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상상도 못했다, 고대 출신 '훈남' 직원이 대기업에서 하는 일

조회수 2020. 9. 28. 10:2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식품자원경제학 전공생이 한화에서 하는 일
(주)한화 IR팀 김종현 대리
“IR 담당자는 통역사”
의사소통 능력 중요

자신의 일상을 촬영한 '브이로그(Vlog)'가 유튜브에서 인기다. 개인뿐 아니라 한화그룹, 포스코, SK 등 기업도 브이로그 인기에 합류해 '기업로그'를 제작하고 나섰다.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 직원이 출근부터 퇴근 이후의 삶까지 직접 촬영해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서 ‘흥미롭다’ ‘궁금증이 풀린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그중 재경본부 IR팀 브이로그 주인공 김종현(31)대리를 만났다. 김대리는 “IR팀 정보가 너무 없어 출연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인터넷보다 자세한 설명으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라는 별명이 생긴 김대리를 만나 그의 담당 업무와 취준생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jobsN
김종현 대리

◇“IR팀은 통역사다.”


-IR팀 소개해 주세요.


“IR은 기업이 자본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얻기 위해 주식 및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 활동입니다. PR 활동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IR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구분할 수 있어요. 담당자는 회사의 언어를 금융시장의 언어로 바꿔 투자자들이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통역사 역할을 합니다.”


-IR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한화에서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 업무를 담당합니다. 첫 번째는 이사회 업무입니다. 이사회가 필요한 시점에 일정을 잡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죠. 두 번째는 공시 업무입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회사 경영 내용을 올리는 것으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IR업무입니다.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고 회사소개 및 실적발표회 등을 주관합니다.”

출처: 한화TV 유튜브 캡처
한화TV 유튜브 채널(좌), 브이로그에 출연한 김종현 대리(우)

◇비전공자가 IR에 관심 갖기까지


-처음부터 IR 쪽으로 진로를 정한 건 아니라고 하는데…. 

"진로를 생각하고 전공을 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수험생이 그렇듯 저도 점수에 맞춰 학교와 전공을 택했어요. 고려대학교에서 식품이나 자원 등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식품자원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을 때입니다."


-언제부터 IR에 관심을 두었나요.


"대학교 2학년 때부터입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어떤 식으로 인생을 살 것인가 고민하다가 제가 자신 있는 분야를 정리했습니다.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영어, 경제학적 지식 등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었죠. 이를 충족하는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를 준비했습니다. CFA는 미국 CFA Institute에서 자격을 부여하는 공인재무분석사입니다. 미국 자격증이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는 물론 경영학, 회계 관련 실전적인 학문도 공부할 수 있어서 딱이었습니다.


이 자격증이 어디에 필요한지 검색해보니 IR직무에서 많이 쓰이더군요. 재무적 지식, 사내 및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공부하는 자격증 그리고 제 능력에 맞는 직무라고 생각해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자격증은 언제 취득했나요?


"레벨 1·2·3이가 있는데 졸업 전까지 레벨 2까지 취득했습니다. 비전공자기 때문에 기초를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을 오래 준비했어요. 평일에는 학교 공부를 하고 주말과 방학에 몰아서 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도 듣고 해당 과목 원서를 직접 찾아가면서 했어요. 2012년 레벨 1, 2013년 레벨 2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취업 준비 1년 만에 합격


김종현 대리는 2014년 졸업과 동시에 취업 준비를 시작했고 2015년 3월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취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요.


“다른 취준생과 다를 게 없습니다. 토익(TOEIC), 오픽(OPIc) 그리고 친구들과 자기소개서, 인적성 시험을 준비했죠. 토익 950점, 오픽은 AL 레벨입니다. 외국에 간 적은 없었는데 영어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 공부를 많이 했어요. 자기소개서는 쓰고 친구들과 돌려보면서 첨삭을 했습니다. 인적성도 시간을 정해 함께 풀고 답을 맞혔습니다.”


-한화 입사 시험은 어땠나요.


“당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평가 후 2~3차에 걸쳐 면접을 봤습니다. 1차는 실무진 중심의 발표면접이었습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PT 면접이었고 저는 그동안 경험한 것들을 제 강점에 맞춰서 표현했습니다. 그다음은 과제 발표 면접이었습니다. 과제를 주면 사업성을 분석하고 발표하는 것이죠. 저는 재경본부로 지원해서 재경 관련 과제를 받았습니다. 합격 통보를 받고 2015년 3월부터 출근했어요.”


-IR직무는 상상한 것과 같았는지.


“업무는 생각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꼼꼼해야 하고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IR팀이 회사 대표로 공시자료를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료를 꼼꼼히 확인해야하고 기한도 철저히 지켜야 하죠.”


-입사 후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선배들이 워낙 잘 알려줘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데 ‘반제’라는 단어 뜻을 몰라서 한참을 헤맨 적이 있습니다. 회계 시스템 ERP 시스템에서 쓰는 실무용어인데 책에만 나오는 내용을 공부하다 보니 현장에서 이런 걸 들었을 때 당황할 수밖에 없죠. 결국 동기가 시스템 용어라고 알려줘서 이해했습니다.”

◇야근 없는 PC오프제, 연차 5일 붙여쓰기도


한화그룹은 대졸자 초봉 4000만원 이상(크레딧잡 기준)으로 취준생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높은 초봉 외에도 안식월 휴가, 자율복장 등 다양한 복지 제도도 있어 많은 사람이 취업을 희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기 계발 휴직, 아빠 출산 휴가 등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면서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여 젊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워라밸이 좋다고 합니다.


“PC오프제 덕분에 칼퇴근하고 있습니다. 업무시간이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남는 시간은 본인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요. 법이 허용한 시간 안에서 초과근무를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아직 초과근무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본인도 복지제도를 잘 활용하는지.


“초과근무가 없어 퇴근 후 CFA 레벨 3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시험이 있던 주에는 5일 동안 연차를 연이어 쓸 수 있는 리프레시 제도 덕분에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하다가 시험을 볼 수 있었죠.”


-IR직무를 희망하는 후배에게 하는 조언 한마디.


“IR담당자는 내부는 물론 외부 투자자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소통 능력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아요. 재무 지식, 법률 지식, 영어 능력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신입이기 때문에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스토리로 왜 이 직무여야 하는지 보여준다면 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모든 취준생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듯이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자존심이 상하고 자존감도 낮아집니다. 그럴 땐 혼자 앓지 말고 주위 친구와 가족에게 털어놓으세요. 이야기하면 혼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분위기 전환도 되고 힘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