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아디다스 긴장시킨, 전직 국가대표 트레이너

조회수 2020. 9. 24. 16: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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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성시백·박승희 선수의 트레이너였던 이 사람이 뛰어든 분야는?

최근 요가, 필라테스 인구가 급증하면서 피트니스 의류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패션사업연구원은 2009년 약 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피트니스 의류 시장이 2020년 약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일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스포츠 의류 스타트업 ‘포티움(Fortium)’은 10년 가까이 의무·재활 트레이너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도왔던 엄성흠(40) 대표가 2014년 세운 회사다. 포티움은 의료 기술을 접목한 피트니스 의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근기능 향상과 자세 안정,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의류 제조 기술을 개발해 특허청으로부터 5개 특허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발레복 제조업체 포베네를 인수해 대규모로 피트니스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작년 매출은 14억7000만원. 올해 매출 전망은 20억원이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 포티움 제공
포티움 엄성흠 대표

엄 대표는 “처음 창업을 한 것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피트니스복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년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에선 국가대표 선수 70여명이 포티움이 제공한 훈련복을 이용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제주유나이티드, 강원FC등 프로축구팀에서도 포티움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포티움은 이번 달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65세 이상 시니어들의 보행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운동 프로그램과 스마트 의류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7월부터는 일본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9월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엄대표를 만났다.


-포티움은 어떤 회사인가.
“포티움은 스포츠 의류 개발과 제조를 주 업무로 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회사명은 ‘강하다’란 뜻을 지닌 라틴어 ‘포르테(forte)’에 소유격을 만드는 접미사 ‘이움(ium)’을 붙인 것으로, ‘강해지다’, ‘용감해지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스포츠 의류 제품과 프로그램을 이용하신 고객들이 보다 건강하고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현재 직원은 저를 포함해 24명이고 이중 7명이 의류 개발 연구진으로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에 200평 규모의 공장 시설을 갖췄고, 현재 주로 선보이고 있는 제품은 피트니스 레깅스 제품입니다.”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트레이너였다던데. 
“저는 예전부터 스포츠의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고려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트레이너로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희대 출신 태권도 선수들의 재활을 담당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군을 전역하고 2005년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들의 의무 트레이너를 맡았습니다. 2006년에는 탁구 대표팀 소속으로 도하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그때 유승민 선수를 담당했었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서 성시백, 박승희 선수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포티움 창업하게 된 계기는.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트레이닝을 담당하다 보니 부상을 예방하고 안정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근육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고 다리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피트니스복의 필요성을 느꼈고, 제품 개발에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늘 메모했어요. 2013년 고려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고대 기술지주회사가 창업 경진대회를 열었고, 종아리 근육을 잡아주고 안정성을 높여주는 보조 압박대 아이디어로 입상했습니다. 근육의 라인을 따라 테이핑 처리가 되어있어 사용자가 운동할 때 근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제품이었습니다. 이후 고대 기술지주회사의 지원을 받아 시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고, 경영 컨설팅을 받아 창업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포티움 제공
포티움 엄성흠 대표

-피트니스 의류 제작에 필요한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창업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이후 창업하기 전까지 1년 2개월 정도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각종 의류학회를 찾아다니며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피트니스복을 디자인해야 근육이 피로를 덜 느끼고 기능이 향상되는지,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소재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스포츠의학 뿐 아니라 의류학과 교수들님들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많은데 이들과 비교했을 때 포티움 제품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저희는 스포츠 과학 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기능성에 더 집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디자인에 집중해 보다 대중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선보인 제품도 일반적인 운동복이 아닌 종아리 근육 기능을 보조해주는 압박대였습니다. 다리 근육에 관련된 연구 데이터들이 많이 쌓이다보니 스케이트나 태권도 등 다리를 많이 쓰는 선수들의 훈련복을 주로 개발해왔습니다. 운동 중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고, 붓기를 완화시켜주고,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저희 제품이 다른 브랜드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창업 직후인 2014년부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혼모들에게 골반 자세 안정화를 위한 산후조리 용품(타이즈)을 후원했습니다. 2017년에는 서울시장애인협회와 함께 장애인 체육대회를 주최하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분들의 보행 기능을 향상시키는 트레이닝복 개발했습니다. 작년에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훈련복을 제공했습니다. 저희가 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시작한 회사이다보니 우리가 가진 것을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취약 계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저희 제품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출처: 포티움 제공
2017년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들과(왼쪽에서 네번째가 엄성흠 대표)

 -사업 운영을 해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저희가 창업 후 바로 대중적인 상품을 출시한 게 아니라 연구 기업으로 시작하다보니 자금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창업 3~5년 차를 뜻하는 ‘데스밸리’를 돌파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연구 성과를 내고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이 빠른 시간안에 뚝딱 이뤄지는게 아니니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를 잘 버티니까 또 다른 투자 제안과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아이디벤쳐스, A.I.엔젤클럽, 고려대 개인투자조합, 제피러스랩,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8억10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투자금, 연구비 지원을 받기 전까지 버텨내는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목표점까지 잘 순항할 수 있도록 키를 잡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실수와 리스크를 줄이는 게 중요하고,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도전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더라도 전문가들에게 언제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합니다. 또 리더는 자기 건강관리를 잘해야합니다. 사업이라는게 늘 순항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밤을 새워가며 일에 몰두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리더가 버텨내려면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포티움 제공
포티움은 장애인 보행 기능 향상을 위한 피트니스 의류도 제작하고 있다.

-포티움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통해 행복을 느끼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피트니스 제품 판매만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할 계획입니다. 바르게 걷는 법, 올바른 운동법 등을 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과 즐거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세미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비를 해야하는 시점입니다. 포티움이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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