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가족들 닭다리 하나씩 뜯으려면 20만원..이게 말이 됩니까?

조회수 2020. 9. 25. 15:4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바가지 요금 낼 바엔 해외 간다..호구 취급에 불만 급증하는 내국인 관광객

“돈 없으니 해외여행 가야죠. 별 수 있나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사진 하나. 국내 유명 계곡 근처 음식점 메뉴판이다. 이 메뉴판에는 2인 기준 닭백숙이 9만원대라고 나와있다. 4인 가족이 백숙을 먹으려면 20만원 정도 내야 한다. 게시물을 본 네티즌은 “성수기 한철 장사를 노린 바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8월 생계 유통가격은 950~1150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 최근 10년을 통틀어 올해 생닭 가격이 가장 낮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네이버 음식 블로거 제공
휴가철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내걸어 국내 관광객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음식점들.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더 선호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7월25일 발표한 ‘2018년 국민여행 조사’ 자료를 보면 작년 국내를 여행한 관광객은 평균 지출액으로 95만9000원을 지불했다. 반면 해외여행에는 119만5000원을 썼다. 23만6000원을 더 지불하고도 해외여행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국내여행에서는 78.4점을 준 반면, 반면 해외여행에는 79.7점을 줬다.


국내 여행에 불만을 갖는 가장 큰 이유로 ‘바가지요금’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해양수산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4년간 바가지요금 관련 민원이 327건에 달했다고 7월22일 밝혔다. 국내 여행비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점 비용(39.2%) 이었다. 이어 교통비(26.7%), 숙박비(11%), 쇼핑비(9.4%) 순이었다.

./tv조선 캡처

◇유명 계곡 근처 음식점, 불법으로 자리 차지하고 “자릿세 내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7월 8~19일 포천 백운계곡·양주 장흥유원지 등 도내 16개 계곡을 점검했다. 그 결과 업소 69곳에서 74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8월1일 밝혔다.


포천시 백운계곡 근처 식당들은 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계곡에 그늘막과 평상 등 가건물 12개를 설치했다. 백숙·갈비 등 음식을 팔면서 물놀이용 보까지 설치해 계곡 입장을 막았다. 백숙·도토리묵·감자전을 포함한 세트메뉴 가격은 15만~20만원대. 양주시 장흥유원지 내 음식점도 하천 밑에 무단으로 평상·파라솔을 설치해 비용을 받았다.

출처: 조선DB
음식점에게 자릿세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계곡.

경찰은 매해 계곡 주변 불법영업을 단속하고 있지만 일부 식당 업주들은 과태료를 내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상인 대다수가 계곡의 목 좋은 자리를 잡아놓고 자릿세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다. 모두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해마다 이뤄지는 여름철 계곡 불법 점용은 자릿세 요구 등으로 관광객의 불편과 불만을 사 왔다"라고 했다. 이 단장은 “정당하게 영업하는 업소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차량 점검하는 척하면서 차 긁어내 수리비 받아낸 렌터카 업체


렌터카 관련 피해 접수도 휴가철에 속출했다. 소비자들은 예약취소 및 중도해지 환급 규정이나 수리비 보상한도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막대한 바가지요금을 내야 했다. 지난 12월 고객을 상대로 3000만원에 달하는 수리 금액을 챙긴 렌터카 업체 사업주와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면허를 취득한 지 1년 미만인 초보 운전자나 20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 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조직폭력배이자 렌터카 업체 영업소장인 A(22)씨를 구속하고 직원 B(2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렌터카를 돌려받는 과정에서 고의로 차를 훼손했다. 훼손한 차량에 대해 고객에게 책임을 물어 손해비용을 받아내는 수법이었다.

출처: 엠빅뉴스, CCTV 캡처
족집게로 고객의 차량을 일부러 흠집낸 뒤 수리비용을 받아낸 렌터카 업체.

이들은 족집게를 수건으로 감싼 뒤 고객 앞에서 차를 살피는 척하며 흠집을 냈다. 이같은 수법으로 대전지역 조직폭력배 A씨 등은 수리비 명목으로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90만원까지 청구했다. 이들이 챙긴 수리 비용은 총 3000만원. 피해자 약 50명은 이들이 눈앞에서 범행을 벌였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6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접수한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이 총 945건에 달한다고 7월22일 밝혔다. 올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6.2%나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사고 수리비를 과다하게 청구한 경우가 237건(25.1%)으로 가장 많았다. 예약금 환급이나 대여요금 정산 거부는 207건(21.9%)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렌터카 관련 피해 예방을 위해 “계약 체결 전 예약취소 및 중도해지 시 환급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비용항공사, 제주도 항공료 인상하자 제주도 관광업계는 크게 반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7월26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료를 인상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장점은 대형 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업계에서는 "휴가철 수요가 많은 제주 노선 항공료를 올려 나머지 국내선의 적자를 보전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 인상에 나선 LCC는 에어부산·이스타항공·진에어·티웨이 등이다. 제주항공은 빠졌다. 이들은 선호 시간대를 도입하거나 일괄 적용 방식으로 제주 기점 항공비용을 올렸다. 선호 시간대 요금은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대에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먼저 도입했다. 항공요금 일괄 적용 방식이란 시간대 변동 없이 요금을 똑같이 책정하는 정책을 말한다.

출처: 트립닷컴 캡처
한 항공티켓 중개 사이트에 나오는 제주도행 편도티켓 요금. 저비용항공사인데도 15만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제주도관광협회는 항공료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관광협회 마케팅실 김 모씨는 “최근 제주 관광업계가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극성수기를 앞두고 항공사가 요금을 인상하면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내 관광업계는 제주기점 항공료를 인상한 항공사들에게 요금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건의문을 7월17일 전달했다. 요금 인상을 연기하거나 철회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항공사로부터 건의서에 관한 답변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가뜩이나 국내여행에 대한 매력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 제주도 비행깃값을 올리면 누가 올까 싶다”고 걱정했다. 휴가철 바가지요금 때문에 국내 여행객이 줄어들은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제주도는 관광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은 제 살 깎아먹는 방침”이라고 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올해 내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유튜버 홍보를 비롯해 이동식 관광안내소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관광업 종사자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었다.


◇산불 피해 입은 강원도, 관광객 유치 위해 바가지요금·공중화장실 등 점검 나서


지난 4월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도는 지역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원도 관광업 관계자들은 휴가철 관광객 수용 대책 회의를 7월22일 열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친절서비스·바가지 요금·쓰레기 처리 등에 관한 대책안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최근 홍천군은 관내 여행지 공중화장실 204개소를 점검했다. 서면 밤벌 강변 유원지 등 주요 하천변을 찾는 피서객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화장실 내·외부와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각종 편의 위생용품을 비치했다. 홍천군은 주요 관광지 공중 화장실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을 올해 9월까지 배치할 예정이다.

출처: 홍천군 보도자료
휴가철 대비해 산림복지시설 안전성을 확인하고 화장실 등을 점검하는 홍천군 관계자의 모습.

뿐만 아니라 군 환경과 수질관리담당 및 면 주민복지담당 등 점검반을 편성했다. 공중화장실의 청소 및 위생상태, 내부 청결상태 등을 자체 점검한다. 화장실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취제도 투입했다.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지통 100여개를 추가로 구입해 비치했다.


군 관계자는 “홍천군의 유명 관광지 공중화장실은 군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여름 휴가철 지역 화장실을 철저히 점검해 위생적이고 쾌적한 공중 화장실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