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남편 여동생에게 '아기씨'라고 불렀더니..

조회수 2020. 9. 24. 16: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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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서방님, 남편의 남동생도 서방님?
사촌 형의 아들은 뭐라 부르지?
가족 간 어려운 호칭 정리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기도 하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어색한 시간을 풀기 위해 말을 건네려 하지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 같이 모이는 자리마다 헷갈리고 어려운 가족 간 호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여성가족부 제공

◇사촌 형의 아들은 어떻게 부를까


호칭을 정확히 알려면 촌수를 따질 줄 알아야 합니다. 촌수는 친족 간 멀고 가까움을 나타내기 위한 숫자로 해당 촌수에 맞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호칭이라고 할 수 있겠죠. 친족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A씨는 삼십 대 후반으로 아직 미혼입니다. 이때 사촌 형의 아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사촌 형은 호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A씨와 4촌 관계입니다. 4촌의 자녀기 때문에 A씨와 사촌 형의 아들은 5촌이죠. 자신과 5촌 관계에 있는 남성은 종질(從姪)로 조카 혹은 사촌 조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사촌 조카에게 A씨는 당숙 혹은 종숙이고 당숙, 종숙, 오촌 아저씨 등으로 부릅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가족 호칭 표

◇결혼하면 더 헷갈리는 호칭


결혼을 하면 챙겨야 하는 가족이 많아지는 만큼 호칭도 더욱 헷갈립니다. 기본적으로 배우자 가족의 호칭은 배우자를 기준으로 합니다. 아내보다 항렬이 높은 가족은 나이 상관없이 높여 부르고 남편 가족은 항렬 상관없이 높이는 것이 전통이라고 합니다.


아내의 언니는 처형, 언니의 남편은 형님(연하일 땐 동서)이라고 부릅니다. 여동생은 처제, 여동생의 남편은 동서 혹은 'ㅇ서방'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아내의 오빠는 형님(연하일 땐 처남), 아내의 오빠의 아내는 아주머니라고 부릅니다. 남동생은 처남 혹은 이름을 부르고 남동생 아내에겐 처남 댁이라고 하죠.


남편의 누나는 형님, 누나의 남편은 아주버님 혹은 서방님이라고 합니다. 남편의 여동생은 아기씨 혹은 아가씨, 남편 여동생의 남편은 서방님이라고 부르죠.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 남편 형의 아내는 형님이라고 합니다. 남동생이 미혼일 경우 도련님이라고 하고 기혼일 경우에는 서방님이라고 합니다. 남동생의 아내에게는 동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아내 고모의 아들 즉 아내의 사촌 오빠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남편과 아내의 사촌 오빠는 처남과 매제 관계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지칭하거나 처남이라고 하지만 직접 부를 때는 손윗사람이기 때문에 처형 혹은 형님이라고 해야 합니다. 또 편의상 사촌 오빠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릴 때는 처남, 많을 때는 처형·형님으로 부릅니다. 

출처: 여성가족부 제공
여성가족부에서 제안한 호칭

◇'~씨'로 통일 제안


결혼 2년 차 B(27·여)씨는 남편의 남동생에게 서방님이라고 불러야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결혼 전에는 도련님이라고 불렀지만 결혼 후 서방님으로 불러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듣고 고치려 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죠. 대부분 서방님을 남편 부르는 말로 쓰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몇 년 전부터 이런 불편한 가족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기도 하지만 호칭자체가 평등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월28일부터 2월22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온라인 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생각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3만 8564명이 참여한 결과 96.8%가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아가씨라고 높여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 혹은 처제로 낮춰 부르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가부는 가족 호칭 토론회, 호칭 개선안 공모를 통해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아내의 부모를 장모님·장인어른, 남편의 부모를 시아버지·시어머니라고 부르는 대신 '아버님' 혹은 '아버지'와 '어머님' 혹은 '어머니'로 통일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배우자의 형제나 자매를 부를 땐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나 언니 등으로 하고, 어리면 이름에 '~씨'를 붙이자고 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예전부터 써온 호칭을 성차별이라고 규정하면서 바꾸려는 게 전통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것이죠.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족 호칭에 대해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것은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부가 언어 사용을 강제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성 불평등한 단어에 대해 대안 등을 제시하고 공론화 과정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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