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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락실에서 하던 이 게임 만든 회사, 알고 보니…

'더킹오브파이터즈' '메탈슬러그'··· 그 시절 우리가 열광하던 일본 게임사,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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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회사는 일을 효율적으로 합니다. 개발자들이 똘똘 뭉쳐 짧은 시간에 게임을 만들죠. 중국에서 200명이 필요한 일을 한국에서는 30명이 합니다. 한국 개발자가 반바지에 티셔츠 입고 일하지만 일본 개발자는 정장에 넥타이를 입어요. 또 일이 많으면 한국 개발자들은 회사에서 밤을 새우지만 일본 개발자들은 집으로 일감을 가져갑니다.”

SNK 제공

전세환(38) SNK 공동대표는 한·중·일 3국 게임 업계에 모두 정통한 유일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NHN(현 네이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다음카카오차이나 부사장직을 맡아 게임 사업을 총괄했다. 지금은 중국이 인수한 일본 유명 게임 회사 SNK의 대표로 재직 중이다.


SNK는 1978년 일본에서 문을 열었다. 메탈슬러그·더킹오브파이터즈·사무라이 쇼다운 등을 제작한 오락실 게임의 대명사다. 한국에도 1980~1990년대 오락실 SNK 게임을 한 추억을 가진 사람이 많다. 말하자면 우리가 어렸을 때 열광했던 일본 게임사의 대표가 한국인이다.

전세환 SNK 공동대표.

출처jobsN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2005년 NHN에 입사해 네이버 운영팀에서 일했다. 2006년 지팍스라는 회사로 이직해 게임을 개발하고 중국에 수출하는 일을 맡았다. 중국 게임을 한국에 소개하는 일도 했다. NHN에서 함께 근무했던 상사가 다음카카오차이나 대표로 이직했다. 그가 부사장직을 제안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다음카카오차이나에서 게임 사업을 총괄했다. 2016년 한국 게임사 네시삼십삼분의 중국법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17년부터 SNK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15년 중국이 SNK를 인수했다고.


“갈지휘 SNK 대표는 2014년 중국의 게임 운영사 퍼펙트월드에서 독립해 레도인터랙티브라는 게임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갈 대표가 SNK 측에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 라이센스 계약을 제안했다. IP 라이센스 계약이란 한 회사가 보유한 상표의 지적재산권을 다른 회사가 쓸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대신 돈을 받는 사업이다.


당시 SNK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았다. 부채만 400억원에 매년 112억원씩 순손실도 났다. 또 게임 회사가 게임이 아닌 도박(파친코)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갈 대표는 IP 라이센스 계약을 하기 위해 SNK를 찾았다가 인수를 제안했다. 중국에서 IP 라이센스 사업을 하면 적자에 허덕이던 SNK를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1년 동안 일본 경영진을 설득한 끝에 2015년 갈 대표가 SNK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에 당신은 어떻게 합류했나.


“갈 대표가 SNK를 인수한 뒤 자금 압박으로 힘들어했다. 2016년 나는 네시삼십삼분 중국법인 대표였다. 같은 업계에 있다 보니 마주칠 일이 많았다. 또 그가 한국 노래를 좋아해서 빨리 친해졌다. 둘 다 신승훈의 ‘I believe’를 좋아했다.

(왼)사무라이 쇼다운, (오)메탈슬러그 어택. 모두 SNK가 제작한 게임이다.

출처snkGame 유튜브 캡처

그의 사무실에 종종 찾아가 사업 이야기를 나눴다. 갈 대표가 SNK 사업 확장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아서 한국에서 사업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랬더니 그가 2017년 한국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회사를 함께 경영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왔다. 게임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도 SNK는 좋은 실적을 내고 있었다. 제의를 수락하고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현재 SNK의 한국 사업은 내가 맡고 있다. 중국에서는 갈 대표와 나 둘 중에 제휴 후보 업체를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맡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 후 달라진 점은.


“파친코 사업을 정리하고 중국 IP 라이센스 사업에 집중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 회계연도(2017년 8월~2018년 7월)에만 249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9년 예상 순이익은 750억원. 오는 5월에는 코스닥에 상장도 한다.


현재 매출 비중은 IP 라이센스 사업(66%)이 가장 크다. 또 SNK가 개발한 게임을 게임기·PC 시장에 유통해 돈을 번다. 매출 비중은 19% 정도다. 모바일 게임 부문(11.3%)에서도 실적을 내고 있다. 직원은 총 190명 정도다. 일본에 150명, 중국에 20명, 한국에 10명 정도

있다.”


-부실 기업을 흑자전환시킨 비결이 궁금하다.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그 나라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현지인을 책임자로 뽑는다. 현재 대만에서는 대만 야후 대표였던 분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책임자로 뽑으면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또 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전망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었다. 인수 전 SNK는 파칭코 사업으로 매출 대부분을 내고 있었다. IP 라이센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파칭코 사업을 정리했다. IP 라이센스 사업에 실패할 경우 그나마 있던 매출도 포기하는 셈이었다. 사업 방향에 확신을 갖고 추진한 전략이 통했다.”

조선DB

-이 일을 왜 과거 SNK는 하지 못했나.


“SNK 전 회장이 80살에 가까운 고령이었다. 다른 경영진도 대부분 60대였다.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해도 추진력이 떨어졌다. 일본 회사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해외에 진출해도 일본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 사업을 총괄한다.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한·중·일 게임업계의 특성이 궁금하다.


“한국은 3국 중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한다. 중국에서 150~200명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한국에서는 20~30명이 해낸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효율성을 많은 인력을 투입해 보완한다. 일본은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있다. 일이 남아 있어도 회사가 아닌 각자 집에서 야근을 한다. 또 SNK는 문을 연 지 40년이 지난 회사라 분위기가 보수적이다. 한국 게임회사 직원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일한다. SNK는 말단 사원도 정장을 입고 일한다.”


-일본 회사를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매일 아랑전설·더킹오브파이터즈·메탈슬러그를 했다. 그때 SNK가 만든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봤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SNK의 사업이 통할 거라고 확신했다. 또 한국에는 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 등 질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사가 많다. 한국 시장에서 사업 규모를 키우려면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해야 한다고 주주들을 설득했다.


처음에는 주주들의 반대가 심했다. 일본 회사를 왜 굳이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향후 1~2년 안에 한국 시장이 수백억원 규모로 성장할 거라고 설득했다. 2017년 모든 주주들의 허락을 받았다. 한·중·일 3국에서 회계감사를 받는 데 또 2년이 걸렸다. 모든 준비 작업을 마치고 오는 5월8일부터 15일 사이에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상장을 한 차례 미루기도 했는데.


“2018년 11월8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허가를 받았다. 12월 상장하려고 했지만 증시 상황이 나빠졌다. 또 2017년까지 호황이었던 게임 산업도 2018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많은 게임 회사의 주가가 폭락했다. 적자 전환한 기업도 많았다. 한 회사는 시가총액이 1700억원에서 400억원대로 떨어질 정도였다. 상장을 밀어붙이다가 회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일정을 미뤘다.”


-얼마에 상장할 예정인가.


“2018년에는 7700억~1조500억원 사이에서 상장할 생각이었다. 당시 주변에서 상장가가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증시와 게임 산업이 모두 불황이라서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올해 SNK의 예상 순이익은 750억원이다. 작년보다 2배 이상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상장 주관 증권사와 협의해 상장가를 1조원 이하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주식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상장가를 정하려 한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게임으로 지속적인 매출을 낼 수 있나.


“지적재산권은 시간이 오래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고 본다. 일본 헬로키티는 1975년에 나왔다. 세상에 나온 지 45년이 지난 캐릭터의 자산 가치가 1조5000억엔(약 20조원)에 달한다. SNK가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이 200개가 넘는다. 또 용호의 권·아랑전설·메탈슬러그·사무라이 쇼다운·더킹오브파이터즈 5가지는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키우면 지금보다 최소 2~3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임을 원작물로 한 다양한 부가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2017년 중국에서 더킹오브파이터즈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유튜브·바이두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총 조회수 12억을 달성했다. 지금도 게임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SNK가 출시한 소형 게임기 '네오지오 미니'.

출처snkGame 유튜브 캡처

게임기 부문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플레이스테이션의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면 게임기에 들어가는 시디(CD) 판매도 증가한다. 2018년 7월 네오지오 미니를 선보였다. SNK가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 40여종을 즐길 수 있는 소형 게임기다. 출시 첫날 아마존에서 125억원 어치가 팔렸다. 지금까지 50만대 정도 나갔다. 판매액으로 따지면 10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 계획은.


“설레는 마음으로 코스닥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SNK를 닌텐도·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IP 라이센스 사업만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회사가 아니라 모바일·비디오 게임 제작 등 게임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회사로 만들 것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대만·베트남·미주·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싶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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