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구찌 빠르고 싸게 팔았더니..'1달에 3억' 대박 초읽기

조회수 2020. 9. 28.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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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떼다 팔던 대학생, 졸업 후 월 매출 3억 스타트업 대표로
엔코드(n.code) 정준영 대표
해외 브랜드를 빠르고 저렴하게
패션 플랫폼 구축 목표

명품 브랜드를 백화점이 아닌 해외 사이트를 통해 직접 사는 해외 직구족이 많아졌다. 국내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평균 배송일은 7~10일, 혹은 그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이 기간을 줄인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엔코드다.


엔코드는 샤넬, 구찌, 발렌시아가 등 해외 중고가 브랜드를 더욱 저렴하고 신속하게 판매하는 패션 커머스 플랫폼 디코드(d.code)를 운영 중이다. 정준영(30)대표가 이병우 이사와 함께 2016년 설립했다. 창업 후 한 번 실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월 매출 3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출처: 본인 제공
정준영(오른쪽)대표와 이병우(왼쪽)이사

미국에서 벌인 사업으로 생활비 충당


정준영 대표는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금융업계에서 일하고 싶었던 그는 경제학과에 진학했고 입학 후 학업과 사업을 병행했다. "부모님께서 사업으로 자수성가 하셨습니다. 저 또한 그러길 바라셨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지원을 해줬는데 대학은 스스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장학금 주는 곳으로 입학했고 금전적인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공부를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보다는 옷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만난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패션 사업을 시작했어요. 명품 구매 대행 서비스였습니다. 한국어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주문을 받았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이탈리아로 간 친구가 유럽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사서 보냈습니다."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학교 끝나고는 주문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다. 이 생활을 3년 동안 계속했고 연 매출 최대 19억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2011년 군대를 가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오래 자리를 비워야 하기도 했고 부모님께서 사업하는 걸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하려고 했던 금융업을 해보고 하는 게 어떠냐'고 하셨어요. 군대에서 자격증을 따고 미국에서 일자리 제의를 받아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결국 그만 뒀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강연하는 정준영 대표

엔코드 창업


미국 서부에 있다보니 스타트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참에 스타트업을 경험해보자 싶어 이커머스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6개월 동안 일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대학생 때 경험해 본 사업 경험이 계속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주말마다 함께 사업 얘기를 하던 고등학교 동창 이병우 이사와 2015년 6월 엔코드를 창업했다. 엔코드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형태였다. 타임라인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누르면 바로 제품을 살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인스타그램이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것이라면 엔코드는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소셜미디어였다.


사업 경험이 있어 자신이 있었지만 2016년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는 너무 무지했다고 한다. “채용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팀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못했습니다. 내부가 탄탄하지 않으니 서비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11명이었던 팀원도 4명으로 줄고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서비스 종료 후 공동 창업자와 함께 다음을 고민했다. 정준영 대표는 “그때 결과만 보면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이 위기를 견디고 나아가자”면서 다시 일어섰다고 한다.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모두 없앴다. 고객들이 원하는 걸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생존이 우선이었다. 매출을 내기 위해 처음으로 돌아갔다.

출처: 디코드 제공
디코드 앱 메인화면(좌), 카테고리 별 제품 페이지(우)

새로운 시작


2016년 2월 블로그를 만들어 해외 브랜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거래처도 없어 직접 구해서 팔았다. 그때 자주 이용하던 해외 명품 쇼핑몰에서 ‘왜 그렇게 매일 여러 브랜드의 옷을 다 다른 사이즈로 구매하는지 궁금하다’고 연락이 왔다. 정대표는 “사실 너희 편집숍 물건을 구매해 팔고 있다고 말했더니 그쪽 대표가 한번 만나보고 싶다”면서 “이탈리아로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어로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이탈리아로 향했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상품이 필요하다고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첫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소개를 받아 4곳과 더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동시에 개발팀에서는 앱 서비스를 개발했다. 2017년 7월 계약을 맺은 업체 5곳과 함께 디코드 1.0 베타서비스를 시작했고 같은 해 11월 정식 오픈했다.


한국에 없는 제품, 생소한 브랜드 위주로 소비자에게 소개를 했다. 다른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현지 편집숍에서 직접 물건을 받기 때문에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었다. 명품 브랜드 700개의 상품을 국내 매장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팔았다. 이후 서비스를 고도화 하기 위해 채팅 CS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화보다는 언제든 연결 가능한 채팅이 CS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 MD를 고용해 고객 응대를 시작했다. 상담까지 해줘 퍼스널쇼퍼를 모바일로 옮겨온 셈이다.


계속해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했다.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많이 구입하는 제품과 유사한 것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엔 데이터가 없어 직접 만들었다. 브랜드 메인 색상, 사이즈, 주력상품군, 원산지 등을 표로 정리해 알고리즘을 만들어 학습시켰다.

출처: 디코드 제공
자체 프로모션을 진행해 시중가격 보다 저렴하게 팔고 있는 제품들

새로운 패션 소비 환경 만들고 싶어


2018년에는 프리오더(pre-order)를 시작했다. 다음 시즌에 나올 제품을 미리 판매하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뿐 아니라 재질, 핏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크라우드 펀딩 식으로 수요를 미리 파악해 주문한다. 현재 800여개 브랜드를 프리오더로 판매하고 있다. 프리오더로 판매하는 제품 종류는 세 가지다. 잘 알려진 제품, 국내에 공식입점은 하지 않았지만 얼리어답터들에게 알려진 브랜드 제품,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제품 등이다. 이런 서비스로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디코드와 제휴를 맺고 있는 현지 편집숍 및 쇼룸은 80여개다. 다시 시작한 지 3년 만에 월매출 3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도 있지만 디코드를 좋아해주는 고객 덕분이라고 한다. 서비스 관련 의견을 주는 것은 물론 입소문을 통해 다른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이다 보니 고객을 응대하는 일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고객 부주의로 생긴 흠집으로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하는 등의 일도 있죠. 그래서 고가의 제품은 검수 영상 찍기 시작했어요.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신뢰를 드리게 된 셈입니다. 힘들다기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삼기도 하고 고객 덕분에 힘을 얻을 때가 많아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런 디코드의 목표는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전 세계 브랜드와 고객이 소통하는 곳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패션 트렌드를 가장 먼저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 거예요. 또 시즌마다 남는 재고를 소각하면서 환경오염과 낭비 문제가 심각합니다. 프리오더로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브랜드도 비용을 아끼고 소비자도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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