나 알바몬과 같은 취업 사이트에 구인공고를 낸다. 지인 소개를 통해 가사도우미를 뽑기도 한다. 주로 광고를 보고 지원하신다. 이후 면접을 보고 교육을 한다. 주부들이 많다.


우리는 가사도우미와 고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다. 클리너가 일을 잘하면 후기가 좋고, 일이 많이 들어온다. 자연스럽게 좋은 가사 도우미 풀(pool)이 유지된다. 현재 가사도우미는 4000명 이상 있다.” 

출처: 당신의집사 제공
클리너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어떤 내용을 교육하나.


“클리너로 등록되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평점이나 후기가 좋지 않으면 재교육을 한다. 고객의 후기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화장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후기가 있다면 화장실 물기 제거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보통 본인의 집을 청소할 때 화장실의 물기까지는 닦지 않는다. 손잡이, 거울 등의 물기를 제거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더 깨끗하다고 느낀다. 고객이 만족할 방법을 클리너와 함께 찾아간다. 클리너가 먼저 교육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가사도우미 일을 해본 적 있나.


“직접 가사도우미 일을 하기엔 쉽지 않았다. 남자 가사도우미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창업 전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의 객실 청소를 6개월간 했다. 청소를 직접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작정 호스트들에게 연락해 객실 청소를 해주겠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더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사 청소·이사 등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유는.


“집안일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사 청소는 이사, 입주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일반 가사 청소보다는 더 전문적이다. 벽, 천장 부분 먼지나 새시, 유리, 창틀 등의 이물질까지 제거한다. 이사 청소팀은 40~50팀 정도 있다.


이사는 안전하고 깨끗한 이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장비를 갖춘 이사팀이다. 현재 20팀 정도 있다. 고객은 여러 업체의 가격을 간편하게 비교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가사도우미 신청 방법과 똑같다. 이사 청소와 이사 서비스도 고객 후기를 볼 수 있다.”

/당신의집사 홈페이지 캡처

-매출이 궁금하다.


“2019년 10월 기준 약 20만명이 앱을 다운로드했다. 현재까지 고객과 누적 연결 건수는 15만건이다. 월평균 연결 건수는 약 1만건이다. 총 거래액은 월 4억원 정도다.” 


-본인만의 습관이나 규칙이 있나.


“모든 일에 ‘왜’라는 의문을 가진다. 또 질문 자체가 올바른지 생각한다. 발상의 전환을 하려고 한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고객이 ‘당신의 집사’ 앱 하나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앞으로 세탁기·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 청소, 수리, 병간호, 베이비시터 등의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클리너 등 일하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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