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카톡' 불날 일 없어요, 전국 학교 접수한 신개념 SNS

조회수 2020. 9. 24.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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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대만도 학교 다니면 너나없이 쓰는 이것

한국의 학생이나 교사라면 90%가 쓰는 앱이 있다. 대만 학교의 35%가 이 앱을 쓴다고 한다. 5년여 초등학교 교사로 있던 사람이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직접 해결하려고 만든 앱이다. 분필을 내려놓고 앱 개발에 나선 이는 ‘클래스팅’의 조현구(35) 대표. 아이들 각각의 개성과 학습 능력이 다른 데도 획일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답답한 현실을 깨고 싶어 창업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클래스팅 제공
클래스팅 조현구 대표.

-자기소개를 해달라.


“클래스팅 대표 조현구다. 클래스팅은 교사, 학생, 학부모가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돕는 교육 소셜 플랫폼이다. 알림장, 가정통신문, 급식, 성적 등 수업 및 학습관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창업 계기가 궁금하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 동방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겪었다. 한 명의 교사가 30여 명의 학생을 맡아야 한다. 잘 가르치고 싶었지만 혼자서 30명을 관리하기 힘들었다. 어떤 학생은 다운증후군이었고, 어떤 학생은 학업 능력이 뛰어났다. 개개인을 맞추기 어려웠다. 수업 진도 나가기만 급급했다.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 미래에 꼭 필요한 지식인가 의문도 들었다.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기술로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2010년 서울교육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모바일 학급 커뮤니티 서비스를 떠올렸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에 있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교육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2013년 교직을 그만두고 클래스팅을 만들었다.”

출처: 클래스팅 제공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시절 조현구 대표.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주변에서 다 말렸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용자는 얼마나 되나.


“현재 가입자 수는 약 515만명이다. 교사 21만명, 학부모 240만명, 학생 26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초·중·고, 대학교까지 포함하면 총 33만4000개가 넘는 학급에서 사용 중이다. 클래스팅을 이용하고 있는 초등학교는 5632개(전체 92.87%)다. 중학교 2406개(전체 74.8%), 고등학교 1376개(58.3%) 대학교 230개(전체 56%)에서 쓰고 있다.”

출처: 클래스팅 제공
클래스팅 AI 서비스 모습.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궁금하다. 


“클래스팅 클래스, 스쿨, AI, 애드, 에듀스토어로 나뉜다.


클래스팅 클래스는 학급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다. 선생님이 클래스팅에 반을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에게 초대 코드를 전송하면 가입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 또 학생의 결석이나 지각 등 출결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클래스팅 스쿨은 학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교가 학부모, 학생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폭설이나 태풍으로 인해 휴교 소식을 알릴 때 이용한다. 또 수학여행 참석 여부나 원하는 방과 후 활동 과목을 조사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가정통신문은 회수하고 통계 내는 게 어렵고 복잡하다. 종이도 많이 소비한다. 모바일 전자서명을 통해 간소화시켰다. 실시간으로 자동 통계 된다.  


수익 모델로는 세 가지가 있다. 학교에 판매하고 있는 상품인 클래스팅 AI, 학부모를 타깃으로 광고하는 클래스팅 애드, 교육 관련 체험이나 도구를 판매하는 클래스팅 에듀스토어다.


클래스팅 AI는 학생을 위한 학습 관련 AI 서비스다. 학교가 라이선스를 구매해 학생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학생은 자신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단계별로 공부할 수 있다. 영상 강의, 참고서, 문제 등 12만여개의 교육 콘텐츠가 있다. 학생이 과제를 내는 즉시 학습 성취도와 정답률이 나와 교과 및 영역별 학습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오답 노트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약 100개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라이선스를 구매해 이용중이다.


클래스팅 애드는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맞춤식 교육 광고 서비스다. 자녀의 학년, 지역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자녀 교육 정보만 제공한다. 제안 받은 광고를 다 허용하면 매출은 크게 늘겠지만 앱 특성을 고려해 교육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광고는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교육부나 서울시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정책에 대해 광고, EBS나 대교 등 교육 관련 기업의 광고가 나간다. 경시대회나 자녀들이 보면 좋을 만한 전시회 정보 등이 담긴다.


클래스팅 에듀스토어에서는 체험활동 관련 도구, 도서, 문구 등 교육과 관련된 체험을 할 수 있는 상품들을 판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교사의 입소문으로 퍼진 서비스다. 예를 들어 선생님 1명이 사용하면 학생 30명과 학부모 30명이 쓴다. 선생님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다. 선생님은 학생의 학습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선생님이 학생, 학부모와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개인번호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교사의 사생활을 지켜준다. 카카오톡이나 개인 SNS 등이 드러날 위험이 없다. 수업 외적인 부분까지 관리해주기 때문에 업무를 줄여준다는 평이 많다. 선생님이 수업에 더 집중하기를 바랐다.


학생들은 반 친구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사이버 윤리도 자연스럽게 배운다. 선생님과 함께 쓰기 앱이기 때문에 SNS 예절을 체득한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보통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궁금해한다. 자녀의 사진, 영상 등을 보며 학교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또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기 때문에 자녀와 대화 시간도 늘어난다.”

출처: 클래스팅 제공
클래스팅 스쿨 서비스 모습.

-해외 반응은 어떤가? 


“외국에서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비스가 현지화되기 편한 플랫폼 형태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15개 언어로 출시한 상태다. 반응이 좋은 국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대만의 초·중·고등학교 전체의 35%가 클래스팅을 이용하고 있다.”


-매출이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매년 200% 성장하고 있다. 2016년부터 수익 모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작년 대비 2배 이상 수익이 발생했다. 직원도 2017년보다 2배 늘었다. 현재 50명 정도다.


초반에는 무료 서비스에 광고도 없어 매출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플랫폼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투자를 많이 받았다. 2013년 6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로부터 10억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서 30억원을 투자받아 운영했다. 2018년 9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미슬토로부터 41억원을 투자받았다. 미슬토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동생인 손태장 회장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이다. 현재까지 총 140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3년 10월 한국을 방문한 구글의 CEO 에릭 슈밋이 클래스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 10월 30일 자 조선일보 특별기고에서 "한국식 교수법을 수출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 수출과 버금가는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썼다. 이어 "실제로 '클래스팅'이라는 한국 기업은 교사·학생·부모 사이의 유대감을 키우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쉽지 않겠지만 클래스팅을 통해 입시 제도를 바꾸고 싶다. 입시 제도를 바꿔야 학교 수업 현장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이 오직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학교 수업 문화를 만들고 싶다.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학교에서 했으면 한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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