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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밟아 죽이던 아이들도 시간 지나면···" 막내가 50대 초반인 은퇴자 인기직업

"개미 밟아 죽이던 아이들도 시간 지나면···" 숲해설가의 환경교육 사회적기업 숲자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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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들어가기 전 아이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줘요. 나무야 안녕, 개미야 안녕. 이렇게 인사하면 아이들은 ‘아, 숲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구나’ 하고 깨달아요”


이애실(62) 씨는 사회적기업 숲자라미(숲생태지도자협회)에서 5년간 숲해설가로 근무했다. 전엔 직장에서 약 30년간 세무회계 일을 했다. “자격증을 따자마자 직장을 그만뒀어요.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거든요. 노년에 들어선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아이들에게 숲과 생태계를 지도할 수 있어 큰 기쁨을 느껴요.”

. /숲자라미 제공

2009년도 울진 금강소나무길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금강소나무에 대해 30분 넘게 설명하는 숲해설가가 있었다. 구절초, 방울꽃, 참싸리 등 꽃 이름도 많았다. 이전에는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이름 모를 꽃과 풀이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식물을 알고 있는 숲해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서울로 돌아와 숲해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봤다.


숲해설가는 산림청이 발급하는 자격증이다. 산림교육 전문과정은 숲해설가·유아숲지도사·숲길등산지도사 세 종류가 있다. 그중 현장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이는 숲해설가다. 산림청이 지정한 숲해설가 양성기관은 전국에 총 31곳 있다. 서울에는 숲연구소(영등포구) 한국숲해설가협회(서초구) 숲생태지도자협회(성동구)가 있다. 숲자라미는 숲생태지도자협회 부설 사회적기업이다.


“정년을 마친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25명의 숲해설가들이 숲자라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대는 60대 정도예요. 가장 젊은 숲해설가는 50대 초반입니다. 저희 같은 노년층에겐 야외활동이 중요한데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풀과 나무에 대해 알려주다 보면 활력이 저절로 납니다.”

. /숲자라미 제공

숲자라미는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져 평균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원래 산림교육전문가 자격증을 발급받는 데에는 학력·경력·연령 등 제한이 없다. 산림청은 매해 숲해설가 자격증을 발급한다. 자격증을 획득하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애실 숲해설가는 자격증을 공부하고 발급받는 데까지 6개월(필수 교육 수료시간 170시간 이상) 정도 걸렸다. 산림교육론·산림생태계·커뮤니케이션·안전교육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하는데 비용은 130만원 정도였다.


“작년 분당 중앙공원에서 수업한 기억이 있어요. 15명의 4세~7세 아이들을 1년 간 프로그램을 교육했죠. 한 아이가 한구석에서 계속 울기만 하더라구요. 유치원 교사 선생님께 물으니 ‘가정 문제’라고 해요. 집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예민하게 굴어서 발생하는 문제래요. 아이가 울 때마다 손으로 흙을 쓰다듬어주도록 했어요. 또 나무 밑을 천천히 걸으면서 나뭇잎을 보여줬죠. 수업을 할수록 아이가 울고 보채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나중엔 놀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를 보면서 유치원 선생님도 ‘얘가 이럴 리가 없는데’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자연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믿고 있어요. 순수한 아이들에겐 그 힘이 더 강력하게 나타납니다.”

. /숲자라미 제공

이애실 숲해설가는 프리랜서로 숲자라미와 5년째 계약 중이다. 2017년에는 유아숲지도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산림교육 지식과 함께 유아교육을 공부해야 하는 자격증이다. 역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들었다. 숲해설가가 전 연령층에 일반적인 숲에 관한 설명을 해주는 전문가라면, 유아숲지도사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만들기·신체 프로그램 지도 등을 담당한다. 대부분 숲해설가 자격증을 획득한 뒤에 유아숲지도사에 도전한다.


숲자라미는 2000년 초반 생겨난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에서 발전한 생태체험교육 단체다.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은 숲을 지켜나가자는 목표로 만들었다. 2011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숲자라미 관계자는 “노년층을 위한 직업인 숲해설전문가를 배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관이다. 퇴직한 고령층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역할을 함께 고민해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에 상근하는 2명의 코디 숲해설가를 제외하면 모두 프리랜서다.

. /숲자라미 제공

“계약직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숲자라미는 숲해설가들의 조합 같은 개념입니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은 숲자라미 외에 다른 숲 해설 기관에서도 활동할 수 있죠. 산림청 소속으로 근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은퇴 후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숲해설가를 하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도 돈보다는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 일합니다. 그래서 교육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프리랜서 계약을 더 선호해요. 1년 단위로 계약서를 갱신하는데 저는 숲자라미와 연속 5년째 계약했습니다.”


이애실 숲해설가는 한 달에 10번 정도 수업에 나간다. 작년에는 월 16회 정도 수업이 있었다고 한다. 수업은 오전 10시30분에서 12시까지다. 성동구 서울숲·정발산공원·수원 만석공원 등 교육 장소는 그때그때 다르다. 교육을 하기 일주일 전에 미리 답사한 뒤 교육 계획 보고서를 낸다. 한 달에 두 번 성동구에 있는 숲자라미 사무실에 모여 전체 회의를 한다. 새로 나온 만들기·놀이 프로그램은 없는지, 지난번 교육 시간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등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경우 90분 수업에서 받는 비용은 4~5만원 선이다. 만약 정규직 숲해설가로 근무하면 월 175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

. /숲자라미 제공

“정년 다 지난 사람들은 돈보다 보람을 찾습니다. 물론 생계수단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어렵겠지만요. 공무원·비행기조종사·경찰 등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던 분들도 은퇴 후 숲해설가로 왕성히 활동 중입니다. 앞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전문적인 환경교육이 더 각광받을 겁니다. 숲해설가라는 직업의 미래 전망이 좋은 이유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체험하는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처음 숲체험 프로그램 수업을 할 때 산만했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집중력이 좋아지는 걸 느껴요. 협동심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애실 숲해설가는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던 아이들은 흙 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를 보면 쾅쾅 밟는다”고 설명했다. 꽃과 나무를 쉽게 꺾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꽃에도 다 이름이 있다는 것, 나무가 지구에서 하는 역할 등을 설명한다. 아이들은 전부 알아듣진 못해도 그렇게 자연을 배워나간다. 다음 수업에서 아이들은 숲에 들어가면서 ‘개미야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학원에 많이 다니면서 정서적으로 참 메말라 있다는 걸 느낍니다. 도시가 익숙한 아이들에게 자연을 체험은 잊지 못할 순간이죠. 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체험하기도 합니다. 흙과 물, 깨끗한 공기를 보호하는 일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걸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미래 세대가 살아가야 할 지구를 더 이상 훼손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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