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선택한 앱, 알고보니 BTS 공연 PD 작품이었다

조회수 2020. 9. 25.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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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콘서트 연출하던 PD가 만든 이벤트 플랫폼 스타트업
이벤트 앱 전문 개발 스타트업 ‘엑씽크’
웹, 앱 제작에 필요한 플랫폼 제공
2018년부터 총 540개 행사 도와

8월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기념해 ‘갤럭시 팬 파티’가 열렸다. 팬 파티 참가자들은 사전에 앱을 다운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앱 QR코드를 통해서만 행사장 입장이 가능했다. 퀴즈와 경품행사에 참여하려면 앱이 필수였다. 주최측은 행사장 스크린과 파티 앱에 퀴즈 문제를 내보냈다. 참가자들은 앱에서 답을 골랐다. 

출처: 엑씽크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 팬 파티'에서 사용한 엑씽크 앱.

이날 삼성전자는 ‘엑씽크’ 플랫폼을 이용했다. 엑씽크는 행사별로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엑씽크를 통해 누구나 쉽게 웹 사이트, 앱을 만들 수 있다. 개별적으로 앱, 웹을 제작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한 번 진행하는 행사를 위해 큰 돈을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 엑씽크는 그 지점을 파고 들었다. 행사에서 사용하는 기능들을 모아 웹과 앱을 제작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엑씽크 송보근(33) 대표는 BTS 데뷔 쇼케이스부터 3번째 콘서트까지 연출에 참여한 PD였다. 그는 많은 가수들의 콘서트를 연출하며 관객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행사가 아니라,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든 관객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겠다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엑씽크’가 탄생했다.


◇행사 정보만 입력하면 누구나 앱 만들 수 있어


-엑씽크는 어떤 기업인가.


“저희는 행사 주최자들이 행사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입니다. 웹 사이트나, 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어요. 관리자 페이지에서 단계별로 행사 정보를 넣는 방식입니다.”

출처: 엑씽크 제공
엑씽크 플랫폼에서 앱을 제작하는 과정.

-엑씽크를 설립한 계기는.


“저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공연 연출 PD로 일했어요. BTS, 2AM, 윤하 등 가수들의 국내 공연, 해외 투어 연출을 담당했는데요. 일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행사에 활용하고 싶었어요. 행사장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단발성 행사, 하루 진행하는 행사를 위해 앱을 만들기에는 비용,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실 행사에 필요한 기능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거든요. 공지, 일정, 리스트, 입장 관리 등 필요한 기능이 정해져 있는 편이에요. 행사 맞춤형 플랫폼을 만들면 많은 행사에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회학, 철학을 전공했는데 엑씽크 플랫폼 개발은 어떻게 했나.


“고려대학교 동기이자 개발자인 친구와 같이 개발을 시작했어요. 사업 몸집이 커지면서 다른 개발자들이 합류했습니다. 저도 코딩 공부를 계속했어요. 제가 원하는 플랫폼을 만들려면 개발자들과 계속 소통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코드 아카데미라는 외국 사이트에서 동영상 강의로 하루에 2~3시간씩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강의들을 들었어요. 자바스크립트는 웹페이지에 동적인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크립트 언어에요. 파이썬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C언어를 기반으로 한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인데요. 강의를 들으면서 코딩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 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엑씽크 제공
엑씽크 송보근 대표.

◇현장에서 앱 활용해 퀴즈를 진행할수도


-어떤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나.


“먼저 행사 전에 주최 측이 행사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요. 참가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행사 일정, 공지사항을 등록할 수도 있어요.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저희가 참가자 활동 데이터 모아 주최 측에 리포트를 드립니다. 참가자들이 어떤 메뉴를 많이 눌렀고, 누가 사진을 많이 올렸으며 참가들이 어떤 사진을 가장 많이 다운로드했는지 등을 리포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현장에서는 앱을 활용해 관객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데요.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모으는 스탬프 투어나 라이브 투표, 라이브 퀴즈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타임라인이라고 앱 안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 기능도 있어요. 관객들이 사진을 올리고, 서로 좋아요를 누르며 소통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경품 추첨 코드를 부여하고, 경품 추첨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엑씽크 제공
푸시 알람, 사진 업로드 기능.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웹 사이트나 앱에 모든 기능이 다 들어가지는 않아요. 주최자들이 행사 성격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넣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행사 공지사항, 일정, 연사 정보, 장소 안내 등은 기본적으로 모든 행사에 다 들어가고 있어요.”


-현재 사업 현황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플랫폼을 완성해 사업을 시작했어요. 현재까지 총 540개 행사에 저희 플랫폼을 제공했어요. 9월 방콕에서 열리는 ‘KCON 2019 THAILAND’도 저희 플랫폼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매출은 약 5억원입니다.” 


엑씽크는 한국어 외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까지 총 5개국어를 지원한다. 서비스 이용 가격은 행사 참가 인원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예상 참가 인원 1명 당 비용은 4000원이다. 기업 행사는 유형별 패키지가 따로 있다.


◇행사가 당일 하루로 끝나지 않도록 온라인 공간 활용하고파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아무래도 성공보다는 실패했던 행사가 기억에 남는데요. 2018년 3월에 진행한 4000명 정도 모이는 공연행사였습니다. 당시 주최 측에서 투표하는 기능을 사용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4000명이 몰리다 보니 통신망이 안 터지기 시작했어요. 통신이 안 되니 앱 구동도 불가능했죠. 다행히 관객들이 입장하면서부터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어요. 급하게 지러스라고 하는 초대형 와이파이 기계 2대를 구매해 문제를 해결했어요.


그 후로는 AP(Access Point)를 구매했습니다. AP는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무선공유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행사장에 AP를 가져가서 미리 설치하고 있습니다.”


-성공할 수 있었던 본인만의 비결이 있다면.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을 시작하고 2개월 후에 크로스핏을 시작했어요. 크로스핏을 하고 나서부터 정신, 소위 멘탈이 많이 강해졌어요.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운동을 하는 1시간 동안 회사 생각을 전혀 안 할 수 있어요. 온전히 저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에요. 평소에는 뭘 하든 회사 생각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짧은 시간이라도 뇌가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너무 힘든 운동이다 보니까 사업보다 운동이 더 어렵게 느껴져요. 운동 끝나면 ‘오늘 하루 제일 힘든 일 끝났다, 이제 운동보다 덜 힘든 회사일 하러 가야지’하고 생각해요.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엑씽크 제공
엑씽크 직원들.

-앞으로의 목표는.


“행사가 행사 당일 하루에서 끝나지 않도록 온라인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요. 행사는 공통의 주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한 공간에 모이는 거잖아요. 사실 이렇게 모이는 게 어려운 일인데 행사 시간, 공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많은 일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아요. 시작할 때 만나서 끝나면 흩어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온라인에서 행사 전부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서로 연락하고, 정보도 주고받고 할 수 있도록 행사 개념을 확장해나가고 싶어요.”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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