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개나 팔았다, '엄마 팔'에서 힌트 얻어 70억 대박난 형제

조회수 2020. 9. 28. 17: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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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베개는 엄마의 팔베개", 그 같은 베개 만든 지 10년 됐죠
출처: jobsN
오재욱 드로브로스 대표.
중소기업 드로브로스 오재욱 대표
바른 자세 위한 베개, 허리쿠션, 방석 제조
“자세 무너진 현대인 위한 제품 만들겠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일하고, 고개를 쭉 빼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현대인들은 목과 허리에 부담을 느낀다. 거북목, 일자목, 허리디스크 등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통증을 완화하는 베개와 허리쿠션 등을 장만한다. 중소기업 ‘드로브로스’도 이러한 베개와 허리쿠션, 방석을 만들어 파는 업체다.


이 업체는 신경외과 의사인 형 오석관(56) 원장과 동생인 오재욱(50) 대표가 운영한다. 형인 오 원장이 기술총괄을 맡고, 동생인 오 대표가 경영을 담당한다. 2008년 창업해 지금껏 목 베개, 메모리폼 베개, 허리쿠션, 방석, 매트리스 등 8개 상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특허 4건, 실용신안 2건, 디자인등록 8건 등을 내며 기술력을 쌓아왔다. 드로브로스의 제품은 면세점, 교보문고 등의 오프라인 매장과 주문생산 기반의 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지금껏 50만개가 팔렸다.


작년 매출액은 70억원이다. 5월15일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IT밸리에서 만난 오재욱 대표는 “자세가 무너져 고통당하는 현대인에게 편안하고 도움이 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올해는 해외 판로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출처: 드로브로스 제공
드로브로스가 처음 개발한 베개인 닥터필로(왼쪽)와 2016년 출시한 씨가드 릴렉스.

“생활습관 안 바뀌면 목·허리 통증 완치 안 돼”


오재욱 대표는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오석관 원장은 셋째 형이다. 오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나와 경기도 안양에서 신경외과 개인병원을 차렸다. 동생인 오 대표는 제화업체인 에스콰이아에 입사해 마케팅 담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7년을 일했다. 오 대표는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사표를 냈다”고 했다. 이후 5년간 오 원장의 병원 운영을 맡았다.


병원 관리를 하며 오 대표와 오 원장은 한 현상을 발견했다. “목이나 허리가 아파서 오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면 한동안 안 오다가 1~2년 있으면 재발해 다시 병원에 오더라고요.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겠구나’ 하고 느꼈죠.”


오 대표와 오 원장은 여러 가지 생활습관 중 수면 중 자세를 살폈다. 많은 이들이 부적절한 베개 때문에 잠을 자는 자세가 뒤틀리고 경추에 무리를 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6년 11월 이들은 시중에 나온 베개를 뜯어보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편한 베개 개발에 착수했다.

출처: jobsN·드로브로스 제공
신경외과 전문의인 오석관 원장(왼쪽)과 드로브로스 경영을 맡는 오재욱 대표(오른쪽).

세상 최고 베개인 엄마의 팔베개 재현


개발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오 원장이 주도했다. 오 원장은 평소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완벽한 베개는 엄마의 팔베개라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엄마의 팔베개는 뼈와 이를 둘러싼 근육층, 그 위의 지방층 등 삼중 구조로 이뤄졌다. 당시만 해도 기능성 베개가 흔치 않았다. 오 원장은 삼중 구조를 가진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자는 계획에 따라 스펀지, 목제, 메모리폼, 라텍스 등으로 각종 실험을 하며 베개를 개발했다.


오 대표는 개발이 진행되면 샘플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공장을 다녔다. “전국의 베개나 매트리스 공장을 찾아가 샘플을 만들어달라고 매달렸죠. 신생 기업이니 누구도 쉽사리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공장 자체 업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장 직원들에게 야식을 대접하고 새벽 1~2시까지 작업해 샘플을 겨우 만들었습니다.”


애써 만든 샘플을 계속 변형하며 이와 같은 과정을 20번 정도 거쳤다. 오 대표는 “형님은 원가 등은 고려치 않고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이 정도면 괜찮은데’ 생각이 들 때도, 인체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처음부터 다시 개발한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했다.


1년 넘게 개발한 끝에 이들은 2008년 4월 법인을 차렸고, 6월부터 상품을 출시했다. 법인명은 ‘드로브로스’, 닥터 오 브라더스(Dr-Oh Bros)란 뜻이다. 초기 사업자금 3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출처: 드로브로스 홍보영상 캡처
드로브로스의 닥터필로 사용시 모습.

회사 역량 50%를 연구 개발에 투자


처음엔 판매가 쉽지 않았다. 생산원가가 높아 베개 1개당 20만원 선인 고가였다. 오 대표는 “한계가 보였다”며 “책상이나 비행기, 자동차에서 앉아있을 때 목을 보호하는 목 베개를 출시한 2013년부터 시장의 반응이 왔다”고 했다.


드로브로스는 2013년 씨가드 목 베개, 2015년 씨가드 트랙, 2016년 씨가드 릴렉스 등 자세 보정용 베개를 잇따라 출시했고, 2017년엔 허리쿠션인 씨가드 룸바를 시장에 내놨다. 부속 연구실도 설립했고 작년엔 매트리스도 출시했다. 오 대표는 “모두 법인 설립할 당시부터 연구 개발한 것들을 차례로 시장에 내놨다”며 “회사의 역량 절반을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고 했다. 현재도 매주 월요일마다 오 원장과 연구진, 마케터들이 모여 연구 회의를 진행한다.


현재 드로브로스의 상품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2년 중소기업진흥공단 HIT 500에 올랐고, 2017년엔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에 선정됐다. 2014년 씨가드 목베개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고 TV홈쇼핑에도 나왔다. 영풍문고, 교보문고 등 5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카카오메이커스, 네이버 쇼핑 등에서도 인기 품목으로 거래 중이다.

출처: 드로브로스 제공
드로브로스의 씨가드 목 베개(왼쪽)와 씨가드 트랙.

5년 연속 100% 성장 목표


오 대표는 “우리 제품을 쓰고 허리나 목디스크가 호전됐다는 고객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여행을 갈 때도 드로브로스의 베개를 반드시 가지고 간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는 상품에 자신감을 비췄다. “사람이 누웠을 때의 척추 각도와 높이 등을 고려해 20년 이상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품들입니다. 우리 것이 세상에서 가장 발전한 개념의 상품이라고 자신합니다.”


드로브로스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꾸준히 기부를 한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보육원, 한국심장재단 등을 통해 꾸준히 기부를 이어간다. 오 대표는 “교장이셨던 아버지는 어린이날이나 명절 때 고아원 아이들을 불러 집에서 잔치를 했다”며 “이를 보고 자란 우리도 당연히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드로브로스는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 오 대표는 “메모리폼 등은 온도와 습도, 사출시간에 따라 물성이 다르게 나온다”며 “고객의 피드백에 바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연매출 10억원에서 매년 100% 남짓한 성장을 기록해, 작년엔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40억원이다. “올해는 아마존에서 판매를 늘리는 등 해외 판로를 넓히는 게 목표입니다. 좋은 상품을 개발하면 매출과 성장 기회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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