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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내는 사장님들, 꿈꾸던 주방 싸게 만들어보세요"

조회수 2020. 9. 28. 11: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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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발품파는 남자, 황학동온라인 이경진 대표

신당역 인근에 위치한 황학동 주방거리. 폐업한 식당에서 쏟아져 나온 주방용품을 소위 ‘대박집’을 꿈꾸는 예비 자영업자가 둘러본다. 요식업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다. 그만큼 만만하게 덤벼 들었다 문을 닫는 곳도 많다. 작년 한 해 외식업체 셋 중 하나가 문을 닫았다.


요식업 창업은 초기비용도 크지만 폐업시 손실도 크다. 서둘러 가게를 정리하지 않으면 월세를 또 내야하기 때문에 주방집기 등을 헐값에 파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장의 탁한 흐름을 해결하고자 나선 기업이 있다. 바로 업소용 주방용품 비교 견적서비스 ‘황학동온라인’를 운영하는 ‘놈놈놈’이다. 이경진 놈놈놈 대표(38)는 “요식업 폐업 시 제값을 받고 집기를 처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jobsN
이경진 놈놈놈 대표.

◇ 요식업 시장의 ‘대발남(대신 발품파는 남자)’


-황학동온라인은 어떤 서비스인가.


“황학동온라인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업소용 주방기기 견적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다. 싱크대·냉장고 등 몸집이 큰 주방기기부터 커피머신기까지 모두 취급한다. 고객이 필요한 품목과 규격을 요청하면 주방기기 판매업체들로부터 견적서를 대신 받아 전달한다. 신제품과 중고품 모두 가능하다.


황학동온라인 구매자와 주방기기 판매업체 간의 중개 역할을 담당한다. 이른바 ‘대발남’이라고 해서 ‘대신 발품파는 남자’를 컨셉으로 잡았다. 고객들에게 할인폭이 높은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공급하고자 노력한다. 업체는 지속적으로 고객을 받을 수 있어 좋다.”

출처: '황학동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업종별로 필요한 창업집기를 선택해 볼 수 있다.

-구매 견적은 어떻게 내나.


“홈페이지에서 구매 견적서를 작성할 수 있다. 구매품목을 체크할 수 있는데, 평균 5개정도 체크한다. 의뢰서가 들어오면 황학동온라인 MD(Merchandiser)가 황학동이나 다른 지역의 주방기기 판매업체에 고객의 견적서를 보낸다. 업체에서 견적서를 바탕으로 적합한 물품을 선별해 예상 견적서를 우리에게 보낸다. 이 견적서를 다시 고객에게 보내 최종 구매의사를 묻는 방식이다.”


-왜 황학동인가.


“수산물은 노량진, 축산물은 마장동이 유명하듯이 주방기기의 메카는 황학동이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하자는 생각에 황학동에 회사를 차렸다.”


-황학동온라인 창업 계기는.


“요식업은 동종업계 재창업률이 높은 편이다. 폐업을 하고 나이가 들어 재취업이 힘든 자영업자들이 또다시 가게를 연다. 식당을 열 때, 주방기기의 시세를 비교하거나 중고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인이 상품별 성능·사이즈 등을 정확히 파악해 비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면 냉장고를 사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사용목적이나 공간에 따라 어떤 제품을 사야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있다. 자세한 제품설명이 없거나 온라인 검색이 힘든 중고품은 일일이 발품을 팔고 견적을 뽑아야 한다. 그래서 이 과정을 온라인 신청 한 번으로 해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황학동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냉장고의 사이즈, 냉동칸 개수, 냉장방식, 재질 등을 고려한 견적서를 요청할 수 있다.”

출처: '황학동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좌) 사용목적별로 품목의 견적을 낼 수 있다. (우) 품목을 클릭하면 나오는 체크항목.

◇ 퇴사후 5년간 여러 번의 창업 시도


-그 전엔 무슨 일을 했나.


“웅진그룹 지주회사 웅진홀딩스 전략소싱팀에서 일했다. 그러다 창업준비 차 계열사인 웅진식품으로 이직해 브랜드마케팅을 배웠다. 2013년도 4월 퇴사 후 여러 스타트업 창업을 구상했다. 맨처음 영어나 한자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용 앱을 개발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한 입 크기로 잘게 썬 큐브 스테이크를 파는 푸드트럭을 운영하기도 했다. 다음에 도전한 것이 식품제조 스타트업이다. 클렌즈(Cleanse·해독) 주스를 만들어 파는 ‘데일리프레시’라는 회사다. 2015년 런칭 당시, 클렌즈 주스 열풍이 불면서 수익이 꽤 났다. 회사원 때보다 많이 벌었다.”


-안정적인 회사를 나와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회사를 나오니 몇 백씩 들어오던 월급이 뚝 끊겼다. 그러나 다시 회사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회사를 다닐 때 볼 수 없던 시야가 트였다. 기왕이면 젊을 때 창업해야 갖고 있는 비전이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 고객층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고객들은 신규 창업자다. 연령대로 보면 20-30대가 많다. 나이대가 높은 고객들은 온라인 견적서 자체를 낯설어 하는 경우가 있다.”


-수익모델은.


“2000명 정도의 고객이 홈페이지를 통해 견적을 요청했다. 이 중 20~30% 정도의 고객들이 재견적을 맡긴다. 견적비용은 무료다. 구매 시 할인받은 액수에서 일정 부분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고객의 구매금액이 크면 할인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수익률도 올라가는 식이다. 제품 판매가는 온·오프라인 시세를 비교해본 후 가능한 최저가에 맞춰 결정한다.”


-수익률이 크지 않을 것 같은데.


“적은 수익률이 고민이다. 그 해결책으로 고객의 구매금액을 높일 방안을 찾고 있다. 원래는 100만원 어치 물품만 구매하려고 한 고객이 있다면, 100만원 이상을 사게 하는 것이다.”


-매출은?


“작년 12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 월급만 놓고 보면, 웅진 다녔을 때의 절반 정도다. 사업을 준비하던 시기와 초기를 합해 1년 동안 월급을 아예 가져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재 긍정적인 흐름이 보이고 있다. 머지 않아 월 매출 1억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거래처는 어떻게 만들었나.


“맨처음엔 직접 발품을 팔았다. 현재는 단골로 이용한 주방기기 업체들이 거래처다. 업체에서 직접 황학동온라인 홈페이지에 판매상품을 등록하고 있다.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품들에서 적합한 상품을 매칭해준다. 마땅한 물건이 없으면 MD가 새로운 업체나 품목을 발굴하는 경우도 있다.” 

/ '황학동온라인' 제공

-다른 중간상인과의 차이점은?


“요식업 폐업 시 개인이 주방기기를 처분할 중고채널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돈을 주고 버리는 상황도 있다. 여기서 일명 ‘나까마’가 등장한다. 나까마는 중간 상인을 의미하는 유통업계 은어다. 저렴한 가격에 중고 주방기기를 매입해 전문 판매상에게 되판다. 황학동온라인은 고객에게 중고제품과 신제품을 모두 취급한다. 신제품과 중고품 비율은 5:5로 비슷하다. 앞으로 중고제품을 주력으로 다루고자 한다. 사회적 비용이나 폐업으로 인한 손실율을 최소화 해 중고제품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요새 황학동 주방거리 상황이 안 좋은데.


“황학동을 비롯해 오프라인 주방기기 시장 전체가 어렵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상황은 조금 다르다. 요식업 창업을 계획하는 고객들이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추세라 꾸준히 새로운 고객들이 들어오고 있다. 황학동 시장상인의 연령대가 전체적으로 높다. 온라인 플랫폼 활용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와 협업해 황학동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질 것이다.”

출처: 조선DB
황학동 주방거리.

◇ 요식업 창업준비 한 번에 해결하는 플랫폼 목표


-다양한 플랫폼 회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요식업 창업은 주방공간만 구성하면 끝이 아니다. 인력관리나 식자재 구매도 신경써야 한다. 유관 스타트업끼리 협약을 맺으면 한 명의 고객을 유치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작년 말 상가·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네모’와 협약을 맺었다. 네모에서 상가매물을 검색할 때, 고려사항에서 ‘주방기기’를 선택할 수 있다. 주방기기를 체크하면 링크를 통해 황학동온라인 홈페이지로 연결한다. 가게를 낼 상가를 임대하면서 주방공간 구상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jobsN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는 선택과 집중을 할 시기다. 황학동온라인이 주방기기 견적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만큼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원클릭 창업 도우미’로 거듭나고 싶다. 업무협약을 맺은 플랫폼 회사들과 함께 공간임대, 식자재 공급, 인력관리까지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비 창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글 jobsN 장은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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