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뇌졸중으로 쓰러진 선배..그 장면 보고 결심했죠

조회수 2020. 9. 28.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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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컨설턴트→창업가, 이제는 스타트업 키우는 대표로
위워크 랩스 코리아 문경록 대표
컨설턴트→창업가→액셀러레이터
"좋은 영향력 전파하고 싶어"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 및 멘토링을 지원하는 곳이다. 전 세계 27개국, 100여개 도시에 진출해있고 약 55조원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글로벌 공유 사무실 기업 '위워크'도 2018년 6월 액셀러레이터 사업 '위워크 랩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여의도역점, 역삼역 2호점, 선릉 및 선릉2호점 등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총 130개 이상의 국내 스타트업이 이곳을 통해 성장했고 또 성장하고 있다. 


이런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을 경험했거나 그 생태계를 잘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 좋다. 위워크 랩스 코리아는 직접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 보육, 투자 유치 등 사업을 크게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문경록(36)대표가 맡고 있다. 스타트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jobsN
문경록 대표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퇴사 후 창업


경영학을 전공한 문경록 대표는 졸업 후 2008년 삼일 PwC에 입사했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 열심히 일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일은 즐거웠다. 그러다 3년 차에 권태기가 찾아왔고 회사를 그만두는 계기가 생겼다.


"3가지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습니다. 국내 대기업 전략기획팀장으로 일하는 친척 형이 어느 날 네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더군요. 뼈 빠지게 일하는데 결국엔 내가 아니라 회사오너를 위해서 일을 하는 셈이라고 했습니다. 또 회사에서 40대 초반에 전무 자리에 오른 선배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내 일을 하다 쓰러지면 덜 억울할 것 같았죠. 이렇게 내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아버지께서 은퇴를 하셨습니다. 아버지와 창업을 결심했어요."


문대표의 아버지는 국내 1세대 금융 IT전문가로 불리는 문홍집씨다. 1997년 대신증권이 국내 최초로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도입할 때 이를 주도했고 대신경제연구소, 대신투자신탁 대표 등을 거쳤다. 문대표는 "아버지께서 사업 파트너로서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기획, 실행, 영업 등 신생 기업이 필요한 것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함께 창업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출처: 뉴지스탁 제공
뉴지스탁 문홍집 공동 대표와 문경록 공동 대표(좌), 젠포트 사용예시(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뉴지스탁 창업


그 뒤로 회사를 나와 2011년 아버지와 함께 뉴지스탁을 공동 창업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과 억대 연봉을 뒤로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뉴지스탁은 개인투자자를 위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문대표는 당시 로보어드바이저가 뜨고 있어서 이 사업을 택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아직 서비스 도입 전이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가 없어 돈을 잃는 것을 기술로 해결하고 싶었어요. 아버지께서 관련 분야를 잘 아시고 저 역시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2012년 주식 종목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다. 컴퓨터로 모든 상장 주식을 분석해 보고서를 매일 발간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돈을 내고도 또 공부를 해야 하는 이 서비스를 반기지 않은 것이다. 이후 컴퓨터 분석을 바탕으로 특정 종목의 매도와 매수 시점을 알려주는 모델 포트폴리오(여러 종목을 투자 유형별로 묶어서 추천하는 것)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 덕분에 뉴지스탁은 2014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한다.


이어 '젠포트'를 출시했다. 젠포트는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직접 만들거나 구매한 알고리즘을 계좌에 연동하면 젠포트가 자산을 운영한다. 최근 10년간 상장 전 종목의 가격 정보, 매출·영업이익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를 조합해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17년 크라우드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당시 모금액은 최대 모집 금액인 7억원을 넘었다. 앵콜 펀딩 요청이 많아 지난 4월 2차 펀딩을 진행했다. 뉴지스탁은 개인형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확대하면서 매출이 46% 늘었고 운용순자산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공유 오피스 위워크

위워크 랩스 총괄


뉴지스탁은 2018년 6월 여의도 IFC 건물에서 위워크 여의도역점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문대표의 이력을 보고 매튜 샴파인(Matthew Shampine) 위워크 공동 창업자와 사무엘 황(Samuel Hwang) 위워크 랩스 코리아 전 대표가 문대표에게 여의도점 매니저를 제안했다.


위워크 랩스는 기존 액셀러레이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한다. 대부분의 액셀러레이터는 투자 및 성장 환경을 제공하고 5~8%의 지분을 가져간다. 그러나 위워크 랩스는 스타트업에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혜택을 제공하지만 지분을 가져가지 않는다. 오직 최저 금액의 실비만 받는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사무실 임대라는 주 수익창출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여의도를 포함한 4군데가 있고 6개국에서 위워크 랩스를 운영한다.


"위워크 입주 당시 7년밖에 안된 스타트업이 어떻게 기업 가치 30조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때 마침 저에게 들어온 매니저 제안은 매력적이었죠. 그래서 수락했습니다. 뉴지스탁 공동대표와 매니저를 겸임했어요. 여의도 지점 입주사를 관리하고 직접 멘토링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입주사들끼리의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죠. 그러다 전 총괄 사무엘 황이 그만두면서 그 위워크 랩스 코리아 총괄 자리를 제안했습니다."


2019년 4월 문경록 대표는 여의도점뿐 아닌 국내 위워크 랩스를 관리하고 세계 지점과 소통하는 총괄직을 맡았다. 위워크 내에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또 세계 위워크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기업가 정신과 좋은 영향력 전파하고 싶어"


문경록 대표는 2014년 벤처 투자가 팀 드레이퍼(Tim Draper)가 실리콘밸리에 세운 부트캠프(boot camp) '드레이퍼 대학'에서 뉴지스탁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부트캠프는 창업에 필요한 실무를 경험하고 전문가 멘토링 지원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 계기로 문대표는 드레이퍼 대학 한국 홍보대사를 맡았고 올해는 드레이퍼의 저서 '스타트업 히어로' 번역을 맡기도 했다.


"'스타트업 히어로'에는 드레이퍼가 투자자가 된 계기, 투자 스토리 등을 담겨 있어요. 드레이퍼는 창업자를 영웅이라고 생각해요. 영화에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가 세상을 구하듯이 현실에서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건 창업자인 것이죠. 그래서 드레이퍼는 창업자라면 돈만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하고 합법적으로 돈을 벌어 세상에 기여하라고 합니다.”


창업가이자 액셀러레이터인 그는 그 역시 더 많은 창업가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6가지 구성요소가 있습니다. ‘교육기관’, ‘투자기관’, ‘서비스 프로바이더’, ‘액셀러레이터’, ‘ 정부’, ‘대기업’이죠. 국내 환경도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이런 구성요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영향력을 퍼뜨리고 싶어요. 위워크라는 공간 플랫폼을 활용해 기업가 정신과 좋은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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