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때까지 토익점수 없던 고대생은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9. 29.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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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점수도 없던 4학년 학생, 월매출 12억 스타트업 대표 된 비결
쿠캣 창업자 이문주 대표 인터뷰
팔로어 2800만 아시아 인기 먹방

쿠캣은 스타트업계와 식품업계 모두에서 입지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2014년 설립 후 고작 5년 남짓한 기업이다. 하지만 2018년 기준 연 79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에는 월 12억 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은 지표로 드러난다. 국내 구독자가 메인 채널인 ‘오늘뭐먹지’(540만, 이하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 합계 수치) 등 1000만명이다. 동남아 등 글로벌 구독자까지 합하면 2800만명이다. 온라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먹고 싶어하는 가성비 음식’을 직접 판매도 한다.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전부 다 쿠캣에서 하고, 제조만 국내 제조공장에 맡긴다.


쿠캣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30대 초반의 이문주(32) 대표. 고려대 심리학과 재학 중 쿠캣의 전신인 ‘모두의지도’를 창업했다. jobsN은 최근 이 대표를 만나 초기 창업 당시의 어려움부터 요즘 성공가도에 오르기까지 과정에 대해 들었다.

출처: jobsN
이문주 대표.

-대학 재학 중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대학 재학 중 뮤지컬에 푹 빠져 살았다. 공연을 많이 다녔다. 졸업 후 배우나 공연기획자를 할까 했는데, 뮤지컬로 내 자신이 대성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대학 4학년 때다. 토익 한 번 안 친 상황이었다. 고민 중 인턴을 하다가 아이템을 잡았는데 그게 ‘모두의 지도’다. 학교 ‘캠퍼스 CEO’ 수업에서 과제로 낸 아이템인데 정부지원 창업경진대회 상을 받으면서 그걸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미련은 없었나.


“대학 졸업할 때쯤 SK텔레콤 등 대기업 몇 곳에 합격했다. 안정된 삶에 대해 동경이 있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창업해 보겠냐는 생각이 컸다. 스타트업이 안정기에 들어서는 기간이 3년이라는데, 3년 후 망해도 취업할 수 있는 나이라고 자신했다.”


-모두의지도는 어떤 서비스인가.


“맞춤형으로 장소를 찾아주는 지도 앱이다. 홍대에 있는 이용자가 ‘전원 콘센트가 있고 의자가 푹신한 카페’를 검색하면 니즈(needs)에 맞는 카페를 추천해 주는 식이다.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위주로 대학생 회원 3만명을 모았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고, 회사 설립은 2014년에 했다.”


-사업 초기 어려움이 없었나.


“많았다. 우선 장소 정보를 모으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카페, 음식점, 술집 등에 집중했다. 하지만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하고 사업을 확장해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투자의향을 밝혔던 대기업에서 1개월씩 거의 반년을 끌다가 취소했다. 그 사이에 정부지원금, 내 창업자금(과외로 2000만원을 모았다), 부모님께 빌린 돈 등 모든 사업자금을 써버렸다. 직원 10명 중 나 포함 2명을 뺀 나머지 전체가 퇴사했다.”


-어떻게 해결했나.


“투자자를 구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이 운영하는 ‘고벤처포럼’에서 5분 동안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정말로 1000번 연습해서 갔다. 가장 멋있고 설득력 있게 발표하려고 노력했다. 예상 질의응답도 A4 2장으로 정리해서 다 외워서 갔다.”


-어떤 반응이었나.


“(당신의) ‘사업은 모르겠는데 말을 너무 재밌게 한다’면서 지인 사업가를 소개해 주겠다 했다. 그 분이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다. 전 대표에게 찾아가 발표를 다시 한 뒤, 5000만원을 투자해 줘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전 대표의 주선으로 합병도 했다.”

출처: jobsN
이문주 대표.

포장마차에서 도원결의한 합병…“다 버리고 한 가지만 남기자”


쿠캣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합병 이후다. 모두의지도는 ‘오늘뭐먹지’를 운영하는 그리드잇과 합병을 했다. 2015년 6월 합병 이후 양사는 모든 사업을 접고 ‘오늘뭐먹지’ 한 가지만 남겼다. 이후에는 ‘먹방’ 영상이 대박을 치면서 사업이 급성장했다. 삼양식품, 오뚜기 등 대기업에서 식품 먹방 ‘브랜디드 콘텐츠’(비용을 지불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인 콘텐츠. 고품질 광고성 영상이라 보면 된다) 제작을 의뢰하고, 해외에서 구독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자체 쇼핑몰 ‘쿠캣마켓’을 만들고 자체브랜드(PB) 간편가정식(HMR)을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오늘뭐먹지와 합병을 하게 된 계기는


“오늘뭐먹지도 전화성 대표가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모두의지도의 기획력과 오늘뭐먹지의 모객 능력을 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권유에 윤치훈 그리드잇 대표(현 쿠캣 이사)를 만났는데 이야기가 잘 통했다. 포장마차에서 합병하기로 의기투합했다. 내가 합병법인의 대표를 맡고 윤 대표가 마케팅 이사를 맡기로 했다.”(합병 법인은 2018년 4월 (주)쿠캣으로 개명하게 된다.)


-합병하자마자 서비스를 대거 없앴는데.


“모두의지도 서비스는 폐지했다. 그 외 부대사업도 다 없앴다. 오늘뭐먹지 하나에만 집중하고, 서비스에 지도 기술과 기획아이디어 등을 접목했다. 합병을 한 2015년은 동영상 시장의 격변기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을 즐기는 습관이 태동하던 때다. 그 트렌드를 활용해 콘텐츠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 중에서 먹방 아이템에 집중한 이유는.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페이스북에서 사진이나 글보다 짧막한 영상을 더 보기 시작한다→TV를 대체할 수 있을까→소비자들이 개인화된 콘텐츠를 볼 것이다→그중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정치나 사회보다는 음식과 패션, 뷰티다→그중에서 가장 타깃이 넓은 분야는 음식이다→게다가 스마트폰으로 영상 사업을 하면 TV에서보다는 빠르게 구매 전환이 될 것이다→강남역 맛집을 찾아서 영상을 보다가 바로 구매까지 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해 보자.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다.”


-그런데 앱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당초에는 구매까지 한 번에 되는 앱을 검토는 했다. 그런데 콘텐츠는 노출이 좌우한다는 판단을 했고, 채널 확장에 올인했다.”


-콘텐츠 사업이 비약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다. 영상사업을 하자고 장비를 샀는데 정작 어떻게 찍을지, 연출은 어떻게 할지 등을 몰랐다. 학교 선배 중 SBS에서 일하던 박정하 PD를 영입하면서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고 인기가 확 오르기 시작했다.”(2016년 2월 론칭한 글로벌 먹방 채널 쿠캣 유튜브 계정은 하루에 1만명씩 팔로어가 늘기도 했다. 쿠캣은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합해 900만의 팔로어를, 한국판인 쿠캣코리아 계정도 3개 채널 합해 340만의 구독자가 있다.)

출처: jobsN
쿠캣을 나타내는 COOKAT의 단어 중간에 선 이 대표. OK라는 단어와 이 대표의 포즈가 절묘하게 매치된다. 그는 늘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노력해왔다고 한다.

최소 비용으로 베트남 진출 물꼬…“감춰진 시장 많다”


-해외 진출은 어느나라에 했나.


“쿠캣 베트남이 300만 팔로어가 있다. 쿠캣 태국과 쿠캣 홍콩도 역점을 두고 키우고 있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현지어 채널은 없고 글로벌 쿠캣 채널에서 해당 국가 콘텐츠를 영어로 제작한다.”


-베트남 진출은 어떻게 했나.


“일단은 돈을 많이 투자할 수 없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을 1명 고용했다. 한국에서 만든 영상에 자막만 입혔다. 그런데 한국 식문화에 대해 관심이 워낙 많아 사업이 잘됐다. 현재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올해 중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홈쇼핑사와 연계해 식품 판매를 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음식·외식 시장에 대해 분석한다면.


“베트남에 대해 국내총생산(GDP)이 낮고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베트남은 현금 거래라 겉으로 보이지 않는 시장이 꽤 많다. 그리고 호치민 등 경제 중심지는 월급이 100만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다. 또한 한국과는 소비 패턴이 꽤 다르다.”


-베트남에는 배달앱 같은 것은 없나


“있긴 한데 페이스북을 활용한 C2C(개인간 거래) 매출이 훨씬 많다. 페이스북 메신저로 인근에 있는 치킨집에서 음식을 시키면, 치킨집에서 와서 현금을 받아가는 식이다. 쿠캣도 C2C 시장을 공략해 보려고 한다.”


-향후 계획은.


“더 많은 아시아인들이 새로운 음식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이끄는 플랫폼으로 쿠캣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사명감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쿠캣은 꾸준히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도 계속 뽑고 있다. 특이한 제품을 상품화하는 상품 기획자(MD), 콘텐츠 창작 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 등을 찾는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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