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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함이 통했다..1조 5000억 초대박 기록 세운 '영업부장'

조회수 2020. 9. 28. 13: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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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조원 홍보 효과내는 영업부장의 정체
동네 대표하는 유루캬라(ゆるキャラ)
1조 매출 올리는 마스코트도

유루캬라. 부드럽다는 의미의 일본어 유루이(緩い)와 마스코트 캐릭터를 뜻하는 캬라쿠타(キャラクター)를 합한 일본 신조어다. 특정 지역, 이벤트, 공공기관 등을 홍보하거나 대표하는 캐릭터를 의미한다.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나라답게 일본에는 4000여개가 넘는 지역 및 공공기관 캐릭터가 있다. 그중에는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것도 있다. 유루캬라 유래와 잘 만든 캐릭터 하나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곳을 알아봤다.

유루캬라 그랑프리 홈페이지 캡처

엉성한 캐릭터 '유루캬라'


1980년대 후반 일본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홍보용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지자체에는 홍보 전문가도 없고 외부업체에 맡길 만한 예산도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림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다. 또 지역 특산품을 억지로 디자인에 넣었기 때문에 엉성한 형태의 지역 캐릭터들이 탄생했다고 한다.


일본 만화가 겸 수필가 미우라 준은 이런 엉성한 캐릭터 사업에 주목했다. 그는 '향토애가 넘치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것', '행동이 귀엽고 특별해야 함', '사랑스러움과 느슨함을 지녀야 함' 이 세 가지 조건에 맞는 캐릭터를 유루캬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런 캐릭터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자 2010년부터는 '유루캬라 그랑프리'도 개최했다. 각 지역의 유루캬라가 한데 모여 인기를 겨루는 행사다. 2014년에는 투표자 수가 약 24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출처: kumamon_pic
구마모토현의 쿠마몬

연 매출 1조원에 달하는 캐릭터


일본에 대표적인 유루캬라는 구마모토현의 ‘쿠마몬(くまモン)’, 시가현 히코네시의 ‘히코냥(ひこにゃん)’, 에이메현 이마바리시의 ‘바리상(バリィさん)’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는 캐릭터는 쿠마몬이다. 귀여운 외모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쿠마몬은 2010년 3월 홍보용 마스코트로 공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인형탈은 물론 각종 캐릭터 상품이 생겼고 2011년에는 인기에 힘입어 유루캬라 그랑프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을 구마모토현청 영업부장으로 임명했다.


쿠마몬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2년 동안 관광 및 관련 상품 매출로 1244억엔(약 1조2646억원)을 달성했다. 일본 유루캬라 캐릭터들의 인기가 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쿠마몬은 작년에도 관련 상품 매출만 1500억엔(약 1조509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모토현이 저작권료를 받지 않아 직접적인 수익을 내진 않지만 홍보 효과가 그만큼 크다. 구마모토현 관광객이 두 배로 늘었고, 일본 브랜드종합연구소 조사 결과 쿠마몬 마케팅 후 구마모토현은 전국 47개 현 중 32위에서 18위로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쿠마몬 성공 요인은 캐릭터의 중립성, 형태 및 색채의 단순성, 자유로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패키지 여행상품과 호텔 예약상품을 판매하고 캐릭터가 노출될 수 있도록 매일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출처: 꼬등어 페이스북, 울산중구청 유튜브 캡처
부산의 꼬등어(좌), 울산중구의 울산큰애기(우)

한국에도 있다…고양고양이, 울산큰애기, 꼬등어


한국에도 일본 유루캬라처럼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홍보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기존처럼 특산물을 캐릭터화한 것이 아닌 지명과 지역 특징을 살린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고양시의 '고양고양이'가 대표적이다.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개발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이 일산시로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고자 했다.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명과 유사한 고양이를 택했고 고양시의 고양이라는 뜻을 담아 고양고양이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말끝에 ‘~고양’을 붙이는 화법을 사용해 SNS 홍보도 활발히 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소셜미디어·인터넷소통대상, 대한민국 디지털 콘텐츠 대상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울산광역시 중구에는 ‘울산 큰애기’가 있다. 울산 큰애기는 중구 반구동 여성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피부가 곱고 성품이 상냥해 타지 사람들에게 울산 큰애기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울산시 중구는 잘 알려진 노래이기도 하고 지역 이미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해 캐릭터로 만들었다. 빨간 원피스를 입고 주근깨 있는 얼굴이 특징이다. 지자체는 캐릭터 샵을 운영하고 지역을 알리는 웹툰, 이모티콘 제작 등 활발한 활동으로 2019 한국 관광 혁신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부산광역시는 시어(市漁)인 고등어를 활용해 ‘꼬등어’를 만들었다. 두발 달린 고등어가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는 콘셉트다. 경기도 부천시에는 ‘Put your hands up’에서 유래한 ‘부천핸썹’이 있다.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반달이(좌), 특별상을 받은 고양고양이(우)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2018년 지역 캐릭터 우열을 가리는 ‘제 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이 행사에는 국내 지역 및 공공기관 마스코트 75개가 참가했다. 예선을 거쳐 16개의 캐릭터가 본선에 진출했고 이중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반달이’가 대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포이’, 우수상은 울산 중구청의 ‘울산 큰애기’가 받았다. 공주시청 ‘고마곰’, 고양시청 ‘고양고양이’, 관악구청 ‘강감찬’ 등 5팀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주최 측은 대상부터 특별상을 받은 팀에게는 상금을 차등 지급했다. 또 ‘2018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 홍보부스 제공, ‘2018 유루캬라 그랑프리 페스티벌’ 참여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했다. 한 관계자는 지역·공공캐릭터의 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개최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이 행사는 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을 들여 만든 캐릭터들이 재조명을 받을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계기로 단체들이 적극적이고 꾸준한 홍보 활동을 펼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숨은 보석들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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