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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나오는 그 멜로디, 화공과 출신 제가 만들었어요"

조회수 2020. 9. 24. 17: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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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보이스톡 연결음 제가 편곡했어요" 공대출신 피아노 유튜버
화학공학과 출신 피아노 유튜버
카톡 보이스톡 피아노버전 연결음 편곡
무대 위에서 계속 피아노 연주 하고파

지난 8월 국민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은 7년 만에 보이스톡 연결음을 업데이트 했다. 하나였던 기본 버전에서 새롭게 피아노 버전이 생긴 것이다. 피아노 버전 편곡자는 피아노 치는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 전문적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 없다는 그는 숭실대 공대를 나와 현재 피아노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유튜브 ‘피아노 치는 이정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환(29)씨를 만났다.

출처: 이정환 제공
피아노 유튜버 이정환.

◇ 치고 싶은 곡으로 피아노 독학해


- 자기소개를 해달라.


“ ‘피아노 치는 이정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피아노 유튜버 이정환이다.”


- 자신을 피아니스트(pianist)가 아닌 피아노 연주자(piano player)라고 소개하더라. 이유가 있나.


“세상에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많다. 나는 비전공자기에 연습량으로나 기량적으로 전공자들을 따라가기 힘들다 생각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을 지칭하는 ‘피아니스트’라는 단어보단 피아노 연주자가 더 맞다 생각했다. 피아니스트는 정식으로 피아노를 전공한 전문가라 생각한다. 피아노 연주자는 영어로 piano player기 때문에 피아노를 갖고 논다는 ‘play’ 의미를 더 강조할 수 있다. 그래서 피아니스트보다 피아노 연주자가 더 맞는 단어라 생각했다.”


- 피아노를 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계기라기 보단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어머니가 음악을 좋아해 음악을 듣고 자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꿈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생각했다. 피아노는 9살 때부터 쳤다. 반 년 정도 학원을 다녔는데 클래식엔 별로 흥미가 없어 일찍 그만뒀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관현악부를 들어가 다시 피아노를 쳤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독학으로 치고 있다. 9살 때 학원을 반 년 다닌 걸 제외하곤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 어떻게 독학했나.


“독학이라 하면 뭔가 학문적인 의미가 들어간 것 같은데 사실 별 거 없다. 치고 싶은 곡을 가져다 치는 거다. 악보가 없는 곡은 내가 직접 청음을 해서 음을 딴다. 그걸 반복했다.”


- 청음에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비법이라고 하기 어렵다. 10년 동안 계속하다보니 소리를 듣고 음을 찾는데 익숙하다. 처음엔 어떤 곡을 듣고 치고 싶었는데 시중에 나온 악보가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럴 바엔 내가 직접 듣고 악보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노래를 한 음 한 음 쪼개서 들었다. 느리게도 듣고 몇 번씩 반복해서 들으면서 원곡과 비슷한 음을 찾았다. 이걸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짧아지고 나중엔 한두번만 들어도 비슷하게 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나에겐 연습이라기 보다는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 내가 듣고 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 하루에 피아노를 얼마나 치나.


“들쭉날쭉하다. 일주일에 하루 칠 때도 있고 하루에 1~2시간씩 칠 때도 있다. 최근에는 연습량을 늘렸다. 하루에 5~6시간 정도 치고 있다. 10시간까지 끌어 올려보려고 한다.” 


◇ 이제는 구독자 30만 유튜버로

이정환 인스타그램 캡처

- 피아노로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


“피아노를 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나를 알려야겠다 생각했다. 유튜브가 나를 알리기 위해 가장 좋은 플랫폼 같았다. 내가 하는 만큼 알릴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건 2013년도 말, 2014년도 초 그쯤이다.”


-피아노와는 거리가 먼 화학공학과 출신이던데.


“숭실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지만 원래 피아노 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 그러나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플랜B는 있어야 한다 생각해 공대에 진학했다. 피아노로 성공했을 때 공대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더 독특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더라도 미칠 때까지 하라고. 뭘 하든 간에 거기에 미칠 때까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부모님은 내가 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열심히 하는지를 봤지 뭘 하려는지에 대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서 반대는 없었다. 오히려 슬럼프가 와서 피아노를 안 치고 그럴 때 더 뭐라고 하셨던 것 같다.”


-유튜브 콘텐츠들을 설명해달라.


“기존에 있던 곡을 나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콘텐츠다. 자작곡 콘텐츠도 있지만 자작곡으로 나를 알리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유명한 곡들을 내 스타일로 편곡해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나중에 자작곡 비중을 높일 생각이다. 버스킹 영상을 찍은 콘텐츠들도 있다.”

출처: '피아노 치는 이정환' 유튜브 채널 캡처
편곡과 자작곡 콘텐츠들.

- 곡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서 받나. 자작곡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갑자기 떠오르는 게 대부분이다. 가끔씩 잘 때 누우면 별의별 멜로디들이 떠오른다. 혹은 이런 소재로 써봐야겠다 해서 소재를 먼저 정하고 멜로디를 나중에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자작곡 같은 경우는 메인 멜로디가 떠오르면 그 부분을 먼저 다듬는다. 거기가 킬링파트기 때문이다. 후에 인트로나 결말 그리고 브릿지(도입부와 후렴구의 중간 부분)를 짜고 반주를 어떤 분위기로 갈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그렇게 하면 곡 하나가 완성된다.”


- 수입은 어디서 얻나. 얼마나 되는지.


“들쭉날쭉하다. 유튜브가 잘 되면 유튜브가 주 수입, 공연이 잘 들어오면 공연이 주 수입이다. 얼마라고 딱 말하긴 힘들다. 천차만별이다.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벌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번다.


◇ 보이스톡 연결음 피아노ver 주인공

출처: 카카오톡 캡처
새로 생긴 보이스톡 연결음.

- 최근 카카오와 보이스톡 연결음 콜라보를 했다.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나.


“유튜버다 보니 라이브 방송을 한다. 개인 방송을 하면 시청자들이 어떤 곡을 쳐달라 요청할 때도 있다. 2018년 1월 방송 중에 카카오 보이스톡 연결음을 쳐달라는 분이 있었다. 즉석에서 음을 듣고 따라 쳤는데 그 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연락 안하고 뭐하냐는 등 구독자들이 난리가 났다. 그런데 1년 뒤 정말 연락이 왔다. 카카오톡에서 보이스톡 연결음을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콜라보를 했다. 곡을 직접 편곡해서 드렸다.”

출처: '피아노 치는 이정환' 유튜브 채널 캡처
조회수 100만을 기록한 해당 영상.
출처: 카카오 유튜브 채널 캡처
카카오톡과 콜라보한 이정환씨.

- 연락이 왔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처음엔 사기인줄 알았다. 유튜버 중에 보이스톡 연결음을 편곡한 다른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 왜 하필 나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구독자 수는 30만명이지만 카카오 측에서 연락왔을 때 구독자 수는 20만명이었다. 카카오톡과 같은 전 국민이 쓰는 어플리케이션 운영 회사에서 연락오기엔 스스로가 많이 부족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카카오측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어쨌든 신기하고 좋았다.”


- 편곡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짧은 순간 안에 클라이막스까지 다 담으려 했다. 보이스톡 연결음 자체가 짧은 시간이지 않은가. 짧은 곡 안에 기승전결을 다 담아내야겠다 생각했다. 또 듣자마자 감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본인만의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을 하고 싶을 때만 한다. 습관이라기 보다는 롱런하기 위한 노하우라 생각한다. 유튜브 콘텐츠가 잘 될 때 그때 콘텐츠를 더 만든다거나. 어쨌든 이 직업이 나에겐 1, 2년만 할 게 아닌 평생직업이다. 그래서 완급조절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유튜브도 계속 열심히만 달리다 보면 언젠간 지칠 것 같았다. 실제로 지치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콘텐츠가 잘 안 나오거나 안 될 때는 영상을 적게 올리거나 영상 업로드 간 텀을 두고 있다. 그렇게 스스로 완급조절을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싶다. 일단은 편곡을 아주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 또 연주자로서 세계를 다니면서 연주하고 싶다. 무대 위에서 연주하고 사람들의 호응이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는 게 즐겁다. 그래서 앞으로도 연주활동을 계속 할 것 같다.”


글 jobsN 장유하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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