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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딩 선수→공기업 직원→국가대표→ROTC…다음은?

카바디 국가대표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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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열리는 미스코리아 본선을 앞두고 경기도 김포에서 합숙 훈련 중인 2019년 미스코리아 부산·울산 선 우희준(25)씨. 그녀는 2년 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답은 소위 계급장을 달고 군생활을 한다. 울산대학교 3학년인 그녀는 학군단 소속 예비 장교다.


1년전 그녀는 무엇을 했을까. 국가대표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우씨는 2016년부터 4년간 우리 나라에선 낯선 카바디란 종목 국가대표로 뛰었다. 10여년전엔 스턴트 치어리딩 국가대표 선수였다. 2012년엔 한국관광공사에서 최초 고졸사원으로 일 했다는 여러모로 독특한 경력을 가진 우씨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희준씨 제공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해달라.

이번 2019 미스코리아 부산·울산 선에 뽑힌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의공학전공 3학년 우희준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카바디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소속으로 졸업 후 장교로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독특한 경험을 많이 했다.

2009년 중학교 3학년 때 스턴트 치어리딩을 시작했다. 스턴트 치어리딩이란 3~24명이 모여 텀블링, 인간 피라미드, 점프 등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는 치어리딩의 한 종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국가대표팀으로 일본과 홍콩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도 출전했다. 홍콩 세계 치어리딩 대회에서는 세계 4위에 올랐다.


대회를 나가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느꼈다. 다양한 외국 선수들을 만났지만 의사소통이 힘들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 미네소타주 프린스턴고(Princeton High School)의 입학시험을 보고 유학을 갔다. 홈스테이를 하면서 약1년 6개월 동안 유학생활을 했다. 방과 후 클럽활동으로 스턴트 치어리딩과 허들을 꾸준히 했다. 

카바디 경기중인 우희준씨.

출처우희준씨 제공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고교 생활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 수시로 합격했다. 하지만 입학이 아닌 입사를 선택했다. ‘스카우트’라는 고등학교 공개채용 프로그램에서 ‘외국어 능통자를 찾는다’는 공문이 학교로 온 것이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프로그램에 나갔다.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했다.


한국관광공사 첫 고졸 신입사원이었다. 6개월 간 통역일을 했다. 보람은 있었지만 몸이 근질근질했다. 다른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세계 여행을 떠났다. 2013년, 20살 때 2달 동안 인도에서 지냈다. 어느 날 길을 걷는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카바디를 하고 있는 걸 봤다.


카바디는 인도 국기다. 우리나라 태권도와 비슷하다. 아직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지만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이란 등에서 인기가 많다. 술래잡기, 피구, 격투기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운동이다.


13억 인도 성인의 80%이상이 카바디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카바디는 ‘숨을 참다’란 뜻의 힌디어(인도의 공용어)다. 경기 중 공격수는 반드시 숨을 멈추어야 한다. 숨을 멈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카바디’라는 말을 빠르게 외친다. 인도에는 프로팀도 있다.  

카바디 국가대표로 활동한 우희준씨.

출처우희준씨 제공

-카바디 국가대표는 어떻게 됐는지.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운동을 하거나 영어 통역 관련일을 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15년, 우리나라 카바디 코치와 연락이 닿아 부산에 있는 대한카바디협회를 찾았다. 어릴 때부터 허들, 육상, 스턴트 치어리딩 같은 운동을 계속 해서 체력이 좋다. 순발력도 있다.


다음해인 2016년에 바로 국가대표로 뽑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6년 제4회 아시아여자카바디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카바디 국가대표로 출전해 4위를 했다. 현재는 미스코리아 대회 준비와 부상 때문에 국가대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우희준씨 제공

-전공이 의공학과인데 특별한 이유는.

 2016년 울산대학교 스포츠과학부로 입학했다. 1학년 체대 생활도 재밌었다. 학점도 4.5 만점에 4.47로 과 수석이었다. 그런데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많이 만난다. 그 친구들은 의족, 의수를 끼고 운동을 한다. 친구들을 위해 의료기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2년째 의공학을 공부 중이다. 어렵긴 하지만 재밌다. 관심분야라서 열심히 배우려고 한다.

/우희준씨 제공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이 된 이유는.

경찰이신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과거 태권도 선수였던 아버지는 강력계 형사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보며 ‘나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국가대표로 여러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보니 나라를 대표하는 일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다. 운동선수는 평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운동을 그만 두더라도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ROTC에 지원했다.

‘2019 미스코리아’ 부산·울산 선(善)에 당선된 우희준씨.

출처우희준씨 제공

-’2019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원래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었다. 키가 173cm이다. 운동을 해와서 몸도 탄탄하다. 친구들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보라고 했다. 친구들 말에 처음에는 ‘예비 장교가 무슨 미인대회냐’고 했다. 그런데 27살 이상은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하더라. 올해 26살이라서 내년부터 못 나간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돈 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사 때 모든 지원자들이 미용실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머리를 세팅한 채로 왔다. 난 그냥 혼자 고데기로 머리를 만졌다. 메이크업도 스스로 했다. 진선미에 꼭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갔다. 심사위원분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좋게 보신 것 같다. 건강미가 있어 보인다고 하더라.


-’2019 미스코리아’ 합숙을 앞두고 목표는.

6월13일부터 합숙을 시작한다. 7월11일이 본대회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합숙기간 동안 알려주시는 것들 열심히 배우겠다. 입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있는 그대로 꾸밈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학군사관 이미지에 피해를 끼치지 않게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 군인이 될 사람이 미인대회에 나간 걸 안 좋게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본선 대회에 나가야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ROTC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응원해줬다. 군인, 운동선수 등과 같은 직업에 있는 일부 편견을 깰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희준씨 제공

-앞으로의 꿈은.

졸업 후 장교가 되는 게 꿈이다 .현재 군사학을 배우며 매주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 여름·겨울 방학 때 한 달씩 논산으로 훈련을 받으러 간다. 한미동맹 쪽에 관심이 많다. 특기를 살려 통역이나 외교교섭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운동도 계속하고 싶다. 미스코리아 대회가 끝나고 카바디도 계속할 예정이다. 계속 도전하면서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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