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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만하시고 쉬세요"..나라별 정년 살펴보니

조회수 2020. 9. 21. 18: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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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었으니 일 그만하세요" 나라별 퇴직 시기는?

대한민국은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2000년 76세였던 평균 수명은 2015년 82.6세를 기록했다. 2017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14% 이상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출처: 조선DB
2017년 11월 서울의 한 교회에서 노인 200여 명이 긴 줄을 서고 있다. 교회에서 나눠주는 1000원 지폐를 받기 위해서다. 대부분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독거 노인들이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경제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래 산 만큼 더 일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에는 정년이라는 개념이 있다. 국가에서 일을 그만두도록 정한 나이다. 그런데 이 제한선이 다 다르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람이 언제까지 일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을까. 나라별 정년 제도를 살펴봤다.


한국은 세 명 중 두 명 “72세까지 일하고 싶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총 인구에서 노인이 20% 이상을 차지하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학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2026년에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걱정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로 나타나는 경기 침체가 대표적이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만 15~65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출처: tvN '디어마이프렌즈'공식홈페이지
2016년 방송한 tvN'디어마이프렌즈'는 노년의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고령사회를 맞아 생산가능인구를 다시 정의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 정년 지난 노인도 적극적으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정년제도가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우리나라는 예외가 없는 한 60세 이상이면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2017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60세를 일반적인 정년으로 봤다.


이에 정년을 연장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손해배상 기준인 일반육체노동자 가동연한을 65세로 올리는 판결을 내렸다. 한 사람이 평생 일할 수 있는 나이를 기존 60세에서 65세까지로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조계가 정년을 연장하자는 의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했다.

출처: 조선DB
2019년 2월 21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육체노동자 노동가동연령 65세로 상향' 문제로 상고심이 열렸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들이 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우리보다 먼저 60세를 정년으로·중국은 정년 연장에 95%가 '반대'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초고령화사회에 들어선 나라다. 2006년 노인 인구가 총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이를 대비해 일본은 이미 우리보다 20년 앞선 1994년에 정년을 60세로 하는 법을 만들었다. 2013년엔 근로자가 원하면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고용안정법이 생겼다. 최근에는 이를 더 늘리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정년을 70세로 늘리는 공약을 추진 중이다.


이런 정부 방침에 맞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노년층 채용에 나섰다. 시즈오카 이와타시에 있는 파이프 가공회사 ‘고겐 공업’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직원 270명 중 76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직원 세 명 중 한 명이 노년층인 셈이다. 1980년대 말부터 노인을 고용해왔던 이 회사에서는 60세 넘는 직원들이 원하면 계속 일할 수 있다. 최고령 사원은 89세다.

출처: 주문이 틀리는 요리점 공식 홈페이지
도쿄에 위치한 '주문이 틀리는 요리점'(注文をまちがえる料理店). 이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사람은 노인이다. 자주 까먹고 헷갈려해 주문한 메뉴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실수를 이해해 주는 게 식당 컨셉이다.

아예 60세 이상만 뽑는 회사도 있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있는 ‘마이스터60’은 60세 이상 노인만 고용하는 파견회사다. 2018년 3월 기준 이 회사에 등록한 구직자는 9023명이다. 평균연령은 65.4세로 나타났다.


중국은 노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일본과 조금 다르다. 일단 남녀 간 퇴직연령이 다르다. 국가 법정기업(국가가 법적으로 인정한 기업)의 경우 남자는 60세, 여자는 일반근로자인 경우 50세, 간부라면 55세까지 일할 수 있다. 광산 등 특이 환경에서 일하는 남성 근로자는 55세에 퇴직한다. 

출처: 조선DB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회장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나이 만 54세였다.

중국도 빠르게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의 60세 인구가 2억400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7.3%에 달한다. 2050년에는 노인이 4억8700만명(전체 인구의 34.9%) 으로 늘어날 것으로 중국 관영 통신은 내다봤다. 10명 중 3명이 60세 이상이라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정년 연령을 늘리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컸다. 2018년 2월 중국청년보 여론조사에서 조사대상자 2만5000명 중 95%는 “정년 연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일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도 정년 연장을 반대한 이유다.

출처: 출처 commsec
5.1%에 육박한 중국 도심 실업률.

2018년 7월 기준 중국 도시 지역 실업률은 5.1%였다. 해마다 700만명 넘는 대졸자가 쏟아지지만 성장률이 떨어져 실업률이 늘고 있다. 일자리를 둘러싸고 세대 간 갈등이 크다.


미국·영국은 “고용에 차별 없어야”···독일은 정년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


미국은 고용에 차별을 두는 것을 막기 위해 정년 제도가 없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67년 정년을 65세로 정한 다음 1978년에 70세로 올렸다. 그리고 1986년 정년제를 없앴다. 일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미국 기업은 나이를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다.


영국도 미국과 비슷하다. 2011년 전까진 법정 정년이 65세였다. 그러나 2011년에 나이 차별을 막기 위해 이를 없앴다. 경찰 등 육체적 한계가 있는 특정 직업군에서만 예외적으로 정년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인턴'은 70세 노인이 30대 여성이 창업한 회사의 인턴으로 일하는 내용을 담았다.

독일은 현재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 앞으로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한 이유로 근로자가 은퇴를 나중에 해야 국가가 부담하는 연금이나 수당 등을 덜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송인한 교수는 “단순한 정년 연장 논의는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라고 밝혔다.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다각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송 교수는 “정년 연장과 관련해 노인과 청년세대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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