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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고, 곰팡이 피고..저흰 '버린 집'으로 2억 벌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1. 17: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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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집 찾아 공유주택 만들고 2억 벌었습니다

나윤도(34) 더몽(the 夢) 대표는 서울 곳곳의 버려진 집을 공유주택(share house·셰어하우스)으로 바꾼다. 공유주택이란 여러 명이 모여 살면서 거실·화장실 등을 함께 쓰는 거주 형태를 말한다. 그가 찾는 매물은 물이 새거나 벽에 곰팡이가 슨 노후 주택이나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 지금까지 서울 소재 대학가 인근 5곳에 공유 주택을 만들어 2억원의 매출을 냈다.


더몽의 입주민 대부분은 외국인 교환학생과 사회초년생. 2018년 5월 문을 연 더몽은 청년 주택난 해소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받아 창업 6개월만에 국토교통부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나윤도 더몽 대표에게 공유주택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들어봤다.

출처: jobsN
나윤도 더몽 대표.

-더몽을 차린 계기가 궁금하다.


“2013년 한양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다. 2015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에어비앤비 손님은 펜션 이용객처럼 길어봐야 2~3일간 머무른다. 청소 등 숙소를 관리하는 데 손이 많이 갔다. 공유주택 형태로 중·장기간 임대를 하면 비용도 줄이고 사업 규모도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부동산 매물을 알아보던 중 서울 곳곳에 버려진 주택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입지가 좋아 리모델링만 하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나이 든 건물주가 방치한 집도 많았다. 이런 노후주택을 공유주택으로 만들면 청년 주거난 해소를 돕고 주거환경이 나쁜 도시가 늘어나는 슬럼화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작년 더몽을 설립하고 주택을 매입해 공유주택으로 만들었다. 현재 공유주택 5채를 운영하고 있다. 입주민 비중은 외국인 교환학생이 70%, 한국인 사회초년생이 30%다."


-노후 주택은 어떻게 찾았나.


“대학가 인근 부동산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괜찮은 주택이 매물로 나왔는지 확인했다. 현재 서울 성동구 행당동(1곳)·성북구 안암동(2곳)·하월곡동(1곳)·동대문구 휘경동(1곳)까지 총 5곳을 운영중이다. 차례로 한양대·고려대·동덕여대·서울시립대 인근 지역이다. 최근 서울대학교 근처에 있는 주택을 매입했다. 조만간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출처: 나윤도 대표 제공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더몽의 공유주택.

-돈은 어떻게 버나.


“월세로 얻는 수입이 월 1000만원가량이다. 총 입주민은 50명 정도다. 2인실 월세가 25만~30만원, 1인실은 35만~40만원이다. 보증금은 월세 두 달치다. 월세는 대학 기숙사나 주변 원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보증금은 5분의 1~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대학가 원룸은 보증금으로 500만~1000만원을 받는다. 우리는 보증금이 100만원도 안 한다.


지출은 대출이자 및 운영비로 나가는 비용이 월 500만원 정도다. 나머지 500만원이 순이익이다. 지금까지 정부 기관인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2700만원가량 지원받았다. 또 공유주택을 보고 인테리어 공사만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온 적도 있다. 지금까지 누적 매출은 2억원 정도 나왔다.”

출처: 나윤도 대표 제공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숙소의 내부 인테리어 모습.

-비슷한 회사들과 차별점은.


“우리는 주택을 직접 매입한다. 다른 회사는 건물주에게 시세보다 높은 월세를 지급하고 집을 빌린다. 그리고 공유주택으로 운영해 수입 일부를 자신들이 가져간다. 주택을 매입하면 입주민의 주거 안정성이 높아진다. 임대 형식으로 운영하면 건물주가 방을 빼라고 요구하면 별 수 없이 입주자를 내보내야 한다. 그러면 입주자는 당장 살 곳이 없어진다.”


-공유주택 사업에 어려움은 없었나.


“입주민을 대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24시간 내내 각종 민원이 들어왔다. 어떤 사람이 냉장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불만부터 누군가 샤워하고 난 뒤 머리카락을 안 치운다는 둥 민원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쓰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갈등이다.


그래서 최근 프렌즈유닛(friends-unit) 개념을 도입했다. 입주민을 팀 단위로 받는 것이다. 지인 3~4명이 같이 살면 모르는 사람끼리 살 때보다 갈등이 덜하지 않겠나. 지금은 기존에 운영하던 공유주택 대부분 프렌즈유닛 형태로 바꿨다. 예전보다 확실히 민원이 줄었다.”


-또 다른 애로사항은.


“노후주택은 벽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나 물이 새는 누수 문제가 있다. 1970~1980년대에 지은 집은 지금보다 벽 두께가 얇다. 벽이 얇으면 결로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말하자면 벽지에 곰팡이가 쉽게 생긴다는 말이다. 해외 건설 공법 사례나 논문을 참고해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만들어 결로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출처: 나윤도 대표 제공
더몽은 입주민 대상으로 쿠킹클래스·한복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


“주택 수리를 할 때 인부 1명을 쓰려면 일당으로 25만원이 들어간다. 2~3시간 만에 끝나는 일이라도 일당을 전부 줘야 한다. 돈을 아끼려고 내가 직접 공사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루 20시간 동안 공사장에서 전기 설비를 설치한 적도 있다. 이제 웬만한 공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전문가다.”


-앞으로 계획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는 공간을 주거·일·취미 공간으로 나눈다. 현재 주거공간을 사업화해 공유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일 공간은 이미 위워크·패스트파이브 등 거대 공유오피스 플랫폼이 있다. 그런데 취미 공간은 아직 마땅한 게 없다. 기껏해야 공방이나 독서실·피시방 뿐이다. 다양한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상 중이다.


외국인 교환학생의 한국 생활 정착을 돕는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도 더몽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외국인등록증(ARC) 발급을 도와주는 등 한국 생활에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대신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대학과 제휴를 맺고 외국인 교환학생을 출국부터 귀국까지 관리해주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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