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벌고, 잘 나간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

조회수 2020. 9. 24.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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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퇴사할 때, 내가 했던 큰 착각은요.." 과거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하는 말

“1년 전 찍었던 영상을 보니 정말 아기였네요. 퇴사 직후 호기롭던 모습이 참 맑았다고 느껴져요.”


유튜버 선민(@sunmin)은 일상·여행·혼술 등의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다. 2019년 9월 기준 구독자는 30만명이다. 스타트업을 다니다 3년 전 퇴사했는데 직장에 다니던 때보다 수익이 더 잘 난다고 한다. 그때그때 다르지만, 월급의 4배 이상 광고 수입이 들어올 때도 있다. 


지금은 잘나가는 유튜버지만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로 활동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유튜브로 매달 100만원 이상의 고정 수익을 벌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반. 그 기간 좌절도 많이 겪었다. 수입이 불안정하고 앞날이 불투명할 때는 퇴사 직후 각오를 기록한 영상을 보며 자신의 상황을 냉소하는 영상을 찍었다. ‘1년 전 퇴사할 때, 내가 했던 착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 수 40만회를 기록했다.

출처: 유튜버 선민(@sunmin) 캡처
유튜버 선민(@sunmin)의 퇴사 전과 후의 감정을 밝히는 비교영상.

“퇴사 후 꿈에 젖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제가 이런 말을 했는지도 까먹고 살았어요.”


선민처럼 ‘과거’에 남겼던 기록은 ‘현재’에 새로운 이야깃거리이자 도전과제다. 이런 콘텐츠를 통상 ‘미러전’이라 부른다. 미러전이란 원래 게임 용어다. 양측이 똑같은 조건으로 대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자기 자신과 먹방 대결·인터뷰·댄스배틀 등 소재도 다양하다.


◇먹방 유튜버 ”1년 전 나만큼 먹을 수 있을까”


구독자 190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슈기. 과거의 자신과 먹방 대결을 펼치는 영상이 화제다. 먹방 미러전은 음식의 종류와 양을 똑같이 하는 게 조건이다. 교촌 살살치킨을 먹는 슈기의 ‘4년 전의 나 자신과 먹방’은 조회수 96만회를 기록했다. ‘2015년 vs 2017년 엽기떡볶이 미러전 먹방’은 84만명이 봤다. 과거 영상은 역사적 기록도 된다. 떡볶이 가격은 2년 만에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올랐다.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각진 것에서 동그란 모양으로 바뀌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 지난 8월 업로드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 방송 미러전’도 방송에 서툴렀던 초보 유튜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영상이다. 쯔양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느낌으로 옷도 똑같이 준비하고 바지도 똑같이 준비했습니다”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첫 방송에서 시청자가 한 명도 없다가 3명으로 늘어나자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월 6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쯔양은 과거의 자신을 보면서 “저렇게 반응해야 하나?”라고 당황했다. “첫 방송 때보다 3kg이 쪘다”면서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빨리 먹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쯔양(@tzuyang) 유튜브 캡처
먹방 BJ 쯔양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방송 미러전'.

MBN 이소진 PD는 “최근 시청자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고 스스로 리액션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관심을 둔다는 뜻이다. 이 PD는 “영상 속 주인공이 과거 영상을 보면서 그때와 현재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소감을 밝히는 걸 보면서 시청자들은 유튜버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관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드라마·예능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 ‘나와의 격돌’


과거의 자신과 대결을 펼친다는 콘텐츠는 전통 미디어인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2011년 SBS 인기 사극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7회에는 성인이 된 세종(한석규)과 젊은 이도(송중기)가 충돌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인 세종은 환영처럼 나타난 젊은 이도에게 혼란스러움을 토로했다. 한석규는 "네놈의 한심하고 잘난 결심이 이렇게 만든 거나.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죽였다. 내가 아니라 너다”라고 송중기에게 분노를 표했다. 그러자 젊은 세종을 연기한 송중기는 “그것밖에 안 되니 이도인게지”라고 냉소했다.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열연으로 세종의 혼란스러운 내면 갈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평을 남겼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나 vs 나’라는 특집을 2013년 2월 방영했다. 멤버들의 건강검진 결과를 비교하며 1년간의 신체 변화를 보여줬다. 이들은 체육관을 찾아 1분 안에 몇 개의 윗몸일으키기를 할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이 밖에도 제자리멀리뛰기·100m 달리기·턱걸이 등을 동일한 조건에서 심사했다. 1년 전의 결과와 1년 후의 결과표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김태호 PD가 평소 ‘무한도전의 경쟁상대는 무한도전’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어제의 내가 세웠던 기록을 깨기 위해 매일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무한도전 정신이라는 의미다.

출처: MBC 캡처
2013년 방영된 MBC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나vs나' 편.

◇슈퍼스타가 되기 전과 후···5400만뷰 기록한 싱어송라이터의 인터뷰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몰고 있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2016년부터 음악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 나며 주목받았다. 정식 데뷔 전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 ‘Ocean Eyes’는 사운드클라우드(아티스트가 자유롭게 창작물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였다. 올해 발매한 ‘Bad Guy’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어둡고 음울한 가사 내용에 10대 팬들이 열광했다. 해외 연예 온라인매체 컴페어리스트(Comparilist)는 올해 빌리가 약 600만달러(71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빌리 아일리시의 인터뷰도 화제다. 2018년 11월 베니티 페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같은 인터뷰, 1년 후(Billie Eilish: Same Interview, One Year Apart)’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5400만뷰를 기록했다. 베니티페어는 미국의 연예 정보 패션 월간지다. 2017년의 빌리 아일리시와 2018년의 그녀를 같은 질문으로 인터뷰했다. 빌리는 이 1년을 기점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며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18살의 나이에 인기 싱어송라이터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녀지만 인기를 끌고 난 뒤에 더 우울해진 모습이었다.

출처: 베니티페어(@Vanity Fair) 유튜브 캡처
1년을 기점으로 슈퍼스타가 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빌리 아일리시의 인터뷰.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2017년의 빌리는 “누구나 죽을거고 아무도 널 기억하지 못할 거야.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고 답했다. 2018년의 빌리는 과거의 자신을 보면서 “쟤 뭐래. 잘못했어요”라고 냉소했다. ‘1년 후 나 자신에게 충고해준다면’이라는 질문엔 2017년의 답변은 “너무 슬퍼하지 마. 그건 시간 낭비야”였다. 그 충고를 들은 2018년의 빌리는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1년 만에 행복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스트레스가 크다’, ‘2019년에도 같은 영상을 찍어달라’는 댓글을 달았다.


SBS 김인강 드라마작가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창작물의 오랜 소재”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1인크리에이터의 경우 이 점을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꼭 상업적 용도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는 용도로 과거의 내가 남겼던 기록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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