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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는 물론 벤츠·소니에 NASA까지 쓰게 만든 회사

1년만에 122% 성장, 세계일류상품으로 뽑힌 3D 스캐너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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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스캐너·소프트웨어 강소기업 '메디트'
신입 개발자, 17개 직무 경력직 투트랙 채용

“2018년 하반기에 키르키즈스탄에서 온 유학생이 디지털 마케터 직무에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이력서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지원자가 다른 곳에서 인턴을 하고 있어서 연락이 잘 닿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접에서 만나보니 매력이 넘쳤어요. 취미는 애니메이션 제작이고, 직접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했고 창업 경험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마케터로 지원했지만 개발 쪽 일에도 관심이 있다면서 어필했습니다. 마케팅팀을 거쳐 지금은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광학 3D 스캐너·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메디트’의 임현주 HR팀 팀장이 인상 깊은 지원자 사례를 들었다. 지원자가 공모전에서 상을 받거나 규모가 큰 사이트를 운영했던 건 아니다. 임 팀장은 “스펙이 화려해서 또는 결과물이 좋아서가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한 자세가 인재상에 부합했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메디트 사옥.

출처메디트 제공

강소기업 메디트가 신입 개발자 20명을 뽑는다. 장민호 대표 겸 고려대 지도교수가 2000년 설립했다. 독자 기술로 광학 3D 스캐너·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인정받는다. 자동차·항공·우주 ·보석 산업에서는 산업용 스캐너가 필수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 미국 나사, 독일 벤츠, 일본 소니, 프랑스 샤넬 등 전세계 100여개국이 넘는 고객사에서 메디트의 3D 스캐너를 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7년 치과 산업에 뛰어들었다. 사람마다 다른 치아 모양을 스캔할 때 필요한 치과용 3D 스캐너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이전까지 해외 제품을 수입해 쓰던 치과용 3D 스캐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메디트의 치과용 3D 스캐너를 세계일류상품으로 뽑았다. 2018년에는 매출 389억원으로 전년(175억원) 대비 122%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30.7%다.


회사 설립 이후 신입 공채는 처음이다. 웹 기획자, 모바일 앱 개발자, 시스템 개발자 등 17개 직무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도 하고 있다. 임현주 HR팀 팀장과 한태웅 매니저에게 메디트 채용 과정과 입사 준비 조언을 들었다. 

임현주 HR팀 팀장과 한태웅 매니저

출처jobsN

채용과정


신입 개발자 지원 서류는 3월 1일까지 채용 페이지에서 받는다. 별도 지원 자격 조건은 없다. 토익 등 어학점수, 나이 제한이 없다. 컴퓨터관련학과 전공자를 우대하나 필수는 아니다. 임 팀장은 “개발자 직군이기 때문에 ‘공대생만 가능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동아리나 학원에서 코딩 공부를 따로 한 비전공자도 지원 가능하다”고 했다.


전형은 서류접수→코딩테스트·실무 면접→임원 면접 순이다. 서류를 낸 지원자는 모두 코딩테스트와 실무 면접을 본다. 전형별 구체적인 일자는 미정이다. 한 매니저는 “3월 둘째 주에 코딩테스트·실무 면접을, 셋째 주에 임원 면접을 하고 넷째 주에 신입 교육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한다”고 했다.


각 단계별로 정해진 합격자 배수는 없다. 최종 합격 후 6개월 동안 수습 교육을 받는다. 임 팀장은 “수습 교육에서 특정 할당 인원만 합격하는 건 아니다”라며 “과제를 내지 않는 등 최악의 경우에는 탈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입사하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개발 도구인 윈도우즈 닷넷(Windows.Net)으로 메디트의 3D 스캐너 소프트웨어·플랫폼을 만든다.


경력직 수시 채용의 경우 직군별로 채용 과정이 다르다. 자격 요건과 우대 사항을 수시 채용 페이지에서 참고하면 좋다. 마케팅이나 영업, 채용담당 직군에는 별도 필기시험이 없고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거친다. 경력직 개발자 지원자는 신입과 비슷하게 1차 코딩테스트·실무면접, 2차 임원 면접을 본다. 신입·경력 모두 전형마다 일주일 안에 결과를 알려준다. 

메디트 치과용 3D 모델 스캐너와 구강스캐너. 아래 두 사진은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와 윤 선수의 두상을 스캔하는 모습.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 주역 윤성빈 선수의 아이언맨 헬멧을 만들 때도 메디트의 3D 스캐너를 썼다.

출처메디트, 조선DB, 홍진HJC 제공

서류심사 및 코딩테스트


서류 지원 단계에서 이력서·경력기술서·자기소개서를 낸다. 경력기술서는 어떤 개발 언어를 다룰 수 있는지 체크 표시(✓) 하는 항목이다.


자기소개서에는 '입사 동기'와 '입사 후 포부'만 작성한다. 각각 800자 이내로 써야 한다. 임 팀장은 “입사 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본인의 역할을 드러내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신입이든 경력이든 직업과 일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게 드러나면 좋다”고 했다.


메디트의 인재상은 탁월함, 진취성, 협동성이다. ‘탁월함’이라는 단어가 고스펙자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임 팀장은 “신입의 경우 학교에서 들은 수업이나 팀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다룰 수 있는 개발 언어가 무엇인지, 또는 휴학했을 때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언어를 썼고, 이렇게 접근했으며, 그러므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흐름으로 적어야 한다.


팀프로젝트의 경우 자신이 한 일을 과도하게 부풀려 쓰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한 매니저는 “개발자 직군은 능력을 부풀리면 면접에서 금세 들통난다”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열정과 패기는 좋지만 부풀리기보다는 팀플에서 맡은 일부분만 적어도 좋다”고 했다. 경력직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본다.


진취성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기는 사람을 원한다는 뜻이다. HR팀은 이를 그로스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 표현했다. 임 팀장은 “메디트는 순수 국내 기술로 산업용 3D 스캐너 시장에 도전했고 이후 치과용 3D 스캐너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프로젝트, 새롭게 배울 것이 많은데 이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IT 교육 학원 비트교육센터에서 코딩테스트 문제를 낸다. 주관식과 객관식이 모두 나온다. 약 1시간 동안 8~10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원자가 단체로 치르는 코딩테스트는 처음이어서 기출문제가 없다. 임 팀장은 “컴퓨터공학과 학부 수준으로 C, C++ 등 C언어에 관한 문제가 중점적으로 나온다”고 했다. 

2019년 설립 19주년을 기념하는 모습.

출처메디트 제공

면접 전형과 교육


코딩테스트를 보는 날 바로 실무 면접이 있다. 다대다 면접이다. 약 40분 동안 면접관 3~5명이 면접자 3~5명을 평가한다. 면접관으로 팀장급이 참석한다. 면접관이 코딩테스트에서 작성한 답변을 보고 질문한다.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2차 면접은 인성 면접이다. 면접관으로는 1차에서 참석했던 팀장들과 장민호 대표를 비롯한 임원이 참석한다. 면접관과 별개로 비트교육센터 조현정 대표와 소속 개발자들도 참석한다.


채용담당자들은 ‘서류보다는 면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변이나 발표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한 매니저는 “아무래도 공대생이 많다 보니 면접에서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는 지원자가 많다”며 “면접을 잘 못봤다고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최대한 역량을 어필해야 한다”고 했다.


임 팀장은 신입이어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학교 또는 대외활동에서 배운 내용과 결과물을 한번 회고해보면 좋다”고 했다.


메디트의 3가지 인재상과 함께 ‘성실성’, ‘잠재력’을 중점적으로 본다. 대회에서 상을 받거나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이 아니어도 자신이 좋아서 도전한 일, 꾸준히 한 일이면 충분하다. 한 매니저는 “과거 한 지원자의 경우, 면접이 거의 끝날 무렵에야 3년 넘게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말했다”고 했다. 이어 “어필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더라”며 “사소해 보여도 면접에선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메디트 외국인 직원들 모습. 전직원수는 140명. 이중 10% 이상이 외국인이다.

출처메디트 제공

‘일에 대한 가치관’, ‘직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 등을 묻는다. ‘직무’에 중점을 두기보다 인생 전반에 걸친 목표를 본다는 뜻이다. 일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은 회사에서 맡은 일도 알아서 한다고 믿는다. 임 팀장은 “역량 기준에 못 미쳐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아 합격한 분들이 많다”고 했다.


한 매니저는 면접장에 10~20분 정도 일찍 도착해 회사 내부를 간단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지원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한 후 면접관에게 인솔한다”며 “긴장을 푸는 데 도움 되고 앞으로 일할 곳의 분위기를 느껴봐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케팅이나 영업 직군 경력직 면접에서는 어학 테스트가 있다. 어학 점수를 보진 않지만 회화 실력은 중요하다. 임 팀장은 “여러 국가 고객과 일하기 때문에 관련 직군 지원자의 비즈니스 회화 실력을 본다”고 했다. 개발자의 경우 회화는 유창하지 않아도 좋지만, 해외 논문 등을 읽는 ‘리딩’ 실력은 필수다.   

신입사원 웰컴키트 옷과 텀블러, 노트, 치약칫솔 세트 등이 보인다.

출처메디트 제공

메디트는 하드웨어를 넘어 플랫폼 회사를 지향한다. 치과 업무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임 팀장은 “신입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을 묻지는 않지만 IT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한지, 기술 변화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 조언했다.


최종합격자는 입사 후 6개월 동안 일 대신 공부만 한다. 비트교육센터에서 ‘Windows.Net 전문가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첫 3개월 동안 이론을 배운다. 이후 3개월 동안 과제를 푼다. 4~5명이 팀을 만들어 실무와 관련된 프로젝트 주제를 고른다. 자료를 수집하고 일정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 개발 환경 구축, 개발, 테스트까지 직접 해야 한다. 제안서·중간보고서·최종보고서·테스트 시나리오도 빠짐없이 내야 한다. 마지막엔 ‘최종 전시회’를 열어 과제를 평가한다. 메디트 개발팀이 심사한다.


한 매니저는 “수업과정이 녹록지 않다”며 “교육이 끝나면 2년차 개발자의 역량을 갖추는 걸 목표로 한다”고 했다.  

임직원이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메디트 제공

기업문화 및 복리후생


이번 채용으로 입사하는 신입 개발자 초임은 3000만원 초중반대다. 임 팀장은 “경력직의 경우도 업계에서 경쟁력 있는 연봉 제시한다”며 “연봉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메디트는 전체 매출액의 12%를 R&D에 투자한다. 전직원수는 140명. 이중 연구소에 50명이 있다. 전직원 성별 비율은 남성과 여성 7대3이다. 10% 이상이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입사한 경우에는 회사가 비자 문제를 해결한다.


개발자도 해외 출장 기회가 많다. 임 팀장은 “1년에 3~4번씩 제품을 선보이는 쇼가 있는데 문제가 있으면 바로 대응하기 위해 개발자가 나간다”고 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환경을 개선한다. 3년전 직급체계를 팀장-매니저로 단순화했다. 직원끼리 서로를 부를 때는 ‘프로’라고 한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사옥에는 사내 카페가 있어 무료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회사가 무제한 지원한다. 

사내 카페 모습.

출처메디트 제공

한 매니저는 “상반기에 사옥을 확장하는데 회의 공간, 휴게 공간 등을 늘릴 예정”이라며 “복리후생 항목은 대기업에 비해 부족할지라도 직원을 위한 근무환경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했다. 4대 보험·퇴직금·경조사비·명절 선물·종합건강검진 등 기본 복지 제도를 갖추고 있다.


자율 출퇴근 제도를 잘 갖췄다. 시차가 다른 전세계 직원·고객사와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한 매니저는 “근무 복장은 자율”이라며 “여름에 반바지, 슬리퍼를 신고 다녀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어 “면접에서도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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