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으로 어마어마한 벌금 낸 축구선수의 황당 해명

조회수 2020. 9. 18. 15: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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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운전 벌금 7억..할머니가 드리프트하는 나라도

2018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한국인은 3781명. 인구 10만명당 7.2명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5.5명(2015년 기준)보다 높은 수준. 정부는 2021년까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443명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화제에 오르는 운전면허시험제도. 정부는 2011년 운전면허 취득 절차를 간소화했다. 서민들의 시간·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개인별 학습능력 차이를 고려해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기능시험 항목은 11개에서 2개로 줄었고, 전문학원에서 받아야 하는 의무 교육시간도 25시간에서 8시간으로 짧아졌다. 면허증을 너무 쉽게 발급해준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는 2016년 기능시험 평가 항목을 다시 7개로 늘렸다.

조선DB

경찰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2년 한국에 단기간 체류하면서 운전면허를 딴 사람은 135명. 2015년 7734명까지 늘었다. 운전면허증 취득이 어려운 국가에서 ‘원정 면허’를 따러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것이다. 중국에선 면허 취득과 관광을 묶은 ‘면허 여행’ 패키지 상품도 나왔다. 중국은 운전면허를 따려면 이론·주행 등 총 63시간 의무교육을 들어야 한다. 또 시험에 떨어지면 10일 뒤에야 재시험을 볼 수 있다. 그러니 13시간 교육만 받으면 시험을 볼 수 있는 한국을 찾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을 맺었다. 한국 면허증을 따면 중국 면허증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선 운전면허시험을 어떻게 보는지 알아봤다.


면허 따는 데 최소 180만원 드는 스웨덴


스웨덴은 면허 취득 비용으로만 최소 180만원이 들어간다. 응시생 누구나 지불해야 하는 필수 비용으로 4405크로나(약 52만9000원)를 써야 한다. 시력 검사(2만4000원)·운전 허가증 발급(1만8000원)·안전교육(32만4000원)·필기시험(3만9000원)·도로주행(9만6000원) 비용 등이다.


응시자 선택에 따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있다. 공인 개인교습 담당자의 강습(8만4000원)·필기시험 실습(4만8000원)·교통학교 운전 수업 70분씩 11회(105만6000원) 등 선택지를 최소화해도 127만1800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필수 비용 53만원을 더하면 180만원 이상을 써야 하는 것이다.


면허증을 따는 데 걸리는 기간도 최소 1년이다. 스웨덴에서는 신체검사·안전교육(2회)·필기·도로주행시험을 본다. 필기시험에선 음주운전, 피로 등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에 대해 시험관과 토론을 한다. 도로주행시험은 정해진 코스가 없어 두어 번 만에 합격하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스웨덴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0만명당 2.7명. 스위스·노르웨이(2.6명) 등과 함께 OECD 회원국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출처: RichFiles 유튜브 캡처
마르코 로이스.

자동차 강국 독일, 취득 기간만 반년


벤츠·아우디·BMW·포르쉐 등 명차 브랜드의 고향인 독일 또한 운전면허 취득 조건이 까다롭다. 이론 교육만 2~3개월 받는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 응급처치 교육도 8시간 한다. 한 회 90분씩 14번, 총 21시간 이론 교육을 마치면 18시간 동안 실기 교육을 받는다. 독일 고속도로인 아우토반 주행 4시간, 밤길 주행 3시간, 시골길 운전 5시간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필기 시험은 30분 동안 30문항을 풀어야 한다. 합격률은 3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한국 운전면허 학과(필기) 시험 합격률은 87%. 독일은 실기 시험 합격률도 27% 수준이다. 시험을 볼 때는 엔진룸을 열어 각 부품의 역할에 대해 감독관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면허를 따도 2년 동안은 임시 면허증으로 운전해야 한다. 2년 동안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사고 없이 안전하게 주행한 사람에게 정식 면허증을 준다. 면허 취득 절차가 까다로워서 면허 없이 차를 몰다가 벌금을 무는 사람도 있다. 2014년 독일 축구선수 마르코 로이스는 상습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54만유로(약 6억9300만원)를 냈다. 당시 로이스는 “18살 때 면허 수업을 모두 들었지만 시험을 보기 싫어서 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면허 따려고 합숙하는 일본, 드리프트 시험보는 나라도···


이웃나라 일본에선 경찰이 인증한 자동차 교습소에서 면허 교육을 받는다. 학과 10시간, 코스 주행 15시간 등 최소 50시간 이상 의무 교육을 들어야 한다. 교육 기간을 줄이기 위해 교습소에서 보름 동안 합숙을 하는 사람도 많다. 면허증을 발급받은 뒤에도 1년 동안은 차량에 ‘V자’ 모양의 초보자 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1년 동안 과속, 신호위반 등을 하지 않아야 면허증이 나온다.


핀란드는 면허시험을 볼 때 드리프트 주행 능력을 평가한다. 드리프트란 자동차가 코너를 지나갈 때 속도를 줄이지 않고 뒷바퀴를 미끌어뜨려 통과하는 기술을 말한다. 핀란드에선 도로에서 순록 등 야생동물을 마주치기 쉽다. 겨울에는 눈 덮인 도로를 운전해야 할 때도 많다. 그래서 8시간 동안 ‘리스크 트레이닝’(risk training)을 받는다. 물 뿌린 젖은 도로를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정해진 시간 안에 차량 자세를 원래대로 잡지 못하면 실격이다. 핀란드에선 할머니도 드리프트를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출처: MotorWeek 유튜브 캡처
드리프트 능력을 평가하는 핀란드 면허시험.

면허시험 없는 멕시코, 사우디선 작년부터 여성도 운전한다


부정행위 때문에 면허시험을 없앤 나라도 있다. 멕시코는 주마다 운전면허 제도가 다르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2003년 면허시험을 폐지했다. 뇌물을 주고 부당하게 면허를 따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신분증과 일정 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면허증을 딸 수 있었다.


면허시험을 없애자 부당하게 자격증을 따는 사람은 줄었지만 교통사고가 늘었다. 2015년 멕시코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10만명당 15.5명. OECD 평균의 3배다. 결국 멕시코시티는 필기시험을 치르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지만 아직도 말뿐이다. 2018년 12월 취임한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취임 당시 “당장은 제도를 개선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을 보고 합격자에게만 면허를 주는 게 바람직하지만 행정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5월까지 여성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였다.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법은 없었지만 정부에서 여성들에게 면허증을 내어 주지 않았다.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에서는 운전이 불가능했다. 사우디 여성들은 1990년대부터 면허증을 발급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수차례 시위가 이어졌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국왕이 바뀌면서 여성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2015년 1월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017년 9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발표했다. 금기였던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해 문화·관광 사업 등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새로운 교통 법규를 마련하고 2018년 6월24일부로 여성 운전을 허용했다. 사우디 경찰은 여성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전담하는 여경과 여성 전용 유치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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