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그만두고 노량진 컴백.."적자 털고 월 2억 찍었어요"

조회수 2020. 9. 24.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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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그만 두고 고시뷔페 차려 월 매출 2억..노량진 고시뷔페
노량진 고시뷔페 ‘골든볼9’
하루 평균 2000여명 방문
오픈한지 1년 반 만에 월매출 2억 달성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 일명 ‘고시촌’. 각종 학원과 고시원, 스터디룸, 독서실 등 수험생들을 위한 시설들이 가득하다. 수험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저렴한 가격의 밥집들도 많다. 그러나 노량진 상권 사정은 예전 같지 않다. 인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학원으로 강의 들으러 오는 사람 수가 줄었다. 가게들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2018년엔 노량진 고시촌을 대표하던 고시식당 2곳이 문을 닫았다.


이런 와중에 2018년 3월 1호점을 낸 뒤 근처에 2호점을 낸 고시뷔페가 있다. 한끼 식대는 5500원. 처음엔 적자였지만 지금은 월매출 2억원에 달한다. 노량진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해봤기에 수험생 마음을 잘 안다는 ‘골든볼9’ 유지훈(32) 대표를 만났다.

출처: 유지훈 대표 제공
골든볼9 유지훈 대표.

◇경찰 공무원에서 고시 뷔페를 열기까지


- 자기소개를 해달라.


“노량진에서 골든볼9 고시뷔페를 운영하고 있는 유지훈이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경찰공무원이었다. 경찰 공무원을 그만두고 골든볼9을 개업했다.”


- 골든볼9의 뜻이 무엇인가.


“특별한 그릇에 담은 9가지 섹션별 음식이라는 뜻이다.”


-개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노량진에서 수험생들이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해 끼니를 대충 때우며 공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도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고 간부 시험을 준비하면서 노량진에 있어 봤기에 남일 같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공부 할 때 공부 말고 다른 것들에 신경쓰기가 힘들다. 예민하기도 하고 사소한 것에 감정기복이 심하다. 공부를 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먹는 즐거움 말고 다른 즐거움을 찾기란 힘들다. 또 주어진 유일한 쉬는 시간이 밥 먹는 시간이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그 시간만큼이라도 수험생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맛있는 것 먹으면서 스트레스라도 해소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고시뷔페인 이유는.


“경찰 공무원 시험과 간부 시험 준비를 하면서 노량진에 꽤 오래 있었다. 노량진에 식당이 많지 않은가. 초기엔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뭘 먹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더라. 수험생 입장에선 밥을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일이다. 고시 뷔페의 장점은 메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편하게 가서 밥을 먹고 올 수 있다. 그래서 고시 뷔페를 열었다.”

출처: 골든볼9 제공
골든볼9 외관.

-혼자 개업한 게 아니라고.


“맞다. 현재 정상철 대표님과 공동 대표다. 경찰공무원 생활 후 간부 시험을 준비 하기 위해 노량진에 다시 왔을 때 정 대표님을 알게 됐다. 그때 정 대표님은 다른 음식점을 하고 계셨다. 나는 그 가게 손님이었다. 가게를 하다 보면 손님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정 대표님과 나는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정 대표님이 먼저 고시 식당을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고 했다. 얘기를 해보니 뜻이 잘 맞아 같이 골든볼9을 열게 됐다.”


- 원래부터 창업에 뜻이 있었나.


“원래부터 창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다. 경찰공무원 일이 마음에 안 들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 적성에 잘 맞았던 일이고 즐겁게 일을 했다.”


- 주변의 반대는 없었는지.


“부모님이 처음에 반대를 많이 하셨다. 반대하셨지만 이 일이 경찰 일을 포기할 만큼 가치있다고 생각했다. 수험생들의 메카 노량진에서 수많은 예비공무원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지친 수험생들에게 맛있는 밥을 통해 작은 위로라도 해줄 수 있다는 게 생각 이상으로 뿌듯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는 옛날처럼 밤 새는 일도 안하고 규칙적으로 일을 해 건강도 좋아졌음을 어필했다. 무엇보다 일하는 게 즐겁다고 몇 년만이라도 지켜봐달라 설득했다. 확고한 뜻이 있었기에 주변 분들과 부모님도 믿고 지켜봐주셨다.”


◇일반 뷔페 못지 않은 다양한 음식들

출처: 골든볼9 인스타그램 캡처
골든볼9은 메뉴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준다.

- 지점마다 메뉴가 다르고 삼시세끼 메뉴가 다르다 들었다. 메뉴를 누가 정하나.


“전체적인 메뉴 틀은 나와 정상철 대표님이 정한다. 구체적인 메뉴는 주방과 홀 직원이 회의를 통해 정한다. 주로 고객 반응을 살핀다. 어떤 메뉴가 인기가 많았고 어떤 메뉴가 별로였는지 알아본다. 그렇게 고객들의 반응을 메뉴에 반영한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소개해달라.


“기본적으로 메인 음식 여섯 가지가 나간다. 대표적인 메인 음식엔 보쌈, 삼겹살, 돼지갈비찜, 탕수육, 큐브 스테이크 등이 있다. 메인 음식은 매일 바뀐다. 과일도 무조건 나간다. 바나나, 방울토마토, 포도, 파인애플, 수박 등등 해서 점심 저녁별로 나간다. 베이커리도 있다. 2호점에 전문 제빵사가 따로 있다. 제빵사가 매일 아침 직접 빵을 만든다. 요일마다 빵 종류가 다르다. 라면도 종류별로 있다. 후식으로 팥빙수도 먹을 수 있다.”

출처: 골든볼9 제공
골든볼9의 음식들.

-메뉴 선정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질린다. 맛도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이 질리지 않도록 항상 다채로운 메뉴를 선사하고자 한다. 새로운 메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 초기 적자에서 유명 유튜버도 찾아오는 매장으로


골든볼9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게에 유명 유튜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가성비가 좋다”, “음식 퀄리티가 좋다”,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 “모든 음식이 맛있다” 등 가격과 음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유튜버의 ‘골든볼9’ 후기 영상은 조회수 11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루에 손님이 몇 명 정도 오는지?


“현재 골든볼9은 노량진에 1,2호점이 있다. 두 지점 모두 합쳐 하루에 2000명 정도 온다.”


-처음엔 적자였다던데. 지금 매출은 어떤가.


“처음에 오픈 했을 때 한 달 동안은 적자였다. 지금은 이익이 나지만 하루 매출로 보면 적자가 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훈제오리고기와 같은 비싼 메뉴를 할 때다. 그러나 하루만 장사하는 것이 아니다. 1~2주에 한번씩이라도 평소에 먹기 힘든 음식이 나오면 고객입장에선 기분 좋지 않겠는가. 이것이 손님들이 가게를 계속 찾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계속 찾아와줘야 가게도 계속 운영할 수 있다. 비싼 재료를 써도 선순환이 되는 거다. 손님들이 또 다른 손님들을 데리고 오기 때문이다. 현재 월 매출은 2억원 정도다. 1호점 2호점 합쳐서다.”

출처: 유튜브 엠브로 채널 캡처
먹방 유튜버 '엠브로'의 골든볼9 후기 영상.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유튜버들이 왔다. 기분이 어떤가.


“어떻게 알고 찾아와주셨는지 모르겠는데 찾아와주신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맛집으로 소문나 찾아와주신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음식 퀄리티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식당이 개인 방송에 나가면서 외국인 손님도 늘었다. 노량진 같은 경우는 수험생들이 대부분이라 외국에서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유튜버 영향인 것 같다.”


-노량진엔 다른 고시뷔페도 많다. 골든볼9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골든볼9은 일반적인 식당에 비해 식자재에 훨씬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결국 식자재가 음식 맛을 결정한다. 퀄리티 높은 음식은 고객의 만족으로 이어진다. 또 골든볼9은 식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매에 5500원이고 10매에 4만5000원이다. 식권은 호점과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 1호점과 2호점 메뉴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메뉴가 있는 곳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현재는 일산에 있는 지점까지 해서 총 3호점이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4호점도 내고 싶다. 골든볼9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


글 jobsN 장유하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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