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인데도 앞다퉈 쓴다..카톡·라인 긴장시킨 신개념 SNS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
기업 협업 툴 플로우 개발
스마트 워킹 시스템 돕는 기업
'카톡, 라인, 밴드….'
회사에서 소통을 위해 주로 쓰는 메신저다. 그러나 개인용으로 더 많이 쓰는 SNS이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은 사생활을, 회사 측에서는 중요한 문서 유출을 우려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마드라스체크가 나섰다. 마드라스체크는 격자 무늬 종류 중 하나로 '연결의 힘으로 일을 쉽고 빠르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드라스체크는 앱 개발 회사로 2015년 이학준(35)대표가 설립했다. 프로젝트 중심의 협업 툴 '플로우(flow)'를 개발했다. 플로우는 프로젝트팀 및 협업을 하는 사내 구성원끼리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업무 내용 영구보관, 계정 보안, 일정 공유 등 장점을 내세워 유료화 1년 만에 기업 500곳을 유치했다.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이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JTBC, 메가박스, 야놀자 등에서 사용하는 협업 툴
-플로우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소셜 기반의 협업 툴입니다. 플로우 내에 프로젝트 혹은 팀당 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팀원을 초대해 실시간으로 업무 내용을 주고받죠. 일정 공유는 물론 일대일·그룹 채팅, 직원·고객·협력사 연락처 공유, 파일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모든 내용은 모바일 혹은 P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형 서비스를 예를 들면 10인 기준 월 4만원이고 10명이 넘어가면 인당 4900원 추가요금을 받습니다."
-플로우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네 가지 장점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손쉬운 외부협업입니다. 사내 프로젝트에 외부업체와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내부인을 초대하는 것처럼 초대장을 보내 외부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서버에서 공유한 내용을 모두 보관합니다. 중간에 새로 들어온 사람도 방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공유한 파일이나 내용을 볼 수 있죠.
세 번째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UI입니다. 엔지니어나 IT계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SNS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죠. 네 번째는 기업 형태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기업 중에는 툴을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해서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소비자 요구에 맞게 서버 설치형(On premise)을 따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나요.
"기업 500군데에서 사용하고 있고 누적 가입자 수는 9만명입니다. 중앙미디어 그룹, 메가박스, 하나투어, 야놀자, 한화손해보험, 전자신문, 메타넷 등에서 사용 중입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메타넷은 서비스 사용 후 생산성이 30% 향상했고 담당자 1명당 자료 취합 시간을 월 250분씩 줄였다고 합니다. 전자신문은 업무 처리 능력이 2배 증가했고 사내 경조사 관련 SMS 발송 비용이 월 10만원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기획자 출신이 세운 앱 개발 스타트업
-마드라스체크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내 그룹웨어를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당시 쓰고 있던 프로그램은 메일 기반이었습니다. 메일보다 더 편한 툴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밴드 혹은 페이스북 형식의 툴 ‘콜라보’를 만들었죠. 방에 업무 관련 글을 쓰면 초대받은 사람들이 댓글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반응이 좋아 이를 더 키워보고 싶어 당시 회장에게 글로벌한 서비스로 키워보겠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웹케시 사내벤처 1호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11월에 6명의 팀원과 함께 나왔죠."
-바로 제품을 출시했나요.
"프로젝트로 개발했던 콜라보는 새롭긴 했지만 대중적이진 않았습니다. 3개월 정도 제품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의 협업 툴 플로우를 개발해 2016년 2월 출시했습니다. 처음엔 ‘업무용 네이버 밴드’를 목표로 잡고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기획자 출신이라고 하는데 개발회사를 이끌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핀테크 기업 웹케시에서 상품 기획 업무 담당자였습니다. 소프트웨어 제품 기획 설계를 주로 했죠. 그 밖에도 고객사 컨설팅, 프로세스 적립 등을 맡았습니다. 직접 개발은 하지 않았지만 팀장으로서 개발팀을 이끌기도 했고 개발자와 다양한 협업을 했습니다."
-어떻게 영업했는지….
“전 회사에서 담당하던 고객사들을 찾아가 플로우를 알렸습니다. 그렇게 영업해 기업 100군데 정도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면 밴드처럼 입소문을 타고 퍼질 줄 알았지만 협업 툴이라는 특성상 일반 소셜미디어처럼 확산이 빠르지 않았습니다. 1년 동안 발전이 없었고 터닝포인트가 필요했습니다.”
유료 서비스 전환
고객을 유치하려면 서비스를 개발해야 했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였기 때문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서비스 유료화를 택했다.
-유료화 이후 고객이 줄진 않았나요.
“기존 우수고객들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했습니다. 회사 사정을 말하고 지속적으로 운영을 하려면 유료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죠. 플로우를 쓰고 있던 고객사 100여군데 중 몇십 군데만 재유입했습니다.”
-어떤 부분을 고도화했나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사용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사업자 번호를 입력하는 등 복잡한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습니다. 또 사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용자 이야기를 듣고 서버 설치형을 개발했습니다. 유료화하면서 서비스를 세분화했어요. 게스트용, 중소기업용, 대기업·중견기업용으로 나눴습니다.”
-유료화 이후 반응은 어땠나요.
“기업 형태에 맞게 사용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2018년 3월에는 처음으로 큰 기업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때까지는 따로 계약을 맺기보다는 무료로 사용하던 기업이 사용 약관을 확인하고 월 자동 이체를 신청하는 게 다였습니다. 그때 계약을 맺은 자동차 부품회사와 함께 서버 설치형 서비스를 모델링 작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AI 기술 접목하고 해외 진출할 것
처음 제품을 출시했던 2017년 매출은 몇천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서비스를 고도화한 2018년 매출이 1000% 이상 성장했다. 엔젤투자자에게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학준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300% 이상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장하고 있지만 중간에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3개월 동안 하루도 못 쉬고 서비스를 개발한 적도 있고 고객이 늘어나면서 서버가 불안정했던 적도 있습니다. 다양한 부분에서 힘든 일도 많지만 창업을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 목표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80만여개 중소기업 중 협업 툴 사용 기업은 10% 미만입니다. 개인용 메신저로 일하는 것이 현실이죠. IT와 친숙하지 않은 유통,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무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후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그 시작으로 5월 16일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기업을 위한 영어버전이 나왔습니다. 6월부터는 해외진출을 위한 별도 브랜드를 출시할 겁니다.
또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접목할 것입니다. 서비스 내에 쌓이는 데이터를 통해 관계 중심의 협업 툴을 만들 예정입니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담당자를 선정할 때 그동안 누가 어떤 일을 했었고, 어떤 부분에서 성과를 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수월한 의사결정을 돕는 똑똑한 협업 툴이 되고 싶습니다. ”
-함께하고 싶은 고객사가 있다고 하는데….
“‘일 잘하는 사람들은 플로우로 협업합니다’라는 슬로건처럼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회사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플로우는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