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인들만 알고있던 '비밀' 없애고자 만들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1. 17: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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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기 위해 알아야 할 점 알려주는 플랫폼 만든 사람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디스코 배우순 대표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 빌딩 한 채에서 월세를 따박따박 받는 삶은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다. 하지만 ‘건물주’는 돈만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자기가 사려는 건물이 시세보다 비싸진 않은지, 임대료가 예상했던 수준만큼 나오는지를 알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곳이 있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디스코다. 디스코에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실거래 정보 2300만건, 토지·건물 정보 3880만건이 올라와 있다. 사려고 하는 부동산의 가치 변화도 살필 수 있고, 인근 건물과 비교도 할 수 있다.

출처: jobsN
배우순 디스코 대표

디스코를 만든 배우순(37) 대표를 만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오해와 투자를 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 들었다.


-디스코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2008년에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했다. 감정평가사는 토지·건물 등 부동산이나 건설기계·선박과 같은 동산, 특허권·상표권 같은 권리 등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사람이다. 감정평가와 상업용 부동산 거래를 주로 하는 종합 부동산 서비스 법인에서 부동산 컨설팅을 담당했다. 34살의 젊은 나이에 파트너(임원) 자리에 올랐다.”


-감정평가사는 유망한 직업이다. 창업을 한 계기가 궁금하다.


“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할 때는 보통 100억원대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가 많았다. 매수 희망자에게 자료를 모아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게 주 업무였다. 규모가 큰 상업용 부동산은 관련 정보가 충분했지만 작은 건물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개인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감정평가사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똑같은 일만 계속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2016년에 회사를 나와 디스코 개발에 착수했다.”

출처: 사진 디스코 캡처
디스코 서비스 화면

-감정평가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두고 창업하는 데 반대는 없었나.


“아내가 꼭 해야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설득했다. 창업을 했다고 전 재산을 투자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는 아내도 응원해줬다.”


-지금은 부동산 정보가 많이 올라와 있다. 정보는 어떻게 수집했나.


“2016년 2월 디스코를 만들고 보니 막막했다. 실거래가 정보가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거래 정보는 부동산 중개인들이 가지고 있었는데 플랫폼을 설명하니 다들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 정보는 중개인들 사이에서는 비밀이었다. 자기가 처리하는 건물 가격은 자신들만 알고 외부로는 알려주지 않았다. 정보의 비대칭이 있어야 유리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해 12월부터 정부에서 상업용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도 시작했다. 실거래가 정보에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지적도, 등기부등본 등 공공데이터를 사람들이 보기 편하도록 만들었다. 이전에는 각 정보들을 따로따로 확인해야 했지만 한 곳에서 모두 살펴볼 수 있으니 부동산 거래를 하려는 사람들도 편할 것 같았다.”

배우순 디스코 대표

-첫 서비스를 시작하고 반응이 어땠나.


“2017년 4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거래가가 중요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적었다. 아무래도 보여주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1년 동안 디자인과 사용성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작년 5월에는 직방에서 투자도 받았다. 직방은 주거용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니 상업용 부동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 전략적 투자다. 투자금으로 인원도 충원하고 서비스도 개선했다.”


-디스코는 어떤 사람들이 이용하나.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10만명 정도가 디스코를 이용하고 있다. 이중에는 중개인을 비롯해 건축업자, 은행, 금융권과 가맹점을 낼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건물주에 대해 부러움과 함께 시기어린 시선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우리나라만큼 땅과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 나라가 없다. 게다가 건물주의 갑질논란 등이 있으면 그 원성은 더 커진다. 그런데 부동산 역시 주식이나 채권, 외환과 같은 대체투자 상품이다. 부동산은 재화 자체가 희소성이 있으니 물가상승과 함께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지금 증권가에서도 사기꾼이 있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전부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시장이 투명하게 변하면 바라보는 인식이 좋아질 것이다.”

배우순 디스코 대표.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필요한가.


“통상 소액 자산가들은 자기가 잘 아는 동네에 투자를 한다. 보통 상권이 발달한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한 건물을 찾는다. 부동산 투자는 임대 수입이 좋은 곳과 앞으로 부동산 가치가 오를 곳 두 가지 요건이 중요하다.


임대수입을 원하는 경우 임차인 구성도 잘 따져야 한다. 스타벅스와 같이 많은 사람을 끌어올 수 있는 점포가 있다면 건물 가치가 올라간다. 개그맨 박명수씨는 2011년 성신여대 근처에 4층짜리 빌딩을 29억원에 매입했다. 스타벅스가 4층 모두를 사용했다. 2014년에 그 건물을 46억원에 매각했다. 인근의 비슷한 규모 건물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스타벅스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였다.

-서울에서 건물주를 하려면 어느 정도 자산이 있어야 할까.


“서울 강남구를 기준으로 하면 대지면적 231~264m²(70~80평) 규모의 작은 건물도 50억원 이상이다. 강남이 아니라도 역세권의 작은 빌딩도 20억~30억원 정도는 한다.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대출 한도와 보증금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디스코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해 어려운 점을 하나씩 없애고 싶다. 디스코가 정보 부족에서 오는 문제를 해결했다면, 부동산 투자전략에 대한 방법도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최근에 교육도 시작했다. 많은 투자 강의가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우리는 실패하지 않는 법에 더 주안점을 두었다.


아직 수익모델은 만들지 않았다. 디스코에서 정보가 더 쌓이면 그 정보가 필요한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그 정보를 가공해 제공하는 모델도 가능할 것 같다. 사람들이 정보 부족으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디스코의 정보를 확대하고 더 많은 교류가 일어나게 만들고 싶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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