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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조건 거른다”…겉보기와 달리 속은 곪아가고 있었다

“크라우드펀딩 제품은 믿고 거른다”…속으로 곪아가는 크라우드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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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3년간 꾸준한 성장세
장밋빛 전망 속 문제점도 드러나
신뢰와 수익률 문제로 한계점도

국내에 도입된 지 3년 된 크라우드펀딩이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 4월 “2016~2018년 총 417개 창업·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755억원(483건)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숫자는 좀 다르지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중 가장 큰 ‘와디즈’는 3년간 누적 펀딩금액이 1075억원을 기록했다고 했다. 그만큼 크라우드펀딩이 꾸준히 외형을 키우는 모양새다.


크라우드펀딩은 군중 또는 다수를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해 만든 단어다. 새로운 아이템을 가진 창업가가 다수의 소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2016년 1월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됐다. 정부는 크라우드펀딩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속은 곪아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무조건 거른다”는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투자를 했다가 원금도 못 건진 경우가 전체 중 30%에 달한다. 크라우드펀딩 어쩌다 이렇게 됐나.

크라우드펀딩 개념도

출처크라우드넷 홈페이지 캡처

꾸준히 몸집 키우는 크라우드펀딩


외형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은 ‘잘나간다’. 2016년 115건이던 펀딩 성공건수는 2017년 183건, 작년 185건으로 증가세다. 연간 펀딩 금액도 174억에서 301억원으로 73% 증가했다. 크라우드펀딩 취지에 맞게 일반인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크라우드펀딩 전체 투자자(3만9152명) 중 일반투자자는 93.8%(3만6726명)에 달한다. 3년간 56회 투자한 투자자도 있고, 5번 이상 지속 투자한 사람도 1332명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 중 92개 업체는 크라우드펀딩 성공 이후 583억원의 후속 투자를 받았고 164억원의 정책자금을 유치했다. 고용도 창출했다.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197개사는 작년 535명을 신규 고용했다.


정부도 크라우드펀딩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당초 200만원이던 일반투자자의 동일 기업 투자 한도를 500만원으로 늘렸고 연간 누적 투자한도도 500만원에서 1000만원 상향했다. 올 1월에는 기업당 투자형 펀딩 모집 자금 한도를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렸다. 설립된 지 7년 미만 창업 중소기업만 가능했던 크라우드펀딩 가능 기업 범위를 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했다.

크라우드펀딩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제공

초기 기업들 자신감 갖게 해준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보상형과 투자형으로 나뉜다. 보상형은 자금이 부족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어려운 창업자를 후원하고 창업자가 후원자에게 보상(리워드)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예약 구매를 하는 인터넷 쇼핑과 비슷하다. 최근엔 투자형이 더 주목받는다. 스타트업 등에 투자해 증권을 받고, 기업이 수익을 올리면 배당을 받는 형태다. 주식 가격이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크라우드펀딩 초기엔 영화나 음악, 전시회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 펀딩이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점차 IT·영상(39%), 제조업(31%), 도소매(10%)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기업들은 크라우드펀딩에 환호한다. 한푼이 아쉬운 사업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사업성을 검증받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단시간 최고 금액 모집 기록은 올 1월 국내 자산관리 로봇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인 ‘두물머리’다. 약 한 달간 와디즈에서 진행한 펀딩은 당초 목표 금액(3억원)을 5분 만에 채웠고, 3시간 만에 목표금액의 3배를 모았다. 이후 펀딩 금액을 15억원으로 증액했는데 이 또한 무난하게 달성했다.

금융위원회가 크라우드펀딩 홍보를 위해 만든 웹툰.

출처금융위원회 제공

뮤직페스티벌(그린플러그드)를 개최하는 ‘지피페스트’도 9억7000만원을, 군수지원 사업을 위한 자금을 펀딩한 ‘타임기술’도 9억3000만원을 조달했다. 영화 ‘너의 이름은’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배급 사업 투자를 받아 대박을 터트렸다.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41.2%였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회사를 알리고, 기업 가치를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방향제 제조업체 나무앤미의 정현 대표는 “상품을 본격 출시하기 전 제품의 경쟁력과 수요를 테스트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두물머리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15억원 투자를 유치한 모습(왼쪽). 오른쪽은 한 스타트업 대표가 크라우드펀딩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출처와디즈·한국예탁결제원 홍보영상 캡처

크라우드펀딩의 그늘


한 블로거 A씨는 지난 1년간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에 10차례 이상 참여했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크라우드펀딩, 더는 못하겠다”였다. 그는 “투자하고 보상형으로 받은 상품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며 “어떤 물건은 너무 정도가 심해 사기당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했다.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던 사람 중 A씨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크라우드펀딩이 겉은 성장하지만 속은 곪아가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던 ‘퀸메이드 400W 앱솔루트 무선 청소기’는 펀딩 당시 뜨거운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 개발된 제품은 불량투성이였다. 전원조차 켜지지 않았다. 역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블루필 미니헤드 휴대용 선풍기’는 압도적인 풍속과 함께 엄청난 소음도 뽐내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다. 크라우드펀딩에 한 차례 참여했던 김모(38)씨는 “한번 잘못 투자해 5만원 날렸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크라우드펀딩을 하지 않을 것이다. 주위에도 크라우드펀딩은 믿고 거른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크라우드펀딩을 과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업체도 많다. 펀딩 목표 금액을 100만원 수준의 낮은 금액으로 정하고, 그 이상의 금액이 모이면 ‘목표 대비 500% 펀딩’ 등의 문구를 사용하는 곳들이 종종 있다. 한 제조업체 사장은 “만들어지지도 않은 제품을 알리면서 과장 광고를 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며 “이런 행태들이 크라우드펀딩의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크라우드펀딩을 받았으나 품질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퀸메이드 400W 앱솔루트 무선 청소기.

출처와디즈 캡처

부작용 막는 대책 필요해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타티스타는 2017년 기준 전 세계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80억달러(약 8조9000억원)로 추정했다. 하지만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사들도 잇따라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현재 국내 크라우드펀딩 중개사는 14개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사 유캔스타트, 인크 등은 사업권을 스스로 반납했다. 2016년 시작한 1세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 5곳 중 현재 남아있는 곳은 와디즈와 오픈트레이드 등 2곳에 불과하다. 고훈 인크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크라우드펀딩 업종이 더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인가를 반납했다”고 했다.

크라우드펀딩 시 아이피플스가 홍보한 부루마불M 게임 화면.

출처유튜브 캡처

투자엔 항상 실패가 따라올 수 있지만, 투자형(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투자 실패 비율은 다른 재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2017년 11월 게임업체 ‘아이피플스’는 유명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모바일 버전 ‘부루마불M’을 만들겠다며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이들은 연 10%의 수익률과 원금 보장을 내세웠다. 펀딩 시작 5일 만에 목표금액인 2억5000만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작년 6월 이 업체는 투자받은 회사채 7억원을 부도냈다. 현재까지 투자자들은 이자는 커녕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만기가 지난 채무증권 88건 중 원금 손실이 난 것은 27건(30.7%)이다. 원금만 상환한 곳은 6건이다.


전문가들은 크라우드펀딩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 피해를 막기 위한 중개사들의 자체 노력과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개사가 펀딩에 나서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정확히 알리고, 원금 손실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나서 투자자와 회사와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시 공기업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로 참여해 초기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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