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일 전국의 엄마·아빠 3만명 '광클'하게 만드는 36살 남자

조회수 2020. 9. 27. 22: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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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과자박물관 김성민 과장 인터뷰
롯데제과 과자박물관 김성민 과장 인터뷰
“과자회사 직원은 일단 과자를 좋아해야”

매달 1일 오전 11시가 되면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3만명이 롯데제과 홈페이지에 동시 접속한다. 매달 4000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과자박물관 ‘스위트팩토리’ 좌석이 오픈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별 것 아닌 구경거리다. 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놀이와 연계해서 보여주고, 비스킷을 현장에서 먹어보는 수준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교육에 치이고, 미세먼지에 교통사고 우려 등으로 뛰어놀 곳이 키즈카페밖에 없는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단비 같은 곳이다. 입장료는 무료고 입장을 마치면 과자 1박스(8000원 어치)를 나눠준다.


과자박물관에는 뭘 전시하고, 어떤 것을 설명할까. ‘과자큐레이터’ 역할을 맡고 있는 김성민(36) 과장을 만나봤다.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과장은 2011년 롯데제과에 입사했다. 

출처: jobsN

-당신은 누구인가.


“롯데제과 홍보팀 과장이다. 평소에는 언론 대응, 소셜 미디어 관리를 하면서, 과자박물관 관리도 겸하고 있다. 산하에 현장 직원 5명이 별도로 있다.”


-과자박물관 관련해서는 어떤 일을 하나.


“전시 내용을 챙겨보거나, 과자박물관 시설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파손된 시설이 있으면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바로 수리해야 한다. 또 의외로 IT 관련 업무가 많다. 과자박물관에 도착한 이후부터는 부모님들이 불만이 거의 없는데, 접속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는 등 꾸준한 의견이 들어온다. 그걸 매달 전산부서와 협의해 개선한다고 보면 된다.”(스위트팩토리는 매월 1일 오전 11시에 다음달 관람 공석을 배분한다. 4월 관람 예약은 3월 1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식이다.)


-어떤 걸 전시하나.


“껌, 초콜릿, 비스킷, 스낵, 캔디 등 장르별로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공정을 설명하고, 아이들이 쉽게 체험할 수 있게 구성한다. 가령 튀기기 직전의 꼬깔콘과 튀겨서 완성된 꼬깔콘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먹어보는 식이다. 오븐 모양으로 생긴 마가레트도 먹어본다. 아이스크림은 녹을 수 있고 위생 문제가 있어 설명만 하고 넘어가는데 아이들이 아쉬워한다. 그리고 충치 예방 영상을 틀어준다. 7분짜리다.”


-충치 예방 영상은 자일리톨 홍보용인가.


“그렇지 않다. 이건 사회공헌 사업이지만 광고를 튼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스위트팩토리를 방문한 어린이가 관람 중 과자나라에 들어갔는데, 양치를 하지 않아 충치 균에게 공격을 받는다. 이를 막아주는 휘바 할아버지가 쓰러지자, 아이가 회심을 해 양치를 잘 하기로 약속한다. 이에 휘바 할아버지가 강해져서 충치균을 막는다는 이야기다.”


-영상 하나 만드는 데 돈이 얼마나 드나.


“약 2억원이 들어간다.”


-한 달에 4000여명만 관람할 수 있는 이유가 있나. (스위트팩토리는 평일에는 30명씩 6회 관람을 진행한다. 토요일에는 30명씩 4회 관람을 한다. 주당 1020명 관람이 가능하다.)


“일단 하루에 6회를 넘기면 안내 직원이 지친다. 그리고 회당 30명을 넘기면 관람하는 복도가 꽉차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무엇인가.


“말랑한 캔디 말랑카우다. 유치원생들은 거의 100%다.”

출처: jobsN

덜컥 합격한 생산관리 본부…“너 여기 왜 왔어?” 질문도


-과자박물관 책임자로 일하게 된 이유가 있나.


“전시를 담당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과자회사에 입사를 결심할 때부터 어린이들과 연관이 많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입사 계기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과자회사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정규직전환형 인턴 전형에 냈다. 인턴을 거쳐 정직원이 됐다. 생산관리 본부, 기획실을 거쳐 현재 직무를 맡고 있다.”


-과자회사의 생산관리는 이공계 출신이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경영학 분과인 생산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를 생각하고 지원했는데, 과자회사에서는 원료와 공정에 대한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직무였다. 처음에 선배들이 ‘너 여기 왜 왔어?’라고 하더라. 하지만 열심히 일을 배워 적응했고, 정규직 전환도 합격했다. 주로 생산실적을 집계하고 원가를 분석하는 일을 맡았다.”

출처: jobsN

-기획실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매출분석과 손익 분석, 인력 수급 전략 등을 담당했다.”


-재직 중 당신의 대표 업적을 꼽는다면.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롯데제과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간한 사사 ‘롯데 50년사’에 참여했다. 50주년 영상 제작도 맡았다. 이 외에 과자박물관에 들어 있는 옛날 과자 사진도 내가 골랐다.”


-과자 회사에는 어떤 사람이 신입사원이 될 수 있나.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일단 과자를 좋아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잘 할 수 있고,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무조건 경영학과를 나왔으니 회계팀을 간다는 식이 아니라, 제품을 좋아하면 마케팅을 하고 숫자에 재능이 있으면 회계팀을 가는 식이다.”


-집에서도 과자를 많이 먹나.


“물론이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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