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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가슴 눌렀더니 붉은 피가..전세계 깜짝 놀라게 한 토종제품

조회수 2020. 9. 21. 1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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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응급환자 살리는 법 교육하는 마네킹
정목 이노소니언 대표
LED로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행 표현
심폐소생술 교육 확산이 목표

심근경색이나 심부전이 있는 사람, 심장의 박축률(심장이 심장 밖으로 분출하는 혈액의 비율)이 낮은 사람은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급심정지(심장마비) 걱정이 많다. 심장이 멈춰 몸으로 피를 보내지 않으면 10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갑자기 심장이 멈춘 사람을 살리는 방법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인공호흡을 해주는 심폐소생술과 전기충격이 있다. 전기충격을 위해서는 의료용 전기충격기나 간이 제세동기가 필요하다. 지하철역마다 자동제세동기가 있지만 사용법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이를 활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초중고교 학생들은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는다. 성인 남성도 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 때도 필수 과목이다.


사람을 살리는 심폐소생술이지만 짧은 교육 중에 건성으로 배운 것으로는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압박정도나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를 익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벤처기업 이노소니언이 나섰다. 이노소니언은 심폐소생술 교육 마네킹 ‘브레이든’(Brayden)의 개발사. 심장을 압박할 때 심장에서 뇌로 흐르는 피를 LED 조명으로 구현해 심폐소생술 교육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급심정지로 사망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만 4만명이 넘습니다. 쓰러졌을 때 누군가 바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면 살릴 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더 충실히 해야할 필요가 있는 거죠.”


사람 살리는 교육을 하는 이노소니언 정목(45) 대표를 만나 심폐소생술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심폐소생술 교육용 마네킹이 눈에 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의료용 전기충격기를 만드는 기업에서 영업을 했다. 의료 분야가 보수적인데다 브랜드에 민감하니 아무래도 외산 제품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도 지하철역 등 주요 공공시설에 자동제세동기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내가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당연히 사용법도 몰랐다. ‘방독면 아니냐’고 하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심폐소생술 교육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폐소생술을 말하면 가슴을 쎄게 눌러주는 흉부압박법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법에 문제가 있나.


“급심정지가 발생하면 1분에 10% 정도 생존률이 떨어진다. 4분이 지나면 뇌 괴사가 시작한다. 심장이 멈춘 후 4분이 넘어가면 살아나더라도 정상적인 활동이 힘들고 10분을 넘기면 사망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심폐소생술을 아는 사람이라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교육하는 방법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정확한 위치와 적절한 압력, 속도를 체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치는 가슴 정중앙 정도다.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가는 느낌이 있을 정도의 강도(5~6cm)로 30초 간 빠르게(1분에 100회) 가슴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30초가 끝나면 기도를 확보해 인공호흡을 해준다. 맥을 확인하고 여전히 심장이 뛰지 않으면 이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이건 말로 듣고 눈으로 본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직접 체험해보면서 터득하는 게 급선무다.”

출처: jobsN
올바른 방법으로 브레이든에 심폐소생술을 하면 심장의 피가 머리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심폐소생술 교육 마네킹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사업을 하려고 보니 실습에 사용하는 마네킹이 모두 낡은 외국산 제품이었다. 수십년 전에 개발해 개선이 거의 없었던 모델을 쓰는 곳도 있었다. 교육도 시범을 보여주고 몇 명만 대표로 실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싼 가격 때문에 충분한 마네킹을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고 2013년 회사를 나와 이노소니언을 설립했다. 2014년에는 브레이든 첫 제품을 개발했다. LED로 혈류를 보여줘 적절한 압박과 속도를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구현했다. 위치와 압력·속도가 정확하면 심장에서 뇌까지 피가 올라간다. 이렇게 하면 머리 부분에 불이 들어온다. 가슴을 압박해 심장에서 짜낸 피가 뇌까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출처: 사진 이노소니언 제공
브레이든은 해외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브레이든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어디가 있나.


“군∙경이나 소방서에서도 심폐소생술 교육에 브레이든을 활용한다. 응급환자가 많은 종합병원 의사와 간호사 교육은 물론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연 5000대 정도 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좋다고 들었다. 해외 판매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가 많다. 해외 매출 비중은 국내보다 더 크다. 해외매출 비중이 80% 정도다. 미국에서 연간 급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고가 40만건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 적십자에서 적극적으로 브레이든을 활용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고, 제품 판매도 하고 있다. 미국 적십자용 브레이든은 빨간 LED를 채택했고, ‘빅레드’(BigRed)라는 별도의 이름을 갖고 있다.”


-실제 교육효과는 어땠나. 객관적인 비교 지표가 있을까.


“영국 버밍엄 대학이 유럽심장학회(ERC)에 낸 논문이 있다. 우리 제품과 심폐소생술 교육 마네킹 세계 1위 기업인 레어달(Laerdal)사의 제품을 비교하는 내용이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버밍엄 대학 학생 188명과 강사 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품의 현실감은 우리 제품(40%)이 레어달(20%)보다 두배 높았으며, 사용편의성도 53%대 46%로 브레이든이 우위였다. 우리 제품이 LED 조명으로 교육에 흥미를 높였고, 강도와 속도를 체감하는 데 유용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정목 이노소니언 대표

-브레이든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용 앱도 만들었다고 들었다.


“마네킹 브레이든의 교육을 기록하는 교육용 앱과 연동하는 ‘브레이든 프로’ 제품이 있다. 앱에는 최대 6대의 마네킹과 연동시킬 수 있다. 여기서 실습자의 강도와 속도, 위치 기록을 측정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는지 점검한다.


벨기에 루벤대학교에서는 교직원이 스스로 브레이든 프로를 이용해서 심폐소생술 훈련을 하고 테스트를 받는다. 테스트를 통과하면 인증서를 발급한다. 모든 교직원은 2년마다 한번씩 인증서를 갱신해야 한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헬스스트림과 제휴해 루벤대학교와 유사한 간호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간호사가 브레이든 프로를 이용해 테스트를 받고 통과하면 적십자에서 심폐소생술 자격 인증을 발급한다.”


-다른 제품으로는 어떤 게 있나.


“지금 영유아용 심폐소생술 교육을 위한 브레이든 베이비를 개발 중이다. 영유아는 심폐소생술을 할 때 압박보다 인공호흡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손가락을 사용한 부드러운 압박과 적절한 인공호흡을 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영아용 마네킹은 그 수도 적고 굉장히 비싸다. 브레이든을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적절하게 담아내면서 가격도 시중 제품보다 절반 정도로 낮췄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심폐소생술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 루벤대학교, 헬스스트림과 한 프로젝트를 온라인화 하는 것이다. 심폐소생술 훈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관리하면 교육효과 추적이나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국내에서도 학교나 기업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고 싶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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