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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졸업 후 알바 6년 전전하던 30살 그녀에게 일어난 기적

조회수 2019. 6. 18. 0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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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6년 넘게 아르바이트만 전전한, 그녀의 인생을 바꾼 '이것'

김미주(여·31·가명)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책을 제작하거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진로도 일찌감치 그림 쪽으로 정했다. 중학교 3학년 겨울 때부터 입시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만화 관련 학과를 지망했지만 부모님이 반대해 디자인 계열로 진로를 타협했다.


꿈에 그리던 시각디자인과에 합격하고 나서야, 김씨가 비로소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미술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나’보다 ‘남’을 만족시키는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가며 일할 자신이 없었다. 김씨는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었다. 6년 3개월 동안 미술학원, 카페, 백화점, 마트 등을 전전했다. 모두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서 한 간헐적 아르바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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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랜 꿈은 쉽게 버릴 수 없었다. 창작을 하고 싶었다. 번듯한 직장에 자리잡고픈 욕구도 있었다. 그는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쪽으로 새로이 진로를 잡았다. 제작물에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가 게임을 좋아했던 것도 진로 설정에 한몫을 했다.


김씨는 게임 그래픽 관련해 전문적인 공부를 한 적이 없었다. 관련 업계에서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또한 준비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씨는 불과 1년여 만에 이처럼 불리한 여건을 모두 극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취업취약계층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 덕분이었다.


또 한번의 도전


김씨는 게임 그래픽 관련 학원을 찾던 중 취성패를 알았다. 취성패는 지원 조건에 따라 Ⅰ유형과 Ⅱ유형으로 나뉜다. 김씨는 2017년 4월부로 Ⅰ유형에 참여했다. 생계급여수급자, 중위소득 60% 이하 가구원, 여성가장, 위기 청소년, 북한이탈주민, 영세자영업자 등이 참여 가능한 유형이다.


수차례에 걸쳐 상담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직업 심리 검사도 했다. 언어·수리·추리·상황판단·집중력 등 10여가지 항목을 토대로 직업 선택을 돕는 과정이다. 직업 심리 검사의 일종인 직업선호도검사에서는 ‘예술형’과 ‘탐구형’이 높게 나왔다.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에 적합한 성향이었다.


김씨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사 추천을 받아 집단상담에 참여했다. “당시 저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고 의기소침한 상태였어요. 적지 않은 나이로 이렇다할 경력도 없이 새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했으니까요. 집단상담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저와 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위로를 하다보니 힘이 많이 솟더라고요. 덕분에 취업 의지도 강해지고 자신감도 회복했어요. 많은 응원을 받으며, 또한 저 역시 남을 북돋아주며 예전의 밝은 성격을 상당히 되찾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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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돌입했다. 아홉 개 업체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면접은 한 곳에서만 볼 수 있었다. “실제 취업에 도전해보니 현실의 벽이 확 느껴지더군요. 그때 깨달았어요. 연령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경력 부족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요.”


학원에 등록했다. 수업료 부담은 없었다. 국비지원 덕분이었다. 김씨는 게임 원화 집중 포트폴리오 과정, 2D 게임 그래픽 원화 디자인 과정 등을 수료했다. “간단한 테스트를 거친 후 바로 포트폴리오 제작에 돌입했어요. 6개월도 채 안되는 단기 과정이라 시간이 촉박했죠. 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라 저도 의욕이 충만했어요. 수업 시간 외에도 자습실에 남아 그림을 다듬곤 했죠.”


10월 말부터는 면접 준비를 하며 여러 게임 회사에 지원서를 넣었다. “제 실력으로 입사 가능하겠다 싶은 회사는 다 지원해 봤어요. 유명한 회사건 작은 회사건 모조리요. 하루에 적어도 회사 하나씩은 썼습니다. 어림 잡아 20곳 이상 냈던 것 같아요.”


개인 블로그와 ‘게임잡’ 사이트에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매일 수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 나갔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도 상담사의 도움을 받았다 한다. “상담사 선생님 추천으로 관련 단기집단상담을 들었습니다. ‘멋진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하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유용했어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좌절하고픈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상담사의 격려 덕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한다. “2차 면접까지 가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에는 의욕이 심하게 저하됐어요. 계속 그림을 그려도 괜찮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상담사께서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칭찬하고, 구직지원의 빈도가 높을수록 취업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면접의 기회도 많아졌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 말씀해 주시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준 덕에 견딜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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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11월, 김씨는 취업에 성공했다. 정규직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2D) 자리였다. “결국 꿈꿨던 일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문서로 작성한 게임 관련 컨셉을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광고 혹은 게임 화면에 쓸 일러스트를 그리는 등의 업무죠.”


인생을 바꾼 ‘취업성공패키지’


김씨는 취성패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 말한다. “취성패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전 지금도 우울증과 자괴감에 빠져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취성패에서 받은 격려가 꿈을 이루는 동력이 됐다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솔직히 참가하는 사람이 몇인데 나 하나에게 신경을 써 줄까, 실적에만 눈이 멀어 이상한 곳 취업하라 하면 어쩌나 등등 별 걱정하고 또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 분은 부모님이나 친구들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제 3자에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런 따뜻한 위로를 받은 건 난생 처음이었어요.”


그는 다른 이에게도 취성패를 기꺼이 권하고 싶다 말했다. “처음 상담을 받은 후 집에 오면서 뭔가 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어요. 상담사 선생님께서 항상 응원과 조언을 해주신 덕에 저도 더 열심히 참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서는 막막하고 힘들고 고민된다 하시는 분들은 꼭 취성패를 알아보셨으면 합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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