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소속사 빅히트가 여성 연습생을 안뽑는 이유 있었다

조회수 2020. 9. 28. 16: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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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출연하고 박진영 극찬한 앨범인데도..잊혀진 그룹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는 ‘실패 박물관’이 있다. 로버트 맥메스라는 수집광이 만들었다. 1960년대 말부터 해마다 나오는 신제품을 취미로 모았다. 그러나 물건 중 80%는 금세 시장에서 사라졌다. 예를 들어 하인즈의 보라색 케첩, 젤로의 젤리 샐러드 등이다. 이젠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제품들이 7만점 이상 있다. 맥메스는 아예 수집품을 모아 ‘실패 박물관’을 만들었다. 박물관 관람객은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해가며 실패 사례를 배운다.


요즘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단군 이래 최대의 전성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방탄소년단(BTS)가 세계 음반 시장을 사로잡았다. 3대 기획사라는 SM·JYP 소속 아티스트가 새 노래를 발표할 때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모든 것이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성공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걸그룹 배출 안 하는 빅히트엔터의 속사정

출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캡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신입 연습생 지원자격. 남자로 제한했다.

‘지원 자격은 남자로 제한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홈페이지에 공지한 신입 연습생 지원 자격이다. 세계적인 스타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엔터 그룹이 여성은 사절이라고 대문에 붙여놓은 셈이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엔터 업계에선 ‘마이다스의 손’이라 불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국내 연예 기획사 ‘BIG3’인 YG·JYP·SM의 영업이익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매출 2142억원, 영업이익 641억, 당기순이익 50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했던 것은 아니다. 쓰라린 실패 경험도 있다. 기획사 쏘스뮤직과 함께 제작한 4인조 걸그룹 글램이다.


글램은 2012년 싱글 앨범 ‘Party(XXO)’로 데뷔했다. 대표곡 Party(XXO)는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RM)와 방시혁이 함께 작사·작곡한 노래다. 방탄소년단이 글램 무대의 백댄서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래보다는 멤버 다희 때문에 대중에게 알려졌다. 

출처: 유튜브 캡처
선배 걸그룹 글램의 백댄서로 활약했던 과거 방탄소년단의 모습.

다희는 2014년 9월 배우 이병헌과 술을 마시다 그가 음담패설 하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이병헌에게 돈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다희는 협박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5년 법원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15년 1월 글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글램의 해체를 발표했다. 이후로 여자 연습생을 뽑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신입 연습생 접수와 관련해서 "지원 자격을 남자로 제한한다"고 못 박아 뒀다.


SM 이수만 ‘제2의 HOT’라고 했는데···


SM 이수만 대표는 2002년 아이돌 그룹 ‘블랙 비트’를 데뷔시켰다. 연습생 생활을 5년 이상 한 실력파 멤버들로 구성했다. 제2의 HOT·신화로 불리며 데뷔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1집 활동 기간은 1년8개월이다. 그러나 2집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2007년 SM은 블랙비트의 해체를 발표했다. 해체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2004년에 데뷔한 동방신기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휩쓸었다는 의견이 있다.

./가수 블랙비트의 'In The Sky' 무대 방송 캡처

그룹 해체 후 멤버들은 댄스·보컬 등을 가르치는 디렉터로 회사에 남았다. 블랙비트 멤버 황상훈·심재원은 그룹 해체 후 각각 퍼포먼스 디렉터와 안무가로 활약했다. 메인보컬 장진영은 보컬 트레이너로 전향했다. 장진영은 2017년 KBS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2’에 출연해 근황을 알렸다. “아이돌 활동을 끝내고 나서 전문직(보컬·안무 트레이너·무대연출가)으로 일하는 이들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2001년 데뷔한 걸그룹 밀크도 당시 ‘제2의 SES’로 대중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1집 앨범에는 발랄한 분위기의 댄스곡 ‘컴투미(Come To Me)’, ‘크리스탈’ 등을 실었다. 2집을 준비하던 2003년 해체다. 이유는 없었다. 기대만큼 많은 인기를 모으지 못한 데다 멤버 구성원 중 한 명이 급작스레 탈퇴했다. 또 당시 SM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출처: 음악방송 캡처, 박재영 인스타그램 캡처
밀크 활동 당시 서현진,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영.

이후 멤버 중 일부는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배우 서현진은 걸그룹 밀크 출신이다. 그는 ‘또 오해영’, ‘낭만닥터 김사부’ 등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아 시청자에게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서브보컬을 맡았던 박재영(활동명 박희본)은 ‘주군의 태양’, ‘운명처럼 널 사랑해’, ‘도깨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소녀시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원래는 밀크의 2집 앨범 타이틀곡이었다”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기준 총 1440명의 아이돌 연습생이 있다고 발표했다. 소속사가 서류에 등록한 연습생만 추산한 숫자다. 통계에 나타나지 않은 연습생은 훨씬 많다. 케이블채널 엠넷의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는 1만2000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아이돌 ‘워너원’ 멤버는 단 11명이다. 1000 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인 셈이다.


걸그룹 성공신화 쓴 JYP는 가수 ‘원투’로 쓴맛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량현량하 이후 두 번째로 배출한 남성 듀오 ‘원투’. 2003년 발표한 1집 ‘자 엉덩이’가 데뷔곡이다. 박진영이 작사·작곡한 흥겨운 리듬의 노래다. 박진영은 과거 방송에 출연해 “지금까지 만들었던 모든 앨범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앨범이 원투 1집”이라고 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는 박진영·비·GOD가 모두 출연해 화제였다.

출처: 유튜브 캡처
박진영이 출연한 원투 '자 엉덩이' 뮤직비디오와 원투 앨범커버.

그러나 연예계 관계자들과 네티즌은 원투 1집 앨범을 그해 ‘최악의 앨범’으로 뽑았다. 인터넷 매거진 켐알에이넷이 미국 아카데미 어워즈를 따라 해 만든 시상식에서였다. 박진영은 “원투 1집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편곡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JYP는 ‘놓친 연예인’으로도 유명하다. 오디션에서 탈락했지만 데뷔해 유명 가수가 된 이들이 많다. 박진영은 방송에 출연해 “아이유·하니·시우민·윤두준 등이 JYP로 데뷔할 뻔했다. 그런데 당시 안목이 부족해 놓쳤다”고 했다. “JYP 소속이 아니어서 이들이 연예인으로 성공한 걸지도 모른다”라고도 덧붙였다.


성공한 이들에겐 모두 실패의 역사가 있다. "제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립자)나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립자)보다 나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훨씬 더 많이 실패해 봤다는 거죠." 벤처 투자 회사 미슬토의 손태장(47) 회장의 말이다. 그의 개인 재산은 21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이른다. 2002년 일본 최대 온라인 게임회사 ‘겅호’를 창업해 거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세계적 투자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손 회장의 말처럼 누구나 실패를 통해 배운다. 엔터업계도 마찬가지다. 성공하는 스타 뒤에는 수많은 연습생의 실패한 역사가 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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