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만원 번다" 편의점 직원 말에, 고민하던 강도는 결국..

조회수 2020. 9. 28. 16: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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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직원이 겪은 황당한 범인의 행동
손가락 총으로 열연해 편의점 턴 강도
돈 있을 때 다시 오라는 주인 말 믿은 강도
업주들, 범죄에 취약한 직원 안전 신경 써야

“돈 없으면 5만원이라도 줘”  


경남 창원에 있는 한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남성은 흉기를 꺼내 직원에게 돈을 요구했다. 직원은 하루에 5만원을 받는데 다 줄 수는 없다며 강도를 설득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강도는 5만원만 받은 뒤 편의점을 떠났다. 직원 지갑 사정까지 걱정해준 강도는 편의점 근방 피시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생활고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특수 강도 혐의를 적용해 강도의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출처: YTN 뉴스 캡처
강도에게 5만원을 주는 직원의 모습

편의점은 물론 작은 상점, 은행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강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업종 특성상 현금이 많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주택가와 골목에 있어 강도 등의 범죄에 더욱 취약하다. 그러다 보니 이처럼 황당한 범인을 만나기도 한다.


허술한 무기로 직원 협박한 강도


미국에서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연기력만으로 편의점을 턴 맨손 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LA 경찰국은 캘리포니아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한 백인 중년 남성이 현금을 갈취하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카운터 앞에 서 있던 그는 계산을 마친 다른 손님이 편의점을 떠나자 두 명의 직원에게 당장 현금을 꺼내라고 말했다.


범인은 상의 안에 숨긴 오른쪽 손에 총이 있다며 직원을 협박했다. 겁먹은 직원들이 금고를 열자 그는 카운터로 넘어와 직원에게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CCTV에는 그가 오른손을 뒤에 숨긴 채 현금을 꺼내는 모습이 찍혔다. 하지만 뒷짐을 진 그의 오른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손에 총이 있는 것처럼 실감 나게 연기한 범인은 300달러(약 36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출처: Going Viral 유튜브 영상 캡처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강도의 손

일본 도쿄에서는 칼 살 돈이 없어 코털 가위로 편의점 직원을 협박한 강도가 나타났다.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편의점에 강도가 들어왔다. 계산대로 향한 강도는 편의점 직원에게 손에 든 무기를 보여주며 “움직이지 마라. 돈을 꺼내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직원은 움직이지도 못한 채 멍하니 강도를 바라봤다. 강도가 들고 있던 무기가 3cm 정도의 코털 가위였기 때문이다. 또 돈을 꺼내라면서 동시에 움직이지 말라는 강도의 황당한 말에 직원은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직원의 무덤덤한 반응에 당황한 강도는 편의점에서 나와 도망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49세의 노숙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차라리 연필이 낫겠다”, “직원의 코털을 다듬어주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출처: TOKYO MX 유튜브 영상 캡처
강도가 들고 있던 3cm 코털 가위

가게 주인 말 잘 듣는 강도


현금이 많을 때 다시 오라는 주인의 말을 믿고 떠난 강도들도 있다. 벨기에 샤를루아의 한 전자담배 상점에는 무장 강도 6명이 들어와 돈을 요구하며 주인과 몸싸움을 벌였다. 주인은 순간 기지를 발휘해 “오후 3시는 강도질하기 좋은 시간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1000달러(약 113만원) 정도밖에 없지만 오늘 밤에 다시 오면 더 많은 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도들은 주인의 말에 순순히 돌아갔고 주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주인은 강도들이 돌아간 후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인이 했던 말을 그대로 믿고 강도들이 실제로 두 번이나 다시 상점을 찾아온 것이다. 처음 되돌아온 시간은 가게 문 닫기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 30분이었다. 주인은 “문을 닫는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라며 “시계를 좀 사라”고 했다. 이후 강도들은 문 닫는 시간인 6시 30분에 맞춰 돌아왔고 6명 중 5명이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출처: KBS 뉴스 캡처
주인 말대로 다시 가게를 찾은 강도

직원 보호는 누가 해주나


위의 사건들은 잠깐 웃고 넘길 수 있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강도 행위는 인명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강력 범죄에 해당한다. 특히 24시간 교대 형식으로 1인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의점 직원들은 범죄에 취약하다. 경찰청은 최근 4년 동안 일어난 편의점 강도나 살인사건은 1442건이라고 밝혔다. 하루에 1건 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 디시인사이드 편의점 갤러리에는 편의점 야간 알바생들의 웃지 못할 인증 사진이 올라온다.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각종 호신용품을 들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무기 인증샷’이다. 편의점 3개월 차 알바생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무서워서 호신용품을 질렀다며 ‘모닝스타’ 사진을 올렸다. 모닝스타는 중세 시대 무기 중 하나로 곤봉 끝에는 가시가 박힌 쇠구슬이 달려있다. 직접 이베이에서 구매한 내역도 첨부해 “나 자신은 내가 지켜야 한다"라고 했다.

디시인사이드 편의점 갤러리 캡처

편의점 알바생들이 스스로 몸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안전하지 않은 업무 환경 때문이다. 대부분 편의점이 긴급신고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긴급신고시스템은 ‘한달음 시스템’이다. ‘한달음 시스템’은 수화기를 7초 이상 들고 있으면 112에 자동 신고를 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오인 신고하는 비율이 90%를 넘었다. 일반 전화와 겸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화기를 실수로 내려놓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또 수화기를 내려놓는 신고 방식이 강도들에게 알려지면서 새로운 시스템인 ‘112 비상벨’ 설치를 권고한다. ‘112 비상벨’은 강도가 발생했을 때 카운터 아래에 설치한 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업주들은 112 비상벨 설치비와 유지비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112 비상벨 설치비는 2만5000원이다. 매달 사용료로 4500원을 내야 한다. 반면 한달음 시스템은 무료다.

출처: SBS 뉴스 캡처
(왼) 신고를 위해 수화기를 내려 놓는 모습, (오) 112 비상벨

긴급신고시스템 설치는 권고사항이어서 강제할 수도 없다. 경찰은 시간을 갖고 설득작업을 거치는 등 시스템 도입을 위해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범죄 위험에 노출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업주들은 직원에게 불상사가 생길 시 민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글 jobsN 정혜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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