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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케이스를 뒤집어 끼웠더니..세계가 놀란 삼성맨의 아이디어

조회수 2020. 9. 29. 1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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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유보한 기술로 '2019 CES 혁신상' 받은 스타트업
모픽 신창봉 대표
안경 없이 3D 콘텐츠 감상
입체영상 솔루션 대표 기업이 목표

핸드폰 케이스를 빼서 화면 쪽에 끼운다. 영상을 틀자 주인공들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이 생생하다. 스마트폰 콘텐츠를 3D로 보여주는 케이스다. 거추장스러운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이 액세서리는 국내 스타트업 '모픽'이 만들었다.


입체영상 솔루션 스타트업 모픽은 신창봉(42)대표가 이끌고 있다. 신대표는 삼성전자 C랩에서 스핀오프한 4번째 스타트업이다. 입체영상 구현 기술로 창업해 올해 1월에는 CES 라스베이거스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한솔 교육, 중국 VR업체 인스타360과 협업하고 있다. 갤럭시 S10 프로모션 제품으로도 납품 중이다.

출처: jobsN
모픽 신창봉 대표

사내벤처에서 스핀오프


신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삼성맨이었다. 기구 설계, DMC 연구소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다. 2013년 3D관련 사업에 합류해 입체영상을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태블릿 PC를 개발했다. 그러나 당시 회사에서 3D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판단해 관련 기술을 유보했다.


"사내벤처 제도인 C랩뿐 아니라 사내 연구과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스핀오프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당시 제가 이 기술을 C랩 프로젝트로 돌렸습니다. 모션 픽쳐의 줄임말인 모픽으로 사명을 짓고 2015년 10월에 스핀오프를 했습니다. 삼성전자 4번째 스핀오프 기업이죠."


신대표는 "디스플레이는 실제 세상을 모방한 것으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얼마나 유사한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진짜 두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실제감을 주는 기술이 필요하죠. 기존 3D 콘텐츠를 감상할 때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면 유망한 사업이라고 생각해 스핀오프를 결정했습니다."

출처: jobsN, 모픽 제공
스냅3D와 Mplayer3D

스냅3D와 Mplayer3D 개발


기존에 사내에서 개발했던 기술은 태블릿 전용 디바이스였다. 그러나 소비자가 교환 비용을 쓰면서까지 이 태블릿을 구매할 것 같진 않았다. 기존 3D TV도 고가의 티비를 새로 사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보편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신대표는 말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기존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기획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스마트폰 케이스라고 생각했다. 평소엔 스마트폰 케이스지만 영상을 볼 땐 앞으로 끼워서 3D 안경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한 사물을 볼 때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다. 그 차이를 뇌에서 인지해 합치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존 TV나 스마트폰 영상은 평면이다. 이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양쪽 눈이 다른 각도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신대표는 폰 케이스에 홀로그램에 쓰이는 렌티큘러 렌즈를 붙였다.


"이 렌즈는 ‘ABABABAB’식으로 조각낸 화면을 오른쪽 눈은 A만, 왼쪽 눈은 B만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뇌는 양쪽 눈에서 들어온 정보를 합쳐 입체화면을 만들어 냅니다. 2016년 5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2016년 9월에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양산까지는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자연스러운 터치가 돼야 하고 빛 투과율도 좋아야 하죠. 굴곡도 생기면 안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까지 약 18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지금의 폰 케이스는 두께 0.5mm의 유리 타입입니다."


하드웨어는 간단한 원리로 저렴하게(소비자가 2만7000원) 만들었다. 나머지 필요한 기술은 Mplayer3D 앱으로 채울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3D 콘텐츠를 다운로드해서 재생할 수 있는 앱이다. 이 안에는 아이 트래킹 기술과 실시간 최적화 기술이 들어있다. 아이 트래킹 기술은 카메라 센서가 1초에 30번씩 사용자 눈의 위치를 찾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눈의 거리가 달라지거나 각도가 바뀌어도 왼쪽·오른쪽 눈을 찾고 실시간 최적화 기술로 달라진 각도와 거리에 맞는 영상을 보여준다.

모픽 제공

CES 참가…자동차, 교육, VR회사에서 연락


2016년 9월 처음 스냅 3D를 공개했을 때는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다. 소비자가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콘텐츠를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Mplayer3D와 함께 참가한 2017 CES 라스베이거스 때는 달랐다.


"앱에 VR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 게임을 3D로 변환하는 기능 등을 추가했습니다. 처음과 달리 반응이 좋았습니다. 한 외국 블로거가 스냅3D와 Mplayer3D 사용기를 유튜브에 올려 인기를 끌기도 했어요. 덕분에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또 카지노 업체, 포르쉐 등 많은 곳에서 협업 제안을 받았습니다. 포르쉐 담당자가 사이드 미러에 우리의 3D 기술을 적용하면 좋겠다는 등 새로운 인사이트도 얻었죠."


이후 스냅3D와 Mplayer3D를 계속 업그레이드했다. 케이스는 두께 0.5mm로 얇게 양산했고 갤럭시 용도 개발했다. 앱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3D로 변환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듀얼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앱에서 입체 사진으로 바꿔준다. 이제는 사용자가 직접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018년 12월에는 LG 유플러스와 함께 협업했다. 유플러스 VR 앱에 모픽의 기술을 탑재해 다양한 콘텐츠를 입체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올해 1월 다시 참가한 CES에서는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액세서리 제품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신대표는 "상을 받았다는 그 자체보다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과 판로개척의 시작이라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국 VR 업체 인스타 360, 국내 교육 업체와 협업을 시작했다.

입체 영상 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것


모픽은 현재 기술뿐 아니라 태블릿PC, 전문가용 모니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추후 입체 영상이 필요한 곳 어디든 모픽의 기술이 쓰일 수 있게 준비 중이다. 또 정식으로 진출한 것은 아니지만 인도, 태국, 러시아 등에서 제품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스냅3D를 판매하고 있다. 이후 현지 통신사나 플랫폼 업체 등과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해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대표에게 창업 후 가장 힘들었을 때는 물었다. 그는 힘들지 않은 날을 찾는 게 빠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힘들다기보다는 제게 계속해서 주어지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면 어렵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어느샌가 극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목표는 입체 영상 솔루션의 대표 기업이다. 입체 영상이 필요한 모든 곳에 모픽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꿈이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창업은 의지만으로는 안됩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바로 창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준비가 덜 됐다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많은 걸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중에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저는 C랩에서 스핀오프를 했기 때문에 시드머니 투자로 데스벨리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회사에서 이런 제도를 운영한다면 스타트업 생태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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