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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시루 버스와 지옥철 안 타도 되는 2조 회사입니다

조회수 2020. 9. 25. 11: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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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지옥철·지옥버스 안 타도 되는 2조짜리 회사
100% 재택근무하는 회사들
VR 사무실로 출근하는 곳도

'교통비 및 이동 시간 절약, 유연한 시간 활용.'


근로자가 재택근무 하면서 누리는 장점이다. 원하는 장소에서 일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또 길고 험난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경영자는 전국 혹은 전 세계의 숨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무 지역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 덕분에 세계 다양한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대부분 직원이 먼저 일정 기간을 원격으로 근무하겠다고 신청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100% 재택·원격 근무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회사들도 있다.

출처: 인비전 홈페이지 캡처
인비전 창업자 클라크 발버그(가운데)

◇기업 가치 2조1300억원 회사


8년 동안 사무실 없이 회사를 운영해 기업 가치 2조1300억원을 인정받은 회사가 있다. 바로 디자이너 협업 툴을 만드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인비전(InVision)이다. 디자이너와 개발자, 기획자 사이의 협업을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툴로 현재 많은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인비전 직원 800여명은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에서 일한다. 이들은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인비전은 2011년 클라크 발버그(Clark Valberg)가 창업했다. 설립 초기 발버그는 뉴욕 맨해튼에서 채용공고를 냈다. 그러나 당시 구글이 같은 장소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을 때라 기술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개발자 수요가 적은 캐나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서 동종업계 임금의 두 배를 주고 채용하기로 했다. 그래도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지출하는 금액보다 적었다. 직원 대부분이 노트북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UX디자이너였기 때문에 지리적 한계를 넘은 채용이 가능했다.


이렇게 사무실 없이 8년 동안 원격근무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 조직문화를 지키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처음부터 원격근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 면접에서 '원격근무 중 하고 싶은 것 10가지', '언제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은지' 등 자기주도적 인재를 뽑기 위한 질문을 한다. 두 번째는 라포(rapport·상호신뢰관계)형성이다. 원격근무기 때문에 서로 많은 의견을 나누도록 권한다. 세 번째는 스크럼 미팅(Scrum meeting)이다. 구두로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회의로 팀원은 매일 45분씩 화상미팅을 진행한다.


물리적 접촉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작년 2월에는 모든 직원이 모이는 워크숍을 열었다.


인비전 최고인사책임자 마크 프레인은 “몇 년간 함께 일하면서 서로 만난 적이 없었던 직원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울고 웃었다”고 말했다.

출처: 깃랩 홈페이지
깃랩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핸드북

◇사무실 없이 1121억원 투자받은 곳


개발자가 소스 코드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 깃랩(GitLab)도 사무실이 없다. 300여명의 직원은 45개국에 퍼져있다. 이들은 슬랙이나 비디오콜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에서 6년 동안 인재영입 부사장으로 일했던 바비 그레이버도 깃랩으로 이직했다. 당시 그는 “넷플릭스보다 더 매력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라면서 회사에 합류했다. 전 직원이 원격으로 근무하는데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에 맞는 조직문화를 운영하고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는 ‘The GitLab Handbook’이 있다. 1000페이지가 넘는 매뉴얼로 업무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적혀있다. 예를 들면 ‘오늘 아침, 오늘 밤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근무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슬랙 감사 채팅방을 통해 인사한다’ 등이다. 모르는 게 있을 때 옆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재택근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회사에서 직원끼리 잡담을 장려한다. 하루 30분 쉬는 시간에 직원과 1대1로 화상통화를 하는 가상 커피 휴식이 있다. 하루 30분 정해진 시간에 팀원들은 단체 화상채팅방에서 만나 업무와 상관없는 주제를 정해놓고 대화를 나는 ‘팀 콜(Team call)’도 있다. 영상은 녹화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참여하지 못한 팀원이나 다른 팀도 볼 수 있다. 또 매년 두 번 휴양지에서 전 직원이 모이기도 한다.


이러한 원격근무 환경과 조직 문화 덕분에 깃랩은 2018년 2분기에만 1만3000통의 지원서를 받기도 했다. 깃랩에 투자한 구글 벤처스 데이브 무니칠로는 “우리가 깃랩에서 배운 것은 원격근무에 열성적이고 소통과 투명성, 그리고 문서화에 대한 고집을 가진 리더를 가지고 있다면 성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Jason Kamel·Brad Andersohn 유튜브 캡처
이엑스피 부동산의 가상 사옥

◇가상공간으로 출·퇴근하는 부동산 회사


가상공간으로 출·퇴근하는 회사도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이엑스피 부동산(eXp Realty)’이다. 이엑스피 직원 1만2000여명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무실이 아닌 가상 공간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팀 회의, 세미나, 신입 사원 교육 등 모든 일을 가상 공간에서 진행한다. 직원이 회사 전용 소프트웨어 ‘이엑스피 월드’를 설치 후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온라인 가상공간 사무실이 생긴다. 그곳에서 자신의 아바타가 근무하는 셈이다.


이엑스피 부동산은 2009년 글렌 샌포드(Glenn Sanford)가 설립했다. 샌포드는 경기 침체기 당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가상 공간을 생각해냈다. 네트워크 형성, 공동 작업 등 단체활동이 많은 중개사를 고용하려면 넓은 사무실과 각종 부대시설이 필요했다. 기존 부동산 회사라면 큰 비용을 들였겠지만 샌포드는 이를 가상 공간으로 옮겨 사무실 임대, 유지·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없앴다.


또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출근할 수 있어 거리 제약을 받지 않고 채용을 할 수 있다. 경영진도 미국 전역에 흩어져있다. CEO는 워싱턴, COO는 애리조나주, CFO는 네바다주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엑스피 부동산 CTO 스콧 페트로니스(Scott Petronis)는 “부동산 회사는 직원들 네트워킹이나 공동 작업, 세미나 등을 위해 넓은 장소가 필요한데, 가상현실 기술 덕분에 이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격 근무의 업무 효율성은 회사 성과로 증명한다. 2018년 5월에는 시가 총액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기도 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3배 증가한 5억달러(약 6000억원)로 알려졌다. 스콧 페트로니스 CTO는 "물리적인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또 "앞으로 원격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회사는 가상 사무실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해당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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