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cm 키 덕에 '제2의 전지현'이라 불리는 99년생입니다

조회수 2020. 9. 24.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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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빛깔 무지개
위키미키 김도연

“아기 때부터 친구로 함께 자란 지오가 아이돌로 데뷔한 뒤 현영은 외로움에 휩싸인다. 방학을 맞아 미국에 있는 이모할머니 댁에 가지만, 거기서도 지오 생각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현영에게 이모할머니는 ‘이모할머니도 열여섯 살일 때가 있었는걸. 네 눈만 보아도 안단다. 우리 아기 마음을 슬프게 한 녀석이 누군지 궁금하구나’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지난 5월 EBS 라디오 〈아이돌이 만난 문학〉에서 위키미키의 김도연이 읽은 배미주 작가의 소설 《림 로드》의 일부다. 아이돌 낭독 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도연은 “처음으로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에 지오가 들어서고 있었다”는 구절을 읽다가,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 심장이 아렸다”고 했다.


사실 김도연의 이야기는 《림 로드》의 지오에 가깝다. 강원도 원주에서 싱그러운 바람과 푸른 하늘을 보며 쾌활하게 자란 그는 원주여중 응원단 활동을 하면서 치어리딩을 배웠다. 치어리딩을 연습하고 집에 돌아오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캐스팅이 됐다. “처음으로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에 발을 디딘 날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장기자랑에 나가거나 학예회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막연하게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은 있었지만, 오디션을 보러 서울에 갈 정도로 행동력이 있었던 것 같진 않아요.(웃음) 그러다 정말 우연히 캐스팅이 됐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갖게 됐어요.”


외모는 전지현, 행동은 남초딩

1999년생인 김도연은 2016년 열여덟의 나이에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다. 판타지오 소속 연습생으로 등장한 그는 173cm의 키 덕에 ‘프로듀스 101의 전지현’이라 불리며 주목을 끌었다. 최종 순위 8위에 오르며 ‘아이오아이’ 멤버가 된 그는 열 명의 멤버와 함께 2016, 2017년 신인상을 휩쓸며 “너무너무너무” 눈부신 시간을 보냈다.


아이오아이의 프로젝트 활동 기간이 끝나고, 김도연은 최유정과 함께 2017년 8월 8일 여덟 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 위키미키로 데뷔했다. 아이오아이 시절부터 함께한 두 사람의 케미는 위키미키에서도 초기 팬덤을 이끌 정도로 강력했다. 최장신인 김도연과 최단신인 최유정의 우정은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기도 했는데, 친한 멤버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털털하면서도 장난기 많은 김도연의 평소 모습은 ‘남자 초딩’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반전의 묘가 있었다.


“〈프로듀스 101〉 시절을 생각하면 즐거운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았어요. 이 모든 게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다 소중하죠. 아이오아이 활동은 아마 평생 기억하지 않을까 싶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흐릿해져서 아쉬울 정도로요. 위키미키 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라 앞으로도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고요.”


지난 8월 10일, 위키미키는 데뷔 2주년 기념 팬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위키미키는 데뷔곡 ‘I don’t like your girl friend’부터 신곡 ‘티키타카’까지 선보였다.


“노래하면서 한 분 한 분 눈을 마주치는데 팬들이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패션에서 뷰티, 연기까지 도전


김도연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패션이다. 2016년 연말, 글로벌 패션지 《보그》는 ‘2017년을 이끌 10대 패셔니스타 8명’으로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김도연을 선정했다. 그와 함께 선정된 인물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딸인 샤샤 오바마,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 등이다. 《보그》는 “김도연에게는 영화배우처럼 스타일리시한 모습과 이미지에 어울리는 패션 감각이 있다”며 “무대에서는 주로 스쿨룩이나 파스텔 계열 의상을 입지만 공항 패션에서는 그만의 세련되고 뛰어난 스타일이 드러난다”고 평했다.


“아직은 제가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리는지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의 감각은 업계에서도 인정받아 2017년에는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에 최연소 뷰티 커버 모델이 되기도 했다. 당시 단독 커버 모델이 된 설렘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정답이 될 순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유니크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팬들은 오히려 완벽한 미인이 아니라서 저를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말이다.


실제로 김도연의 사복 패션이나 공항 패션은 늘 화제가 된다. 걸그룹 중 패션 감각이 좋은 멤버를 꼽는 앙케트에도 김도연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평소 그는 데님 팬츠에 모노톤의 셔츠, 점퍼, 코트 등을 즐겨 입는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꾸안꾸’ 스타일로 관심을 모은다. 무대에서의 사랑스럽고 화려한 모습과 대조된다.


“화보를 찍을 때나 모델로 설 때는 너무 재미있어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굉장히 흥미롭고요.”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연기에도 도전했다.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카메오로 등장한 그는 극 중 인기 걸그룹 멤버이자 배우인 도연 역을 맡았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관객을 모은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작이다. 여기에 〈극한직업〉에 출연했던 배우 공명이 드라마에 PPL을 넣어야 하는 마케팅 회사의 신입 재훈 역을 맡았는데, 김도연은 재훈을 쩔쩔매게 만드는 스타로 나왔다. 제작진은 “김도연이 짧은 분량에도 흔쾌히 응해주고, 유쾌하게 촬영해줬다”며 “공명과도 찰떡같은 호흡으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연기도 하고 싶은 분야였어요. 하지만 아직 부족한 모습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망설였는데, 이렇게 두려워만 해서는 아무 발전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부터는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준비해보려고요.”


나만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막상 김도연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은 ‘루시아’로 활동 중인 심규선의 음악이다.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음악이라 큰 힘이 된다고. 팬으로서 음악 작업 중인 심규선을 방문해 손편지와 선물을 건네는 모습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영심이’ 가면을 쓰고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김도연은 차분한 음색으로 윤하의 ‘비밀번호 486’과 태연의 ‘I’m OK’를 부르기도 했다. “아이오아이와 위키미키 모두 멤버 수가 많다 보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나만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김도연은 “노래를 너무 못하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김도연의 노래를 들은 뮤지션 김현철은 “가수가 모델과 같은 외모를 갖고 있는 게, 외모 때문에 음악적 재능이 가려져 약점이 되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배미주 작가가 쓰고 김도연이 읽은 《림 로드》의 ‘림 로드’는 구불구불 벼랑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어미 사슴과 아기 사슴이 비가 내리면 그대로 비를 맞고, 쉬고, 잠을 자는 길이다. 내리는 비를 피하지 않고 맞아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저 무대에 서는 게 좋아 장기자랑에 나가고 치어리더가 됐던 한 소녀는 대국민 오디션을 거쳐 국민 걸그룹이 됐다. 이제는 ‘오디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다방면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이오아이도, 위키미키도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소중한 자산이지만 이제는 매번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을 앞두고, 이들의 걸음이 데뷔 때만큼이나 긴장되는 이유다. 그룹으로나, 개인으로나 김도연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 톱클래스 유슬기
사진제공 판타지오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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