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걸 몰랐다니.." 젊은 여성들 열광시킨 한 남자

조회수 2020. 9. 24. 15: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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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걸 할배들만 보고 있었네" 누리꾼 후회하게 만든 이 사람

일 년 전 올라온 한 유튜브 영상이 최근 조회 수 약 195만회를 기록하며 역주행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김원진 vs 황찬섭’ 경기 영상이다. 댓글이 1만5000개 이상 달렸다. ‘좋아요’를 많이 받은 베스트 댓글은 “이 좋은 걸 할배들만 보고 있었네”, “누나들이 관객석 채워줄게”, “나 여고생인데 내 동년배들 다 씨름 좋아한다” 등이다.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지던 씨름이 최근 인기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1980년대 씨름은 국민 스포츠로 큰 인기였다. 이만기, 강호동 등 씨름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 젊은 세대들이 외면하면서 인기는 시들해졌다. 하지만 최근 선수들의 훈훈한 외모, 날렵한 기술, 짜릿한 경기로 부흥의 조짐을 보인다. 씨름 선수들이 출연하는 씨름 서바이벌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을 앞두고 있을 정도다. 화제의 영상 속 황찬섭(22)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찬섭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자기소개를 해달라.


“인천 연수구청 씨름단 소속 황찬섭이다. 키 176cm, 몸무게 80kg다. 태백급 선수다. 한국 프로 씨름은 백두급(140kg 이하), 한라급(105kg 이하), 금강급(90kg 이하), 태백급(80kg 이하)으로 나뉜다.”


-씨름선수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체구는 작았지만 운동 신경이 좋았다. 우연히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씨름 대회에 나갔고, 우승했다. 학교 씨름부 감독님이 ‘씨름 한번 해 봐라’고 권했다.


대구 능인중학교, 능인고등학교를 나왔다. 학창 시절 내내 교내 씨름부에서 활동했다. 부모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 씨름을 하셨다. 중학생 때 다쳐서 선수 생활을 못 하셨다고 하더라. 아버지가 씨름 선수의 꿈을 대신 이뤄달라고 하셨다. 중고등학교 내내 씨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2013년 제43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경장급(75kg이하), 2014년 제51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 청장급(75kg이하)에서 우승했다. 경남대학교 체육교육과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진학했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여러 대회에 나갔다. 2017년 제98회 전국체전 경장급(75kg이하)에서 우승했다. 또 2017년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 춘천소양강배 전국장사씨름대회, 구례전국대학 장사씨름대회, 전국체육대회까지 7관왕을 달성했다. 2018 제19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 경장급(75kg)에서 우승, 대학부 단체전 우승을 이끌며 시즌 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열린 2019년 제20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 경장급(75kg)에서 우승했다. 대학생 시절 씨름 대회 성적이 좋았다. 연수구청 씨름단의 한대호 감독님이 눈여겨보신 것 같다. 올 초 입단 제의를 받고 계약했다.”

출처: 황찬섭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훈련 중인 황찬섭 선수.

-훈련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훈련은 하루에 3번 한다. 오전 10시~12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씨름 경기에 도움되는 운동을 한다. 예를 들어서 가슴 운동을 위한 체스트 프레스 머신에 샅바를 걸고 당긴다. 이 밖에도 등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바벨 로우 운동이나 허리 운동, 턱걸이한다. 오후 3~5시는 팀별로 씨름 실전 훈련을 한다. 오후 7~9시에는 또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다. 토요일은 오전 훈련만 한다. 일요일은 쉰다.”

/황찬섭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씨름 경기방식을 설명해달라.


“씨름은 한국 고유의 운동이다. 두 사람이 상대방의 허리와 다리에 감은 샅바를 잡고 넘어뜨리는 경기다. 발을 제외한 몸 일부가 땅에 먼저 닿은 사람이 진다.


안다리걸기, 밭다리걸기, 배지기, 들배지기 등 다양한 기술을 쓴다.”


-본인이 잘하는 기술은 무엇인가.


“씨름에는 다양한 기술과 스타일이 있다. 난 들배지기 선수다. 들배지기는 상대편의 샅바를 잡고 배 높이까지 들어 올린 뒤 자기의 몸을 돌리면서 상대편을 넘어뜨리는 기술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KBS N 캡처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단체전 결승 경기.

-작년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영상이 최근 화제다. 소감이 어떤가.


“처음에는 얼떨떨했다. 작년 씨름 경기다. ‘이 영상이 갑자기 왜 이렇게 인기가 많나’라는 생각을 했다. 원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000명 정도였다. 2주 만에 팔로워가 약 2만명으로 늘었다. 씨름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는 것 같아 행복하다.”


-본인이 하는 특별한 노력이 있나.


“다른 사람들보다 5분이라도 더 연습하려고 한다. 또 평소에 씨름 생각을 자주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씨름 대회에 나갔다고 상상하고, 어떤 기술을 쓰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생각한다. 생각을 많이 해야 행동으로 나온다.”

출처: 유튜브 채널 KBS N 캡처
경기 중인 황찬섭 선수.

-선수로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뒤 돌아볼 때가 가장 짜릿하고 기분이 좋다. 또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환호해줄 때 기쁘다.”


-본인만의 시합 전 습관이나 버릇이 있나.


“외모를 깔끔하게 하려고 한다. 헤어스타일, 수염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외적인 부분을 정리해야 마음이 더 잘 잡히는 것 같다.


또 시합 직전 이름이 불리기 전에 천장을 본다. 자신감 있게 행동하려고 한다.”

/황찬섭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징크스가 있나.


“‘시합 전에는 미역국을 먹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런 속설은 무시하려고 한다. 실력으로 대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딱히 징크스를 만들지 않는다. 항상 패기 있게 경기에 임한다.”


-수입이 궁금하다.


“올해 입단한 신입이다. 연봉은 1억2000만원이다. 성적을 잘 내면 잘 낼수록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1년이 지나면 성적을 바탕으로 재협상을 한다.


대회에서 이기면 상금도 받는다. 예를 들어 씨름대회에서 태백장사는 상금 3000만원을 받는다.”


-취미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쉴 수 있는 날이 주말 밖에 없다. 평일 내내 운동을 하다 보니 주로 집에서 쉰다.”

/황찬섭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보통 몇살까지 씨름선수를 할 수 있나.


“평균 35살까지 선수생활을 한다. 자기관리를 잘하면 더 오래할 수 있다. 2019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태백장사에 오른 오흥민 장사의 나이는 40살이다.”


-씨름 선수를 꿈꾸는 사람에게.


“씨름은 재밌고 짜릿한 스포츠다. 순식간에 승부가 난다.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 즐겁다. 하다보면 씨름이 더 좋아진다. 주저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목표는 태백장사다. 또 씨름이 부흥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었으면 한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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