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교복 입고 한화 응원하던 아이유 닮은꼴 고등학생 근황

조회수 2020. 9. 25. 15:5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한화 응원 여고생으로 유명해졌죠" 한화 이글스 이하은 치어리더

교복을 입고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던 소녀. 인형 같은 외모로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나오면서 ‘한화 응원 여고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관중석에서 팀을 응원하던 소녀는 이제 단상에 올라 관중들 앞에 선다. 가수 아이유를 닮아 ‘한화의 아이유’로 불리는 이하은 치어리더(21)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해달라.
한화 이글스 소속 치어리더 이하은이다. 2017년, 20살 때 치어리더 일을 시작했다. 치어리더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스포츠를 더 재밌게 즐기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응원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흥이 나게 하는 역할이다.


-언제부터 치어리더 일을 시작했는지. 
2017년 대전 가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친구를 따라서 야구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용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을 통솔하고 줄을 세우는 일을 했다. 안전 가드레일을 치우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첫날, 지금의 실장님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캐스팅 당했다. ‘무슨 일을 하냐’고 해서 취미로 춤을 추고 있다고 했다. 키를 물어보기도 했다. 치어리더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셨다. 회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고 계약을 했다.


처음 치어리더 제의가 들어왔을 땐 부담스럽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어리더 중엔 정말 예쁜 사람도 많지 않나. 키가 169cm인데, 키가 더 크고 몸매가 좋은 사람도 많아서 기가 죽을 것 같았다. 그래도 쉽게 올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춤추는 게 좋아서 치어리더가 된 건가.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 춤 동아리에 들었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교내 춤 동아리에서 방송댄스, 걸스힙합 등을 췄다. 댄스팀을 하면서 대전뿐 아니라 공주, 논산 등 충청도 내 대회에 나갔다. 댄스학원도 오래 다녔다. 춤이 너무 좋았다. 부모님께 대학교에 가는 것 대신 춤추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야구를 좋아하던 것도 영향이 컸다. 한화 이글스의 오랜 팬이었다. 사촌오빠가 한화 이글스 김회성 선수다. 남동생은 현재 프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야구선수다. 집안에 선수가 있으니까 야구를 보러 야구장에 많이 갔다. 관중석에서 보면 항상 치어리더가 있더라. 나도 저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치어리더로 일할 줄은 몰랐다.


사촌오빠는 같은 구단이니까 대기실에서 가끔 마주친다. 처음에는 서로 걱정을 많이 했다. 오빠는 자기가 못하면 나에게 피해가 올까 봐 신경 쓰더라. 지금은 더 열심히 응원해주고 있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치어리더를 하려면 꼭 춤을 잘 춰야 하나.
몸치여도 상관없다. 치어리딩과 춤은 다르다. 물론 춤을 좋아하거나 방송댄스, 걸스힙합 등 다양한 춤을 출 줄 안다면 좋다. 하지만 일반 춤과 치어리딩 동작은 몸 쓰는 게 다르다. 다리 드는 동작부터 어려웠다. 치어리딩은 팔다리를 힘 있게 쭉쭉 펴는 게 중요하다. 걸스힙합과 같은 춤은 힘 조절을 해야 한다. 강약조절이 중요하다.


몸 쓰는 게 달라서 처음엔 힘들었다. 그동안 춰 온 일반 댄스에 익숙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치어리딩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태어나서 몸치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내가 몸치인가’ 싶더라. 치어리딩 영상을 보고 혼자 계속 연습했다. 치어리딩 동작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한화 응원 여고생’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다던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랑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보러 야구장에 갔다. 카메라가 코앞에 있더라. 중계 카메라인 줄 몰랐다. 그냥 전광판 카메라인 줄 알았다. 야구 경기를 보고 집에 가는 길에 휴대폰 알림이 정신없이 울렸다. 친구들의 연락이었다. 내가 중계 화면에 잡힌 모습을 캡처한 사진이 페이스북에 있더라. ‘한화 응원 여고생’이라는 글과 함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와 있었다. 부모님도 보시고 연락을 하셨다. SNS에 이름과 얼굴이 올라가니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모르는 분들에게 평가받는 사실이 겁났다. 어린 나이에 댓글에 상처받기도 했다.

-야구 시즌이 끝나면 무엇을 하나.
야구 시즌은 보통 3~9월까지다. 약 6개월 정도 한화 이글스팀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한다.  

야구 시즌이 끝나면 배구로 넘어간다. 배구 시즌은 10월 중순부터 3월 초다. 현재 남자 배구팀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여자 배구팀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치어리딩을 한다.


축구는 야구 시즌과 겹친다. 대구 FC 소속 치어리더로 활동 중이다. 야구 시즌과 겹쳐도 축구는 경기가 많이 없어서 괜찮다. 많아야 한 달에 4번이다. 다른 멤버들과 교대 근무를 한다. 야구 경기에 들어가는 날엔 축구 경기는 안 간다. 반대로 축구 경기 스케줄이 있으면 야구 경기에 안 간다.


-춤이나 노래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경기 없는 날 시간을 맞춰 다 함께 연습한다. 하루 모이면 기본 5시간은 한다. 현재 이벤트 회사와 계약한 상태다. 회사에서 경기마다 치어리더들을 파견하는 식이다. 회사는 부산에 있는데 집은 대전이다. 장거리 멤버에 속한다. 다른 멤버들이 일주일에 2~3번 연습하러 갈 때 주 1회 정도만 간다. 대신 영상을 받아서 집에서 따로 연습한다.


단체연습날 모여서 안무를 맞춘다. 습득력이 빠른 멤버들은 몇 번만 해도 바로 춤을 외운다. 오래 걸리는 멤버들은 연습 시간이 끝나도 남아서 더 한다.


야구 시즌이 시작하기 약 한 달 전부터 연습을 시작한다. 이때쯤 치어리더 프로필도 새롭게 찍는다. 선수 응원가나 새로 나온 응원가를 맞춰본다. 다 함께 모여 노래를 들어보고 어떤 동작이 좋은지 직접 동작을 짠다. ‘이 부분엔 이 동작을 넣었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아이디어를 낸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일하면서 힘든 점은.
다이어트가 가장 힘들다. 많이 뛸수록 잘 먹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아무래도 항상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몸이 무거우면 춤출 때도 더 힘들다.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한번 경기에 다녀올 때마다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못 먹는 건 아니다. 야식도 먹고 잘 챙겨 먹는다. 하지만 몰아서 다이어트를 할 때가 많아서 힘들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치어리더는 박봉이라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5 한국의 직업정보’를 보면 치어리더는 ‘소득이 낮은 직업 50개’에 속한다. 평균 연봉 2069만원이었다. 또 성추행·성희롱 범죄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치어리더 박기량은 지난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에서 관중에게 유흥업소 아가씨 취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어떨까.


-수입은 어떤가.
겉은 화려해 보여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치어리딩이 정말 좋아서 하는 직업이다. 안정성이나 돈을 생각해서 하는 직업은 아니다. 수입이 적어서 못 버티는 멤버들도 있다. 회사마다 다르고 종목마다 다르다. 일한 날을 일당으로 계산해 월급으로 받는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치어리더를 해서 돈을 벌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처우도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선배들이 과거에는 자동차 안이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었다고 하더라. 대기실도 없어서 준비하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가는 경기장마다 대기실이 다 있다.


-짓궂은 관객은 없었나.
아무래도 짧은 옷, 노출이 있는 옷을 입다보니 사진을 노골적으로 찍는 관객도 간혹 있다.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치어리딩 중이라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거나 몸을 돌려 피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전보다 치마 길이가 길어졌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일하면서 보람 느낄 때는 언제인가.
‘야구장에 또 오고 싶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이 난다. 스포츠에 흥미가 없던 사람들이 친구를 따라 경기장에 온 경우가 있다. 응원하는 걸 보고 함께 따라 하고, 스포츠에 흥미가 생겼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치어리더로 인해 스포츠가 더 알려지는 것 같아서 좋다.

이하은 치어리더 제공

-치어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
용기 있는 자가 꿈을 이룬다. 고등학생들 지원자들은 일하기에 너무 이르지 않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치어리더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학교랑 병행하기엔 힘들겠지만 멀리 보면 늦게 시작한 사람보다 경력이 더 쌓이는 거다. 나도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 
치어리더를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싶다. 앞으로 더 열심히 많은 활동을 하려고 한다. 치어리더 일을 그만두더라도 ‘이하은 치어리더’ 했을 때 열정적으로 치어리딩을 했던 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