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젊은 PD들 "저희가 3000만원 들고 하는 일은요.."

조회수 2020. 9. 21. 1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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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젊은 PD들, 3000만원 상금 들고 '쇼킹한 사람'만 찾는 까닭
CJENM 오쇼핑부문 모바일라이브팀 인터뷰
TV에서는 볼 수 없던 10~20세대 ‘광클’

기존의 TV홈쇼핑의 포맷은 한 가지였다. 기혼 여성 쇼호스트가 나와서 옷을 입어보거나, 화장품을 발라보는 것.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해서 자세하게 풀어주는 방식이었다. 일부 남성 쇼호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메인 이용자층인 ‘어머님층’(40~50대 여성)을 공략하기는 어려웠다. 20대 이하 소비자는 시청자 기준이나 매출액 기준 등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10% 미만인 것이 정설이다. 모바일 CJ몰 애플리케이션(앱)도 메인 사용자는 30~40대다.


왜 홈쇼핑은 나이 든 사람,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은 젊은이들이 이용하게 됐을까. 이런 이분법적 구도에 반기를 들고 ‘B급 감성 1인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CJ오쇼핑(CJ ENM 오쇼핑부문) 모바일라이브팀. PD 18명 등 총 30명으로 된 ‘B급 감성 별동대’다. 그동안 홈쇼핑과 접목되지 않았던 퀴즈, 오디션 등의 포맷은 물론이고, 1인 방송 전문가인 유튜버들을 대거 출연시킨다. 어떤 때는 공기청정기 부품업체 직원이 직접 출연해 “대기업 제품하고 부품 스펙 같아요”를 외친다.


jobsN은 3월 13일 CJ오쇼핑의 모바일 채널 ‘쇼크라이브’를 운영하는 모바일라이브팀의 강정훈(33), 김병훈(33), 김보선(26·여), 박지호(34)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그들은 멀쩡한 1위 사업자에 다니면서, 그들은 왜 ‘쇼킹’한 것을 찾아 3년째 ‘방황’하는 걸까.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출처: CJ ENM제공
김보선씨.

“홈쇼핑 메인 타깃은 40~50대…매출 안 내도 좋으니 10대 좀 잡아봐라”


-당신들은 누구인가.


(강정훈·이하 강) “입사 4년차 PD다. ‘뻔펀한가게’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스포츠 PD 출신인데 홈쇼핑이 더 재밌어 보여서 이직했다. 사내에서는 ‘B급 감성 전문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병훈·이하 김) “영화·방송·애니메이션·MCN(1인방송) 등에서 활동하다가 이곳에 왔다. ‘인싸쇼핑’이라는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다. 성우 등 유튜브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1인 판매방송을 만든다.”

출처: CJ ENM 제공
왼쪽부터 김병훈, 김보선, 박지호, 강정훈씨.

(김보선·이하 선) “작년에 입사한 신입PD다. 모바일 방송 ‘뿌쇼뿌쇼’를 기획하고 방송하고 있다. 퀴즈프로그램과 모바일 홈쇼핑을 합한 방송이다. 동시접속자 1만명을 모으기도 했다.”


(박지호·이하 박)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매거진형 쇼핑 콘텐츠를 마케터 출신이다. 우리 팀에서 진행하는 모바일 방송 6개의 마케팅을 맡고 있다.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홈쇼핑,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상품을 늘 찾고 있다. 쇼크라이브의 이벤트 프로모션도 담당한다.”


-지난 2년간 모바일 전용 홈쇼핑방송인 ‘쇼크라이브’를 운영해 왔는데.


“초기에는 1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겟꿀쇼’라는 프로그램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인기가 있는 ‘꿀템’(꿀 같이 달달하고 유익한 아이템)을 방송진행자와 채팅을 하면서 구입할 수 있는 포맷이다. 현재는 뿌쇼뿌쇼 등 6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CJ ENM 제공
강정훈씨.

-매출은 얼마나 나오나.


“많이 나오면 프로그램 한 편 당 1억~2억원대 매출을 낸다.”


-매출이 생각보다 적은데 꾸준히 방송을 하는 이유가 있나.(CJ오쇼핑의 연 매출은 1조2934억원으로, 30분 방송에 10억원대 매출을 내는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박) “매출만 생각했다면 이 방송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 기존에 TV홈쇼핑에 방영되고 있는 영상을 그대로 틀어놓는 것이 더 많은 매출을 낼 것이다. 하지만 10~20대 젊은 소비자를 발굴한다는 점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작년 진행한 ‘쇼크오디션’에서는 시청자의 78%가 10~20대였다.


이 때문에 10~20대 시청자들이 접속해서 시청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홈쇼핑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뭘 사러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재밌어서 보다가 한두개 구매할 수 있는 방송이다. 10~20대 사용자들이 CJ몰 앱을 설치하고 자꾸 접속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10대가 홈쇼핑에서 물건을 산다는 이야긴가.


(강)“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2017년 6월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를 판매하던 때였다. 2만여명이 몰려 준비한 250대 물량이 금세 완판됐다. 20~30대가 많았고, 10대 접속자들도 꽤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강점만 말하는 기존 방송과는 달리, 신규 출시되는 VR(가상현실)게임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다.”


-그 외에 인기 품목은 무엇이었나.


(강, 박)“식품이 인기가 많았다. 9900원짜리 스테이크, 소고기 버터 장조림 등이 인기가 좋았다. 그 외에 2만원짜리 전구, 20만원짜리 중저가형 TV 등이 잘 팔렸다.”(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매출이 많았던 제품은 2억원이 팔린 코지마 안마의자였다. CJ몰 앱을 넘겨보다가 안마의자 가격을 보고 구매 버튼을 누른 40대가 많았다고 한다.)


-모바일 전용 홈쇼핑 방송으로서 기존에 없던 방송시도가 많은가.


(김) “물론이다. '침대 눕방'이 대표적이다. 방송 1시간동안 침대위에 누워서 침구를 파는 방송이다. 가수 청하를 초대해 음원 이용권을 판매하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날 ‘좋아요’ 버튼을 누른 건수가 31만건이었다. 6000명이 접속했는데, 한 사람당 51번씩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야기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강) “야행성 시청자를 겨냥해, 대부분의 모바일 방송이 오후 8~11시에 있다. 그래서 오후 1시 이후에 출근한다. 인력이 한정적이라 연출자가 판넬도 만들고 자막도 입힌다.”


-일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강) “젊은층을 타깃으로 방송을 하는데, 정작 기성세대가 순간적으로 몰려서 매출이 날 때 고민이 된다. 당장의 매출 성적을 생각하면 40~50대 타깃 상품을 거는 것이 맞지만, 미래를 보면 타율이 좋지 않더라도 10~20대 상품을 꾸준히 발굴해 방송해야 한다.”


(선) “아직 20대 인지도가 낮다. 20대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소셜커머스 앱은 있어도 홈쇼핑 앱은 없는 것이 아쉽다.”


“개인방송 역량 있는 일반인을 발굴한다”


-이번에 진행하는 오디션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박)“개인방송 역량이 충분히 있는데, 판매방송 기회가 없었던 일반인을 발굴하는 자리다. 자리를 깔아 줄 테니 끼를 발산해 매출을 내보라는 이야기다. 유튜브 1인방송 느낌으로, 주어진 형식 없이 자신의 방송과 홈쇼핑 재능을 뽐내면 된다.”


-오디션 과제는 어떤 것이 나오나.


(강) “어떤 물건을 주고, 자신있는 사람부터 ‘랩 배틀’처럼 먼저 상품을 팔아보라고 제안한다. 어떤 때는 4명의 지원자가 릴레이 형식으로 5분씩 물건을 판매하고 매출을 비교하기도 한다. 한 가지 아이템에 대해 2명씩 짝을 지어 연습을 한뒤, 함께 방송을 해 1명만 탈락하는 형식도 있다. 하지만 이는 2018년 1회 대회 때 나온 과제고, 이번 2회 때는 모든 과제를 새롭게 내볼 생각이다.”

/CJ ENM 제공

-지난번엔 누가 우승했나.


(강) “일반인 신동혁씨다. 오디션 당시에는 한국민속촌에서 ‘장사꾼’으로 활동했다. 1등 수상 직후 개그맨 출신 쇼호스트 유인석씨와 60분만에 비비고 만두(4봉짜리 1세트당 3만원대)를 2000만원어치 파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심사 기준이 있나.


(박) “사람을 끌어당기고 모이게 하는 재능(‘인싸력’), 모든 것과 통하며 교감하는 능력(소통력),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입담(‘도립력’), 어느 상황에서도 당황치 않고 흐름을 찾는 총명함(순발력) 등 4가지다.”


쇼크라이브 시즌2의 1차 스테이지 대회 지원은 3월 17일 끝났다. 18일부터는 2차 스테이지 지원을 받는다. 1~2차 스테이지 지원자를 모아 2차 예선을 치른 뒤, 4월부터 3차례 결선을 치를 예정이다. 결선 우승자는 상금 1500만원과 함께 1년 쇼크라이브 전속 출연(프리랜서)을 보장받는다. 2등은 상금 500만원을 받는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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