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어야만 했습니다"

조회수 2020. 9. 27. 23: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수학 학원 강사에서 월 매출 억대 슬라임 마켓 대표로
취미로 만든 슬라임으로 창업
지금은 월 억대 매출 CEO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어야 했어요. 하루 9시간씩 6년을 학원에서 보냈습니다. 판서를 많이하는 바람에 어깨 결림이 심해졌어요. 잠시 일을 쉬어야 했는데 이 때 제게 힘이 되어준 게 슬라임입니다.”


학원 일을 쉬던 임새미씨. 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외국인 유튜버가 끈적끈적한 점액질 형태의 장난감 ‘슬라임’을 만지는 영상이었다. 촉감이 궁금했다. 영상을 보며 직접 따라 만들어봤다. 실패를 반복했다. 슬라임 재료인 물풀만 10만원어치를 샀다.

출처: 슬코 제공
수학 학원 강사 시절의 임새미 대표.

취미로 만든 슬라임을 SNS에 올렸다. 지인들이 만져보고 싶어했다. 처음에는 원가만 받고 지인들에게만 알음알음 팔았다. 그런데 점점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당시 국내에는 슬라임 전문 판매 업체가 없었다. 2016년, 정식으로 사업자를 등록한 뒤 국내 최초 슬라임 브랜드 슬라임코리아(SlimeKorea)를 런칭했다. 슬라임코리아는 이제 월 억대 매출을 내고 있다. 임새미 슬라임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출처: 슬코 제공
슬라임코리아 임새미 대표.

-슬라임 마켓 어떻게 키웠나.

“처음에는 부업으로 했다. 집에서 남편과 둘이 20~30개씩 만들어 팔았다. 주문 규모가 커져 한 달에 200개쯤 됐을 땐 수학을 가르쳤던 제자들을 알바로 쓰기도 했다. 슬라임 1개는 100ml 당 5000원~1만원이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2016년 말부터 유튜브에서 ASMR 콘텐츠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ASMR 콘텐츠는 빗소리, 눈 밟는 소리처럼 아주 작은 소리를 극대화시켜 듣고 만족을 얻는 콘텐츠다. 현재 1세대 ASMR 유튜버라고 알려진 ‘데이나’에게 슬라임을 협찬해줬다. 큰 라면 박스로 2개나 보냈다. 데이나가 슬라임 만질 때 나는 기포 소리로 ASMR 콘텐츠를 만들었다. 슬라임코리아의 슬라임이 ‘데이나 슬라임’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때 매출이 4~5배가량 늘었다.

아이유 공식 인스타그램

2017년 여름. 아이유, 설리 등 인기 연예인이 개인 SNS에 슬라임 영상을 올렸다. 전국에 슬라임 붐이 일었다. 남녀노소 슬라임을 찾기 시작했다. 슬라임 판매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잠시 매출이 줄기도 했다. 하지만 슬라임 레시피(제조법)를 꾸준히 발전시키며 현재는 월 억대 매출을 내고 있다.”


-최근 슬라임 유해성 논란이 있다. 매출이 떨어지지는 않았나.

“최근 1달 사이에 매출이 급감했다. 여전히 억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2달 전보다 매출이 30% 줄었다. 아이들 방학이라 더 많이 팔리는 시기인데 판매량이 줄었다.”


-슬라임, 아이들 장난감으로 안전한가.

“KC인증을 받은 슬라임은 안전하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따라 이 마크를 발급한다. KC인증 마크는 완구류가 인체에 무해한 재질로 만들어 졌는지, 부력과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 안전성을 검증한 뒤 발급한다. 인증을 거친 슬라임은 만 3세 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다.


올해 1월1일부터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상 완구안전기준이 더 높아졌다. 슬라임을 포함한 모든 완구에 유럽기준과 동일한 붕소기준(300mg/kg)을 적용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샴푸, 렌즈 세척액 등에 들어가는 붕사 함량과 비슷한 수치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바뀐 KC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 ‘어린이가 주의사항만 잘 지켜 이용하면 안전하다’고 밝혔다. 슬라임코리아는 베이스·파츠 포함 전 제품에 개별 KC 인증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전 제품 새 KC인증을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나 방부제 성분도 일절 나오지 않았다.”

출처: 슬코 제공
2019년 1월 22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부터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주의할 점은.

“찰흙을 먹으면 안 되듯 슬라임도 절대 먹으면 안 된다. 붕사와 물을 섞을 때 나오는 붕산염이 염기성을 띠어 장시간 가지고 놀면 피부에 무리를 준다. 손이 건조해질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심한 경우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1시간 이내로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슬라임은 최대 3달까지도 형태를 유지하지만 1달쯤 가지고 놀면 폐기하는 것이 좋다. 오염의 위험이 있어서다. 버릴 때에는 평평한 곳에 펴 말린 다음 잘게 쪼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된다.”


-가장 인기 있는 슬라임 종류는.

“클리어 슬라임(Clear Sime)이 가장 인기있다. 클리어 슬라임은 다른 슬라임의 베이스로 많이 쓰인다. 여기에 색소와 재료를 넣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할 수 있다. 기포 없이 투명한 슬라임이 잘 만든 클리어 슬라임이다. 별도의 색소나 파츠 등 장식품이 없어 가격이 저렴하다. 클리어 슬라임 90ml가 6000원이다.”

슬라임코리아 클리어 슬라임

-슬라임은 어떻게 만드나.

“클리어 슬라임은 물풀, 물, 글리세린 등을 섞은 반죽에 액티베이터를 넣어 만든다. ‘액티베이터(Activator·활성제)’는 붕사와 물을 섞은 용액이다. 물풀 반죽이 덩어리로 뭉치게끔 한다. 액티베이터를 많이 넣으면 단단한 슬라임이 되고, 글리세린을 넣으면 그 반대가 된다. 재료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이 클리어 슬라임의 핵심이다. 여기에 색소, 비즈, 스티로폼, 폼볼 등을 추가로 넣으면 크런치 슬라임, 클라우드 슬라임, 슬러시 슬라임 등 다양한 종류의 슬라임이 만들어진다.”

구슬 비즈를 넣어 만든 크런치 슬라임

-슬라임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다. 슬라임을 만지는데 특별한 재주나 능력이 없어도 된다. 내 멋대로 가지고 놀 수 있어 스트레스를 푸는 데 제격이다.”


-최근 슬라임 DIY(Do-It-Yourself) 카페도 만들었다던데.

“사람마다 취향이 제각각이었다. 슬라임을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슬라임 재질이나 디자인 관련 피드백이 많이 들어왔다. 소비자가 각자 입맛에 맞게 베이스와 파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슬라임 DIY 카페를 만들었다. 자기가 만든 슬라임을 카페 안에서 바로 만지고 놀 수 있다. 현재 전국에 42개의 직영점,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좌) 반짝이 풀을 넣고 있는 모습 (우) 비빔밥으로 디자인한 슬라임

-앞으로의 계획은.

“한 초등학생 아이가 슬라임 카페에 들어오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리쳤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비단 어린이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가치 있는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글 josbN 김나영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