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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먹혔다’…20억 빚, 20만원 단칸방 벗어나게 해준 물건

빚 20억 떨쳐내고 미국 뜨겁게 달군 ‘코리안 스톤 팟’ 아마존 셀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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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관(45) 코리아트스토리 대표는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돌솥을 판다. 돌솥 한 개 가격은 58.95달러(약 6만6000원). 지난해 1만3000개의 돌솥을 팔았다. 미국에 밥솥을 3억5000만원 어치 판 것이다. 원가를 제외한 이익은 7000만원 정도다. 이것 말고도 영국·일본 아마존에 해면·LED거울·찜질팩·운동용품 등을 팔아 약 5억 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류병관 대표의 돌솥 이미지(왼)·돌솥을 이용해 비빔밥 요리를 한 소비자 후기가 올라와있다.

출처아마존 닷컴

그가 파는 물품 중 돌솥이 가장 신기하다. 미국에서 한국식 라면·만두·비빔밥 등이 인기다. 덩달아 관심받는 조리도구가 있었다. 바로 돌솥이다. 류 대표는 이 흐름을 앞서 알아차렸다. 3년 전 외국인에게 온라인 마켓에서 돌솥을 팔았다. 류 대표는 원래 2010년부터 이베이에서 전 세계로 물건을 유통해왔다. 이태리타월·3D안경(영화관에서 쓰는 용도)·양말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했다. 그렇게 유통 노하우를 쌓다 2015년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하자 돌솥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아 미국에 팔았다.

미국 유튜버(@Seonkyoung Longest) 채널에 올라온 돌솥비빔밥 요리 영상.

출처유튜브(@Seonkyoung Longest) 캡처

삼겹살 프랜차이즈 브랜딩 계기로 사업해···빚 20억 지기도


“원래 디자이너 출신이에요. 서울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93학번입니다. 졸업 후 디자인 회사에서 10년간 광고·편집 업무를 맡았어요. 30대 초반 사업할 기회가 생겼죠. ‘삼초삼겹살’이라는 프랜차이즈 창업자와 연이 닿아 공동대표로 브랜딩을 맡았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적성에 맞았어요. 원래 한번 사업해보면 직장생활 다신 못해요. 위험 속에서도 성취감을 한번 맛보니까 안정적인 생활에 만족할 수 없더군요. 디자인 일 관련해 중국 업체와 거래할 일이 많았거든요. 그쪽 인맥이 생기니 사업 기회도 눈에 띄었어요. 서른여섯 살 중국 유통사업에 겁 없이 덤벼들었어요”


그가 중국 베이징에 유통한 물품은 홍삼 관련 건강보조식품(고려·대한·농협인삼 등)이다. 중국에 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중국인 동업자가 필요했다. 지인에게 소개를 받아 중국인 동업자와 계약을 맺었다. 사업 초창기 한국에서 제품을 부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폐가 터지고 왼쪽 어깨부터 발등까지 뼈가 부러졌다. 전치 20주였다. 그가 병원에 누워있다는 소식을 들은 중국인 동업자는 사업 자금을 전부 들고 도망갔다. 사기를 당한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그의 앞으로 빚 17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왼)류병관 대표·(오)함께 사업 파트너로 일하는 유성목 대표.

출처jobsN

“교통사고 후유증도 가시기 전이었죠. 전 아이가 둘 있는 가장이었습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했어요. 하루에 잠을 세 시간씩 잤던 것 같아요. 12주만에 퇴원해 바로 직장에 들어갔어요. 일단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했으니까요. 또 퇴근 후에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외주작업을 받아 악착같이 돈을 벌었습니다. 중국 사업을 전부 접고 남은 물건을 파니 빚을 11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직장·프리랜서 생활하면서 끊임없이 부업 생각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일해 일년에 1억원 정도 벌었다. 그래도 갚아야 할 돈이 많이 남아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족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의 부인은 연극배우 조현임씨다. 류 대표는 “연극배우는 연봉이 마이너스 500만원이에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결혼하고 20년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응암동 단칸방에서 살았어요. 빚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퇴근해도 집에 바로 들어가지 못했어요. 밤늦게 거리를 한참 서성이곤 했죠. 그렇게 들어가면 부인이 아무 걱정 없이 너무 잘 자고 있는 겁니다. ‘나 없어도 저리 걱정 없이 잘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빚을 갚으려면 어떻게해서든 다시 일어서야만 했습니다”


사고 후 2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사업에 눈길이 갔다. 2010년 이베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직장생활과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빠듯하게 일하던 그였다. 얼마 없는 남는 시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다. 마침 외국인들이 한국산 이태리타월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태리타월을 시작으로 3D안경(영화관 용도)·양말·손거울·손톱깎이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했다. 

류 대표는 돌솥 이외에도 해면 스폰지·발목 거치대 등을 아마존에서 판매한다.

출처아마존 캡처

“그 당시는 노하우가 없어 시장에서 닥치는 대로 물건을 떼다 팔았어요. 별의별 경험을 다 했어요. 판매 국가를 하나가 아닌 전 세계로 하다 보니 사고가 온 군데서 터졌죠. 나라를 잘 선택해야 해요.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시장 분석을 해서 매출이 잘 나는 나라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이탈리아 우체부가 커피 머신을 훔쳐 가기도 하고, 브라질에 간 USB는 아예 추적조차 못하게 증발해버렸죠. 이런 사고를 겪다 보니 정신이 피폐해져갔어요. 그때만 해도 이베이는 고객서비스(CS)를 판매자가 전담해야 했거든요. 새벽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생전 처음 듣는 언어로 욕을 들을 때가 많았습니다”


판매자가 CS를 도맡아야 하는 이베이는 판매수수료가 다른 거래소에 비해 낮다. 판매 제품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판매금액의 10~18%정도다. 다만 소비자 대응이 까다롭고 안정적인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국가마다 배송비가 달라 판매금액의 3배를 썼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매출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이베이에 파는 전체 제품을 합하면 연 매출 5억원 정도 났다.


아마존, 수수료 높아도 최대한 셀러 편의 봐줘


이베이에서 해외배송 시스템 상품기획 등에 대해 노하우를 쌓아갔다. 시간이 흘러 아마존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절호의 기회라 여겼다. 2015년 말 아마존 셀러로 등록했다. 이번엔 미국에서만 물건을 팔기로 했다. 처음 아마존에서 판 아이템은 한국 화장품이었다. 류 대표가 고전하고 있을 때 다른 물건을 팔면 좋겠다고 조언해 준 이는 동료 유성목씨였다.


두 사람은 디자이너 프로젝트로 만나 관계를 맺은 사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유성목(35)씨는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었다. 구글 인기 검색어 등 미국 내 주요 사이트를 분석해 각종 데이터를 제시했다. 미국인들 사이에 한국의 음식이 뜨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류 대표는 돌솥을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유튜브 채널 @MyFoodFix·@Seonkyoung Longest 캡처

“2016년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미국에 많이 생겨났어요. 그러면서 미국인이 호기심 갖는 조리도구도 생겨났죠. 바로 ‘Stone Pot(돌솥)’ 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을 검색하면 연관어로 지속적으로 등장했어요. 직접 돌솥을 제조해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사업을 할 때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제품을 팔면 경쟁이 금방 치열해지기 때문이죠. 조금 어렵더라도 해외에 판매해 본 경험을 살려 자체브랜드를 키우고 싶었습니다”


류 대표는 제품을 제작할 때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돌솥 두께를 줄여 가볍고 열전도율을 높였다. 나무 판도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한국의 멋을 담기 위해 재료를 일일이 찾아가면서 연구했다. 아마존은 판매하는 제품 이미지를 강조한다. 류 대표는 사람이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이미지가 있어야 매출 효과가 난다는 걸 이용했다. 모델이 돌솥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자 훨씬 많이 팔렸다. 

판매 데이터를 자세하게 분석한 자료.

출처류병관 대표 제공

한 달에 100개 200개씩 매출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이 돌솥을 쓰자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비빔밥을 돌솥에 넣어 비비는 것이었다. 쿡방을 즐기는 미국 유명 유튜버가 비빔밥을 만드는데 류 대표의 돌솥을 사용해 요리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날 매출이 두 배로 급등했다고 한다.


“2018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아마존 매출은 5억 정도입니다. 얼마 안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일을 하고 있으니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아마존 셀러를 고민 중이라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여러 일을 하면서도 사업을 벌일 수 있어 좋습니다. 아마존은 수수료가 높은 반면 판매자 편의를 최대한 봐주거든요. 셀러들은 판매 물품을 아마존 창고에 보관할 수 있죠. 또 배송을 전담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CS를 맡아줘서 리소스를 줄일 수 있어요. 전 지금 다음 사업 아이템으로 뚝배기를 보고 있어요. 이미 시장에 뚝배기 셀러들이 많아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지 고민 중이죠. 앞으로도 한국의 숨어있는 보석들을 발굴할 생각이에요. 앞으로 계속 새로운 판매 아이템을 찾기 위해 전통시장들을 뒤질 것 같습니다. ”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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